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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잊었던 소중함 일깨우는 그리운 인사 '안녕,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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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연극 '안녕, 여름'이 곁에 있어 소중함을 잊었던 가족에게, 짙은 그리움의 인사를 보낸다.

현재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연극 '안녕, 여름'이 공연 중이다. 일본 유명 극작가 나카타니 마유미의 작품을 원작으로 사랑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소박한 일상을 통해 공감을 유도한다. 정원조, 송용진, 장지후, 박혜나, 이예은, 남명렬, 조남희 등 연극, 뮤지컬계 베테랑 배우들이 모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안녕, 여름'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1.05.04 jyyang@newspim.com

◆ 익숙한 일상 속 잊고있던 소중함…박혜나·정원조 찰떡 호흡

연극 '안녕, 여름'은 설렘보다는 익숙함이 더 편한 결혼 6년차 부부 태민과 여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후회 없는 삶이란 무엇인지,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과 사랑의 감사함이 얼마나 큰지 질문을 던진다. 유명 사진가인 태민은 여름과 결혼한 이후 오래도록 좋은 사진을 찍지 못했고, 두 부부는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던 중 둘의 프러포즈 장소인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난다.

정원조가 연기하는 태민은 자상하지만 가부장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한 남자다. 아내 여름의 잔소리를 귀찮아하고 여행을 가겠다는 말에 '내 밥' 걱정부터 한다. 큰 소리 한번 내지 않지만 뻔뻔할 정도로 자기 중심적인 인물을 그려냈다. 그래도 가슴 깊은 곳에 여름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하고, 뒤늦게 깊게 후회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안녕, 여름'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1.05.04 jyyang@newspim.com

박혜나의 여름은 계속해서 태민에게 관심과 사랑을 갈구한다.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만 원치 않는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오키나와 여행을 제안하며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고, 더이상 자신을 찍어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해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더없이 따뜻하고 귀여운 그의 표정은 극 후반부 반전 이후 많은 이들에게 절로 눈물을 쏟게 한다.

◆ 현실밀착형 vs. 시대착오적…대사와 설정 아슬한 줄타기

일본에서 흥행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어디서나, 어느 때나 좋은 작품일 수는 없다. '안녕, 여름'은 일본 원작을 토대로 꽤 많은 각색을 거친 듯하다. 아내의 여행 앞에 밥타령을 하는 남편이 옷가지와 양말을 집안 곳곳에 벗어 널어두고, 줄어든 성생활 같은 부부의 유치하지만 현실적인 갈등 장면은 보는 이들을 실소하게도, 불편하게도 한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과연 무대에서 보고싶어하는 장면인지 의문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안녕, 여름'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1.05.04 jyyang@newspim.com

심지어 란(박가은)의 역할은 모두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여자의 설정을 모두 갖다 붙인 듯 하다. 사진 작업을 위해 만난 작가에게 "대가 없이 왜 찍어주냐. 얼른 하자"고 말하거나, 쑥맥같은 원나잇 상대에게 전남친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속이고 돈을 뜯으려는 행동은 캐릭터와 극 자체에 비호감을 불러 일으킬 뿐이다. 사랑하고 싶은 남자에게 찾아온, 사랑을 모르는 여자를 표현하기 위한 고민은 어디에서도 읽히지 않는다.

이 연극의 미덕은 유일하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사랑의 추억, 크리스마스에 얽힌 일화들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펑펑 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꼭 태민과 여름처럼, 똑같은 경험이 아니더라도 배우들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무대에 가득 풀어낸다. 만약 진심을 담은 단 한 순간의 장면으로 관객들을 울리는 게 무대예술의 지향점이라면, '안녕, 여름'도 꽤 성공적이라 할 만 하다. 오는 6월 20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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