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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청약 이대로 좋은가] ④ '그들 만의 투전판'으로 변질...실수요 위주로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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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가점 70점도 불안한 시대...2030세대는 '하늘의 별 따기'
해당지역 거주기간, 보유재산 등도 가점에 추가해야
전매·거주의무기간 강화 필요...시세차익도 일부 회수해야

[편집자주] 청약 당첨만으로 수 억 원대 시세차익을 얻자 ′로또분양′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인기단지는 4인 가구 만점(69점)자도 탈락하는 상황이다. 특히 가점이 낮은 ′20·30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특별공급 비중을 늘리면 ′40·50세대′ 또한 역차별을 주장한다. 시세차익을 일정부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분양가상한제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청약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점검해본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변시세보다 10억원 싸다는 데 청약통장을 안 넣는 게 이상하죠. 당첨만 되면 '인생역전' 아니겠어요. 서울과 인접지 아파트 청약은 당분간 여기와 비슷하다고 봐야겠죠."(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청약한 A씨)

아파트 청약시장이 과열을 넘어 광풍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경기도 과천에서 분양한 과천지식정타운(지정타) 내 3개 단지 분양에 46만개 청약 통장이 몰렸다.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지만 아파트 한 채를 손에 쥐기 위해 20만명이 이상이 청약에 뛰어들었다.

이렇다 보니 내 집 마련의 창구 역할을 하던 청약시장이 인생역전의 기회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약제도를 개편해 실수요자에 당첨 기회를 늘리고, 시세차익도 일부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 '새아파트=로또' 인식...2030세대는 하늘의 별따기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분양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300대 1을 넘어서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청약이 단순히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되기보단 인생을 한방에 바꿀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수요자에 일명 '로또청약' 인식이 일반화된 것이다.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수요자가 늘자 청약가점 70점 이상 고점자도 당첨을 확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실상 장롱에 묵혀뒀던 청약통장이 대거 아파트 청약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렇다 보니 2030은 특별공급을 제외하고 도전장을 내밀기도 어렵다.

실제 인기 단지의 당첨권은 70점대 이상이다. 지정타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의 경우 주택형별로 75점 가점자가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84점 청약 만점자가 나온 주택형 84.61E는 기타경기 최저 당첨권이 76점이다. 120.73A도 커트라인이 76점에 달한다. 이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415대 1을 나타냈다.

지난달 분양한 남양주 '별내자이 더 스타'의 주택형 84.56A는 최저 당첨권이 기타경기 69점을 기록했다. 최고는 74점이다. 나머지 주택형도 대부분 68점이 넘어야 청약 당첨이 가능했다. 하남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84㎡A 타입에선 기타경기와 기타지역의 당첨 커트라인이 각각 74점, 72점을 기록했다. 4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꽉 채워야 받을 수 있는 가점 69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물론 청약시장 광풍은 전세난도 영향을 줬다. 서울 주요 지역의 전셋값이 2년새 2억~3억원 오른 데다 전셋집을 구하기도 힘들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청약으로 집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진 것이다. 특히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세 불안은 더 극심해졌다. 최근 3개월 전셋값 상승률이 이전 1년 6개월치 상승폭과 맞먹는다. 당장 전세난을 풀 해법도 마땅치 않아 청약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 거주기간·보유재산 등 따져 실수요 당첨기회 늘려야

로또분양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자 실수요자의 당첨을 늘리는 방향으로 청약 시스템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선 가점 기준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 거주자에 가점을 주는 것이다. 현재 거주기간은 가점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청약가점 항목에는 부양가족 수(상한 35점), 무주택기간(32점), 청약통장 납입기간(17점) 등 3가지가 있다. 만점은 84점이다.

여기엔 해당지역 거주기간이 길어도 추가 가점은 없다. 이에 가점 항목을 4가지로 확대하거나 무주택기간 점수에 거주기간을 일부 반영할 수 있다. 청약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2030'도 지역에서 오래 살았다면 해당 거주지 아파트를 분양받기가 유리해지는 것이다.

정부도 이 부분은 검토한 바 있다. 올해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국토부에 지역거주 가점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한 지역에 오래 거주할수록 해당 지역의 아파트 청약에 유리한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최근 청약 1순위 자격을 얻기 위해 `위장전입`이 성행했던 문제도 일부 해결할 것으로 봤다. 이에 국토부는 제도 개편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약자의 보유자산이 많다면 청약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유한 집만 없을 뿐 상가나 땅을 보유하면서 고가 전세에 거주했다면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로 보기 어렵다. 공공임대나 특별공급에 적용되는 자산 기준을 일반 청약시장에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또 생애최초 등 특별분양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가 국민주택에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기존 20%에서 25%로 확대했다. 지난 7월부터는 민영주택 신규 공급에서도 공공택지 15%, 민간택지 7% 배정했다. 소득기준도 완화했다.

그럼에도 물량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약 가점으로는 사실상 발을 붙이기 어려운 '2030세대'에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기준은 ▲생애 첫 주택 구입 ▲주택공급 규칙상 1수위 무주택세대 구성원 ▲혼인 중 또는 자녀가 있는자 ▲근로자(자영업자)로 5년 이상 소득세 납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최대 160% 이하)다.

가점 기준을 다양화하는 것은 세대별 불평등을 개선하는 동시에 변화하는 가구 구조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서다. 가점 69점을 초과하려면 4인 가구로는 불가능하다. 자녀를 셋 이상 두거나 부모(배우자 부모 포함)를 1년 이상 부양해 74점(무주택·청약통장 만점+부양가족 4명), 79점(부양가족 5명), 84점(부양가족 6명 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고, 자녀 1명을 둔 가구의 비중이 증가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기준 서울·인천·경기도 지역의 수도권 인구는 258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0%를 차지했다. 이중 1인 가구는 30.2%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이어 2인 가구가 27.8%, 3인 가구는 20.7%였다. 4인 가구는 16.2%, 5인 이상 가구는 5%에 불과했다. 가구 비중을 보더라도 '2030세대'가 불릴 할 수밖에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2인가구가 늘고 사회 구조가 변화하는 만큼 실수요자의 목소리를 반영한 청약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특별공급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2030세대의 청약 기회를 확대할 방안이 추가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전매제한과 거주의무기간 강화...시세차익 회수도 검토해야

과도한 시세차익을 방치할 대책도 요구된다. 전매제한을 더 강화하거나 차익 일부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매제한 기간은 공공택지와 민간택지로 구분해 적용한다. 투기과열지구 안에서 분양가가 주변시세 대비 80% 미만이면 전매제한이 10년(그 외 지역 8년)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100% 이상이면 5년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시 주변시세보다 비싸게 분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최근 수도권에선 대부분 10년 전매제한 적용받는다. 이 부분도 항복을 다양화해 주변시세의 70% 이하이면 전매제한기간을 15년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집값과 분양가 더 벌어지는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대상 물량을 늘리자는 것이다.

거주의무 기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분양은 분양가가 주변시세 대비 80% 미만이면 5년, 80% 이상·100% 미만이면 3년의 거주의무가 있다. 민간분양도 내년 2월부터 공공분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매제한 기간보다 더 강한 규제로 평가되는 만큼 거주의무 기간을 확대해 실수요 중심의 청약제도 개편이 필요한 것이다.

시세차익을 일부 회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분양가가 주변시세 60% 이하로 너무 낮으면 분양가에 일부 공공기여금 형식의 공익기금을 더하는 것이다. 이 자금은 공공임대 주택 공급과 저소득 가구에 지원될 수 있다.

일각에선 채권입찰세 도입을 요청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채권입찰제는 공공택지에서 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대상으로 주변 시세와 분양가격이 30% 이상 차이 날 경우 분양받는 사람이 분양대금 외에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채권입찰제는 지난 2006년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도입됐다. 당시 분양가와 채권매입액을 합쳐 주변 시세의 90%(2007년 8월 이후 8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채권매입액을 많이 써낸 청약자가 당첨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국토부는 채권입찰제에 도입에 주저하고 있다. 청약시장은 무주택 서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게 지원하는 방식인데, 시세 수준으로 분양가를 높이면 그 취지가 퇴색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해 시세차익을 상당히 발생하는데, 이를 당첨자가 모두 손에 쥐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채권입찰제 등으로 거둬들인 재원으로 공공분양 및 공공임대 주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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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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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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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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