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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원 부관장 "리움미술관 정체성은 현대와 고미술이 함께 하는것"

기사입력 : 2023년06월08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6월08일 08:09

리움미술관 2021년 9월1일부터 업무 시작
2023년 호암·리움미술관 전시 기획 업무
리움미술관, 현대미술서 중요 작가 전시 매해 개최
리움·호암 전시 운영 통합…"하나의 미술관 두개의 장소"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오면 보여주고 싶은 미술관 중 하나가 리움미술관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은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으로 국보급 고미술과 현대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가인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스가 설계한 건물도 볼거리로 통한다.

최근 리움미술관은 '미술계의 악동'이라고 불리는 화제의 미술가, 한국에서는 '바나나 작가'로도 알려진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을 선보이며 대박을 터뜨렸다. 대중적이면서도 우리 현대사에 일침을 날리는 카텔란의 풍자가 엿보이는 유쾌한 작품은 하루에만 약 2000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 [사진=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의 '대박 전시'를 기획한 인물이 리움미술관 학예실장 겸 부관장인 김성원이다. 파리에서 불문학과 미술사학 미술관학을 전공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과 에르메스 아티스틱 디렉터, 아트선재센터 학예실장을 지내고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 교수로도 활동 중인 그가 리움미술관 부관장 자리를 받은 것은 2021년 10월8일 리움미술관 재개관 한 달 전인 9월1일이다.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을 찾을 수 있는 2023년의 전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다.

최근 뉴스핌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성원 부관장은 1990년대부터 현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미술 작가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념 미술을 만든 마르셀 뒤샹처럼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거나 미술사에서 중요한 모멘텀을 만든 작가들이될 전망이다.

김성원 부관장은 "1990년대 현대 미술을 주도해온 작가들이 있다. 마르셀 뒤샹은 20세기 초 미술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며 "이런 순간은 10년에 한번씩 나타날 수 없고, 100년 뒤 꼭 나타난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작가들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작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그가 파리에 머물던 시절 그의 작업을 인상깊게 봤고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성장한 결과물을 보면서 리움에서 꼭 전시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리움미술관의 로비와 M2 전시장에서 조각, 설치, 벽화와 사진 등 총 38의 작품이 전시된 마우리치오 카텔란전 [사진=뉴스핌DB]

"30년 전 현대미술을 주도한 미술작가들이 현재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리드한 주 세력이에요. 마우리치오도 그 중 하나였죠. 제가 1990년대 파리에 있을 때 그의 작업을 봤는데,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그 기대에 실망을 주지 않고 현재까지도 작업을 잘 이어오고 있었어요. 함께 작업할 기회가 없었는데 리움에 오면서 우리 시대 중요한 작가가 누가 있을까 생각하다 마우리치오가 떠올랐죠. 대중이 그의 작품을 흥미롭게 느낄 거라 생각했어요. 마우리치오는 개념미술작가이면서 구상 조각으로 조각의 전통성을 끌어내는 작가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순간 구상조각의 전통이 끊겼어요. 굉장히 올드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에서 전통 조각이 소외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현대미술과 새롭게 연결시킬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김성원 부관장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을 통해 한국미술에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예술 형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구상조각의 형식으로 개념 미술을 알려줄 수 있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미술 언어로 이야기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해야 한다. 카텔란은 그중에서도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와 불안감을 건드린다. 때로는 파렴치하게 때로는 악동스럽기도 하다.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내면 부담스러울 법한데, 마우리치오는 관람객과 적당한 줄다리기를 한다. 그의 작품은 관람객이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도록 하는 힘이 있다. 누군가는 그의 작품이 금찍하고 비극적이라고도 한다. 마우리치오는 이렇게 말한다. '내 작업이 도발적이야? 현실은 내 말보다 더 도발적이다.'라고.

"가장 좋은 작업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이에요. 작가가 주는 정답은 필요가 없죠. 작가는 많은 해석이 가능하게 제안한 것일 뿐이죠. 카텔란은 '내 불안으로 이런 것을 만들었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너라면 어떻게 하겠어?'라고 질문을 던져요. 예를 들어 9개의 대리석 조각을 엮은 '모두'라는 작품은 구체적으로 묘사된 신체 부위는 없지만 천으로 덮은 시신이라는 점은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한 것이고 어느 나라 어느 도시의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이죠. 이 전시를 1월에 하게 됐는데 전해 11월에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고, 1년이 넘도록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죠.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앞으로 리움은 카텔란처럼 1990년대 현대미술을 이끈 작가를 1명씩 초청해 진지하게 풀어볼 예정입니다. 전시는 물론이고 여러가지 프로그램으로요."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 [사진=삼성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 아래 리움미술관의 전신인 호암미술관도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 5월18일 김환기의 미술 세계 전반을 꿰뚫어 보는 전시 '한 점 하늘 김환기(a dot a sky kim whanki)'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고미술 전시로 특화된 호암미술관은 김환기 전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을 아우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부관장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은 전시를 기획했고 김환기가 적격의 인물로 선정됐다. 김환기는 한국 근대미술사를 정립한 인물이자 미술 시장에서도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미술 전문가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에게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김환기는 고미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현대미술 작가도 아니에요. 근대미술 작가죠. 근대 미술 전시를 호암미술관에서 개최하게 된 거예요.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전시를 하려면 김환기 작품이 해내줄 거라 생각했어요. 1982년 호암미술관이 고미술 컬렉션으로 문을 열면서 고미술로 특화된 미술관으로 비쳐졌지만, 고미술품이 국가에 기증됐고, 노후된 건물을 리노베이션하고 그간 수장고였던 1, 2층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게 되면서 저변확대를 위한 전시 기획이 시작됐습니다. 에버랜드는 가고 호암미술관은 오지 않고, 호암미술관의 전통정원인 희원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들이 보고 싶은 전시를 구성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현대적인 시선에서 해석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호암미술관 전통정원인 희원 2023.06.07 89hklee@newspim.com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은 전시의 정체성을 나누지 않고, 전시 프로그램을 통합해 두 장소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이는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의 결정이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레거시를 지키면서 미래지향적인 미술관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방향에서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을 동일한 수준의 국제적인 기관으로 평가될 모습도 기다린다. 그러면서 김성원 부관장은 "리움미술관이 전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호암과 리움 두 장소에서 전시가 펼쳐진다. 그래서 '하나의 미술관, 두개의 장소'로 표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움미술관의 정체성이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함께하는 것이기에 동일한 프로그램을 리움과 호암에서 선보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호암미술관의 전시의 방향이 달라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미술관의 몸체는 컬렉션이고, 미술관의 정체성은 컬렉션으로 만들어집니다. 리움과 호암의 정체성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함께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더 소홀히 할 수가 없습니다. 고미술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시들이 호암미술관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리움미술관에 비해 지리적 여건이 아쉬워도 용인까지 찾아와야 하는 이유를 호암미술관의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마련 중입니다. 희원을 보러와도 좋습니다. 희원을 보고 전시도 보시고, 전시 보러 와서 희원서 쉬면 좋을 거 같아요. 그러면서 관람객들의 미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 좋겠어요."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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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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