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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공산당] 홍색로드에서 만난 2035년 중국 <8> 홍색고도 루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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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의 요람, 살아있는 애국주의 체험 교실
대륙에 공산당의 씨앗을, 영광의 장정 출발지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홍색고도(古都)'라는 별명의 루이진(瑞金)은 코로나19 이후 빠른 경제 회복세와 함께 활기가 넘쳐 보였다. 붉은 황토 흙 대지위에서 타워크레인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여기저기 고층 빌딩이 하늘을 향해 쑥쑥 높이를 더해가고 있다. 루이진 둘째날 취재 일정, 2020년 9월 12일 아침 호텔 26층 조찬 스카이라운지에서 내려다 본 루이진은 아침부터 뜨거운 개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 역사의 주인공 마오쩌둥(毛澤東)이 현지 주민들과 함께 팠다는 홍군의 홍징(紅井, 붉은 우물), 예핑 유적지, 중화소비에트 혁명 박물관, 소비에트 2차 전국 대표회의가 열렸던 '얼수다(二蘇大, 2차 소비에트 대회)'는 공화국의 요람 루이진이 자랑하는 4대 홍색 관광지 입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홍색고도 장시성 루이진의 기차역 광장 앞에 혁명 원로들과 횟불을 소재로 한 혁명 기념탑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21.07.01 chk@newspim.com

 

전날 고속철에서 만난 회사원 천(陳) 여사는 자주 오기 힘들텐데 아침 잠을 줄이더라도 이 네 곳만은 꼭 보고 가라고 당부했다. 택시를 이용하면 모두 30분 이내의 거리라며 친절하게도 효율적인 이동 동선 까지 짜서 알려줬다.

택시 기본 요금은 6위안이었고 이동거리가 먼 시내에서 예핑 사적지 까지도 요금이 30위안을 넘지 않았다. 루이진에는 다른 지방 소도시에 없는 공유택시(디디추싱)도 운영되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은 이들 유적지에서 노동자 농민의 군대 홍군에 대한 국민당의 모진 핍박, 국민당 경제봉쇄를 격파한 홍군의 위업 , 마오쩌둥의 위대성, 고난의 대장정을 거쳐 마침내 공산당이 현대 중국 대륙의 주인이 된 배경 등을 귀가 따가울 정도로 선전하고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홍색고도 장시성 루이진의 홍징 혁명사적지에 마오쩌둥이 주민들과 함께 팠다는 홍징(붉은 우물)과 당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1.07.01 chk@newspim.com

 

1920년대 말 이후 중국 공산당은 무장 투쟁과 농촌으로 부터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으로 전환한다. 이런 배경하에 장시성 루이진에 1931년 11월 중화소비에트공화국 임시중앙정부가 세워진다. 루이진의 홍징(紅井)과 예핑유적지 박물관 등은 이를 기념하는 곳이다. 이중 특히 훙징은 국민당 경제 봉쇄를 위한 공산당의 투쟁사를 잘 전시하고있다. 

공산당은 국민당의 경제 봉쇄와 소탕작전이 격화함에 따라 루이진을 뜬다. 루이진을 출발한 공산당 장정은 1934년 10월 부터 산시성(섬서)성 옌안에 도착한 1935년 10월 까지 장장 2만 5000리에 걸쳐 이어진다. 공산당은 옌안에 도착해 장정이 끝난 1935년 10월 부터 당 중앙이 허베이성 시바이포로 떠난 1948년 3월까지를 옌안시기라고 한다.   

'통계 조사는 병역과 세수의 기본으로 소비트공화국을 유지하는 초석이다. 통계조사를 제대로 못하는 자는 회의에 참석할 자격과 발언할 자격이 없다'. 루이진 훙징 전시관에는 정확한 통계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소비에트 공화국 시절 사료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런 중국이 왜 서방 세계로 부터 통계 부실의 의혹을 받는지 궁금했다.   

마오쩌둥은 물론 이후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까지 신중국 역대 지도자들이 모두 통계 조사를 가장 중요한 업무로 챙겼다고 전시물은 설명하고 있었다. 또한 당시 임시정부가 탐관 오직과 낭비를 극악한 범죄로 규정하여 엄히 다스렸다는 기록도 남아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시성 루이진 홍징 혁명사적지에 옛 중화 소비에트 임정시절 정확한 통계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2021.07.01 chk@newspim.com

 

이곳 황토 흙벽 전시관에도 마오쩌둥의 활동이 유난히 강조되고 있었는데 마오가 1931년 11월 7일 루이진에서 소비에트 공화국 임시 중앙정부 성립(주석 마오쩌둥)을 선언했으며 1949년 10월 1일에는 베이징 천안문에서 중화인민공화국중앙인민정부 성립을 선포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고 보면 마오쩌둥은 나라를 두번이나 세운 셈이다.

'공화국의 요람' 루이진 소비에트 임시정부 시절 예핑 사적지에는 임정의 경제 정책과 활동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당시 재정부격인 총금고와 인민은행 전신격인 국가은행을 설립했는데 마오쩌둥 당시 소비에트 임정 주석의 동생 마오쩌민이 그 총 책임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예핑 사적지의 한 전시관에는 개혁개방의 역사를 소개하는 '대외개방 대사건(1978년~2016년)'이란 연표가 걸려있다. 이 표에는 11기3중전 개혁개방 결정과 1979년 7월 15일 경제특구 설립결정,1990년 상하이 푸동개발구 실행, 1992년 사회중 시장경제 체제 목표 확립, 1996년 위안화 경상항목 태환 개혁 등이 획기적 사건으로 적시돼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시성 루이진 예핑 혁명사적지에 개혁개방 이후 주요 경제 사건을 중심으로 한 대외개방 연표가 전시 돼있다. 2021.07.01 chk@newspim.com

 

또한 2001년 중국 세계 무역 기구(WTO)가입도 연표에 들어가 있고, 2007년 반독점법이 통과된 것과 2008년 베이징 올림핌 성공 개최, 2013년 집권 1년 차(2012년 가을 18대 당대회에서 집권 )의 시진핑 주석 '일대일로' 전략 제시, 런민비(人民幣, 위안화)가 신흥시장 통화중 최초로 SDR에 편입된 것을 특기할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텅스텐(鎢砂)은 소비에트공화국이 적(국민당) 경제 봉쇄를 타파하고 대외 무역활동을 전개하는데 있어 중요한 수출 물자중 하나였다. 당과 소비에트 정부는 텅스텐 사업을 전략적 중점 사업으로 다뤘다'.

예핑 전시관 설명자료에 나오는 우사(鎢砂)가 뭐냐고 옆사람에게 물었더니 이사람도 모르는지 바이두에서 찾아 원소 기호가 'W'인 텅스텐이라고 알려줬다. 장시성은 텅스텐이 집중매장된 곳이다. 당시 공산당은 이것을 팔아 식량과 무기를 구입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시성 루이진 예핑 혁명사적지에 재정부와 중앙은행을 합친 기구인 총금고 유적지가 보존돼 있다.  2021.07.01 chk@newspim.com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부터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기 까지 각종 희토류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어쩌면 당시 텅스텐 수출 무역이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달러가 넘치는 지금 중국은 희토류를 팔아 외화를 벌어들이는 정책을 중단했다. 오히려 2021년 4월부터 희토류 생산을 통제하면서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루이진의 '홍색 유적지'가 붉은 애국주의의 교실이라면 시내 훙두 공원 인근 쐉장(双江) 거리 일대는 홍색도시 가운데 가장 자본주의 색깔이 짙은 상업 중심가였다. 2020년 9월 13일 이곳 일대 보행 도로와 차도는 행인들과 노점, 루이진의 명물인 전동 오토바이 행렬로 뒤덮이고 상인들의 고함소리가 천지 사방에 메아리 쳤다.

홍색 도시 루이진의 이곳 저곳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경기지표' 굴삭기와 타워크레인, 마스크를 벗고 거리로 뛰쳐나온 주민들, 뜨거운 소비 열기를 내뿜기 시작한 관광지와 상가와 시장. 중국 전역 31개 성시 중에서도 낙후한 장시성의 작은 지방 도시 루이진의 투자 현장과 유통가 경제는 코로나19의 악몽을 멀리 떨쳐 내고 있었다.

수도 베이징서 비행기로 세시간이 넘는 지방 소 도시의 이런 경제 맥박 까지 모두 감지하고 결과에 반영한 것일까. 베이징에 돌아온 다음날 9월 15일 아침 중국 통계국은 '8월 소매 판매가 코로나 이후 처음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사회과학원 산하 기관은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 경제가 2020년 3분기에 5.2% 성장을 달성할 것이고 밝혔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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