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임원 70% 연말 임기 만료
물갈이 폭 관심...최대 실적에도 변화 무게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다음 주 NH농협은행의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이 인사 시즌에 돌입한다. 5대 은행 임원 중 70%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물갈이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쓰고 있지만 빅테크와의 경쟁이나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변화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내주 부행장과 부행장보 인사를 단행한다. 통상 12월 첫째주에 은행 임원 인사 후 둘째주에 중앙본부 부서장 인사를 한다. 실제 발령일은 내년 1월 1일이지만 인수인계를 위해 인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편이다.
KB금융·우리·하나·신한·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
현재 NH농협은행 집행간부는 총 15명이다. 이 중 장승현 부행장(경영기획부문장), 오경근 부행장(기업투자금융부문장), 지준섭 부행장(농업·녹색금융부문장 겸 공공금융부문장), 김형신 부행장(글로벌사업부문장), 박상국 부행장(IT부문장), 신인식 부행장(NH카드분사장), 김유경 부행장보(정보보안부문장) 등 7명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나 인사 대상이다. 홍명종 부행장대우(준법감시인)는 내년 2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번 인사는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취임한 후 첫 임원인사다.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통상 임원 2년 차에 교체해온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물갈이될 수 있다.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의 임원인사가 있따라 진행된다. 우리은행은 임원 대부분의 임기가 오는 12월 중순에 만료돼 이르면 내달 초 정기인사가 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임원 20명 중 14명의 임기가 올해까지다. 이 중 내달 초 임기가 끝나는 조병규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보는 지난 25일 재선임됐다. 각각 1년과 2년의 임기를 새로 부여받았다.
이 외에 박화재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이중호 금융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 황규목 브랜드ESG그룹 부행장, 김성종 IT그룹 부행장, 고정현 정보보호그룹 부행장보, 김인식 개인·기관그룹 부행장보, 심상형 투자상품전략단 부행장보, 서동립 외환사업단 부행장보, 강성모 경영지원그룹 부행장보, 박완식 영업·디지털그룹 부행장보, 신광춘 기업그룹 부행장보, 강신국 자금시장그룹 부행장보 등 12명이 내달 17일 임기가 만료된다.
주목할 점은 권광석 우리은행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것이다. 현재까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번 임원인사에 권 행장의 의중이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연임 여부가 확실해진다. 권 행장은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지만 '완전 민영화'를 달성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리더십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연말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전체 임원 중 70% 이상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1명 임원 가운데 부행장 6명을 비롯한 16명이 인사 대상이다. 내달 31일 임기가 끝나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거취가 정해진 후 임원인사를 진행한다. 허 행장의 연임 여부는 KB금융이 내달 계열사 대표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중순쯤 결정된다. 탄탄한 성과로 4연임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KB금융의 후계자 구도를 고려했을 때 변화 가능성도 있다. 허 행장 외 다른 잠재 후보군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은행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한은행은 임원 25명 중 14명의 임기가 내달 31일 끝난다. 하나은행의 경우 16명 가운데 14명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가운데 변화를 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내년 경영 상황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인사 폭도 성과와 더불어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