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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의 세상 엿보기] 기후 재앙이 초래한 텍사스 대정전,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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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미국 텍사스 지역의 이상 한파로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겨울철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정도라는 텍사스지만, 며칠째 계속된 폭설로 영하 18도까지 떨어진 지역도 있다고 한다.

폭설과 한파로 화력발전소는 가동이 중단됐으며, 풍력 발전기의 터빈은 얼어붙었다. 전력 부족으로 200만~300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텍사스에 밀집한 에너지 업체들은 강추위로 타격을 받아 미국의 산유량은 40% 가까이 줄었다. 씨티그룹은 3월 초까지 160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 추산했지만, 그 두 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4% 수준 급등했다. 이 지역에 들어선 삼성전자,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등의 반도체 공장도 멈춰섰다.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로서는 텍사스 대정전의 여파로 격심한 반도체 품귀 현상에 직면해 있다.
텍사스의 이번 한파는 북극에 머물러야 하는 차갑고 건조한 극소용돌이가 남하한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는 일상화된 기후변화 탓이다.

2021.02.18 julyn11@newspim.com

◆ WSJ, "좌파 기후 어젠다의 역설(the paradox of the left's climate agenda)"

텍사스 대 정전 사태에 대해 미국의 언론들은 기후변화 보다는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 '좌파 기후 어젠다의 역설'이라는 사설을 통해 "좌파의 기후변화 드라이브가 지닌 모순점은 화석연료를 덜 쓸 수록 화석연료가 더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NBC뉴스는 "텍사스를 위기에 빠뜨린 파괴적인 겨울 폭풍은 기후변화에 준비되지 않은 에너지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재생에너지로 옮겨가려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경고의 신호를 제공한다"고 가세했다. NBC는 또 "풍력과 태양에너지 등은 '간헐적' 에너지원으로, 날씨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하루 내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질 수록 전력 공급의 안전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혹한으로 텍사스주의 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4만5000MW의 전력 공급이 줄었다. 평소 전체 발전량의 33%를 담당하는 풍력발전소는 모조리 멈췄다. 반면 3기에 불과한 원전이 풀가동함으로써 주 전체의 블랙아웃을 막을 수 있었다.

지난 1월초 한파가 몰아쳤던 우리나라에서도 2주 동안 전력소비 피크 시간대에 전체 발전량에서 태양광과 풍력이 차지한 비중은 1% 남짓이었다. 풍력과 태양광발전소가 필요한 때에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 것은 텍사스나 우리나 마찬가지였다.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자연 에너지원에 의존하는 것은 비가 와야 농사를 짓는 원시적인 천수답 농법과 다를 바 없다. 전세계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텍사스와 같은 기후재앙이 우리나라를 피해가지는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이라는 이유로 탈 원전의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은 채 신재생에너지만 쳐다보고 있다.

◆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최근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저서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기후 변화를 '재앙'으로 표현하면서, 인류의 큰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 "향후 30년이 온실가스 배출을 제거해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시한"이라면서 '온실가스 배출제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의 말 대로라면 2050년이 데드라인이다.
무엇보다 원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빌 게이츠가 "원전은 밤낮과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다른 청정 에너지원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을 해 세상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는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세대 원전"이라며 실제 개발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전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 등 4가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전력 생산을 지금보다 2.5배 늘려야 한다는 것이 빌 게이츠의 주장이다. 어느 특정 에너지원 만으로는 탄소배출 제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도 탄소제로를 선언했다. 빌 게이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한 차세대 원전을 위한 기술개발 계획은 없고,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의지만 거듭 밝히고 있다. 현재 국내 전력 소비에서 태양광과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4~5% 수준이다. 왼전한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모든 에너지원을 전기로 바꿔야 한다. 원전 없이는 불가능한 환상일 뿐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기술 및 기술인력의 해외 유출이 걱정이다. 정권이 바뀌어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려고 해도 기술기반이 취약해진 상태라면, 선진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세계 초일류로 평가받던 K원전의 위상이 한낱 과거로 묻힐 수도 있다.

◆ 문재인 대통령에게 원전의 의미는 무엇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원전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2016년 12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원전재난 영화 '판도라'를 관람한 후 "판도라 상자(원전)는 뚜껑만 열지 말 게 아니라 상자 자체를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이 오롯이 이 영화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 영화를 본 후 생각이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한 달여가 지난 2017년 6월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선포했다.

그런데, 2018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서는 한국이 수출한 바라카원전 1호기의 성공적 건설을 축하하고,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 도움이 된다고 K원전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그후 체코와 카자흐스탄을 방문해서도 K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강조했다. 특히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에게 "한국은 현재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에 있고,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으며, 바라카 원전의 경우도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 추가 없이 공기를 완벽하게 맞췄다"고 자랑했다. 문 대통령 뿐 아니라 산업부와 외교부도 원전 세일즈 행보를 벌였다. 탈원전을 선언한 정부의 해괴한 행각이다.

국내에서는 원전이 위험하다며 멀쩡한 원전을 멈춰 세우면서, 외국에 가서는 K원전이 안전하다고 사라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원전을 팔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인가, 아니면 원전이 위험하다고 국민들을 속인 것인가? 또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전력난 지원을 위해 원전건설 지원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북한의 비핵화 이후를 대비한 계획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토록 위험해서 모조리 없애겠다는 원전을 북한에 지어 주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원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속내를 알고 싶다.

감사원은 3월 중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 '탈원전 추진 과정이 잘못됐다'고 밝히더라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 문 대통령이 뭐라고 할 지는 궁금하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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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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