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용도 알길 없고 사업장 현장실사 생략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12조원 패키지로 긴급 대출하는 재원이 이달 전후로 소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다 보니 여전히 각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보증서 신청을 위해 줄서서 대기중인 자영업자들은 불안하기만하다.
특히 유례없는 긴급대출이 이어지다 보니 자금사용 용도가 불분명한 '묻지마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대출 자금 용도를 2차례 걸쳐 묻고 있지만 실제 어디에 쓰이는지 알수 없다는게 보증재단과 은행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사업 여부 확인차 사업현장에 실사를 나가기도 했지만 특례보증이다 보니 이마저도 생략되고 있어서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은 이르면 다음달 초 한도가 소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 12조원 규모의 초저금리 긴급대출을 시행했다.

고신용자(신용등급 1~3등급)는 시중은행(3조5000억원, 1인당 최대 3000만원)에서 고·중신용자(1~6등급)는 기업은행(5조8000억원, 3000만원)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저신용자(7등급 이하)는 소상공인진흥기금(2조7000억원, 1000만원)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금 3000만원 이상의 경우는 각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직접 찾아가야 한다.
재원이 가장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곳은 소상공인진흥기금으로 한도인 2조7000억원이 소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은행권이 취급한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차보전 대출(연 1.5%)이 4048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부가 마련한 재원은 소진되는데 대출을 받으려는 자영업자들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각 지점별 하루 평균 30~40명의 대출 보증서 상담예약자가 대기하고 있다. 비예약자까지 합치면 40~50명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상담시간이 1인당 평균 40~50분 가량 소요되다보니 여전히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시중은행이 업무를 위탁받으면서 한 지점에 몰리는 현상은 줄었다.
소상공인 대출에 속도가 나고 있지만 대기중인 자영업자는 줄지 않자 일각에서는 대출 자금 용도 확인 등의 사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례보증이다 보니 사업장에 대한 현장실사는 생략되고, 자영업자들의 대출금이 실제 어디에 쓰이는지 알수없어서다. 보증재단과 은행에선 각각 한 차례씩 자금 용도를 묻고 있지만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다.
실제 일부 은행 지점에선 대출자금 용도를 묻는 질문에 주식투자 등에 일부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자영업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 대출업무를 맡고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자영업자 가운데 정부 지원금은 공짜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며 "이분들에게 대출 상환 기간을 강조해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증시 대기자금인 주식계좌의 투자자예탁금규모는 43조829억원이었다. 그러다 소상공인 대출이 시작된 지난 1일 투자자예탁금은 47조6669억원으로 4조6000억원이나 대폭 늘더니 지난 10일 기준 44조6000억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보증재단에선 창업 또는 개업 1년 이내 자영업자들에 대해 향후 현장실사를 나간다. 휴업이나 폐업 우려에서다. 보증재단에서 대출을 받아갔는데 상환기간 이내 휴업 내지는 폐업을 할 경우 대출금은 바로 상환해야 한다. 대출 상담시 재단과 은행은 이를 고지하고 있다.
한 지역 보증재단 관계자는 "현재 대출금 7000만원 이하까지는 아예 현장 실사가 생략되고 있다"며 "실사는 실질적으로 사업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지 안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용도를 기본적으로 물어보는데 대출금을 정작 다른 용도로 쓰면 적발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 소상공인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영업유지가 어려운 자영업자나 사업가들이 보증재단을 통한 대출을 많이 받았다"며 "당시에도 가짜 사업자 등록증을 가져오는 등 부작용이 많아 사업장 방문을 통한 점검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신청자가 많다보니 이런 절차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az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