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김동열의 고고클럽] 제주에서 반도체를?

기사입력 : 2020년02월28일 09:01

최종수정 : 2020년03월10일 16:22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고고(GoGo)는 'Go Global & OnLine'의 준말입니다. 1980년대 신나게 흔들었던 '고고춤'처럼 강소기업을 향해 신나게 도전하자는 구호입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전략을 소개합니다.

제주도의 수출 1위 품목은 뭘까? 감귤, 생선, 녹차, 화장품 모두 아니다.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9년 제주도 수출실적에 따르면, 반도체가 1위다. 순서대로 보면, 반도체, 넙치, 소라, 생수, 감귤, 화장품, 전복 등의 순이다.

지난해 제주도의 반도체 수출(6700만 달러)은 제주도 전체 수출(1만4900만 달러)의 45.3%를 차지했다. 이처럼 제주도의 수출을 좌지우지하는 회사는 '제주반도체'다. 제주에서 창업한 것도 아니고, 대표가 제주 출신도 아니며, 제주가 반도체로 특화된 곳도 아닌데, 이 회사 뭐지, 하는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2000년 서울에서 창업했을 당시 회사명은 이엠엘에스아이(EMLSI)였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소규모 벤처기업으로서 수도권 이전에 따른 세제 혜택을 감안해 충청권으로 이전하려다 발상의 전환을 했다. 자동차로 1시간이나 비행기로 1시간이나 이동시간은 비슷하니까, 경관 좋은 제주도로 가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그리고 2005년 과감하게 제주를 선택했다. 8년쯤 지난 2013년에는 회사 이름도 어려운 영어이름 대신 '제주'를 넣어 바꿔버렸다.

이처럼 글로벌 강소기업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이 회사가 특별한 점은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한 것, 회사 이름에 제주도를 집어넣은 것뿐만 아니다. 인재 활용도 남달랐다. 제주도의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활용하기 위해 지역소재 대학의 공대 3학년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설계과정을 산학협력 과정으로 개설하고 장학금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지역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회사는 준비된 창업을 했다는 점에서도 다른 벤처기업의 귀감이 된다. 이 회사의 대표는 대학에서 반도체를 공부했고, 반도체 대기업에서 15년 이상 반도체를 연구하고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처럼 반도체 관련 전문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준비된 창업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도 차별화했다. 글로벌 가치사슬(GVC)을 잘 활용해, 설계는 판교에 있는 연구소에서 하지만 생산은 대만의 협력업체에서 담당한다. 즉, 생산 공장이 없다. 나머지 조립과 검수와 수출은 제주 본사에서 이뤄진다.

또한, 틈새시장(니치마켓)을 개척했다. 삼성이나 SK, 도시바, 마이크론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고용량, 고사양 반도체 시장을 분점하고 있지만 나머지 1~5% 틈새시장이 비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공장이 없는 설계전문 반도체 기업을 세워 사물인터넷(IoT)이나 보안, 모바일 기기 등에 특화된 저용량, 저사양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물론 기존의 경쟁업체들이 있었지만 오랜 경험과 노하우,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틈새시장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 18건의 메모리 반도체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85명의 임직원이 약 15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히든 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의 조언에 따르면, 세계시장의 누구와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경쟁력을 갖춘 분야로 시장을 좁게 정의하고, 한 우물을 깊고 오래 파야 성공할 수 있다. 제주반도체야말로 헤르만 지몬의 '히든 챔피언' 개념에 제대로 어울리고, 그의 조언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업력 20년의 기업으로서 아직은 태풍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뿌리가 튼튼하고 안정적이라고 낙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기준 85명 정도로 고용창출 효과가 큰 기업도 아니다. 틈새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고, 기존 사업과 연관성을 유지하면서 제품과 고객을 다각화하는, 유연하고도 연관성 높은 다각화를 수행하는 어려운 목표도 달성해야 한다.

아울러, 이런 훌륭한 벤처기업을 지역에 유치하고 뿌리내리도록 도와주고,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은 지자체의 몫이다. 제주도가 했으니, 그 밖의 16개 광역지자체도 다 할 수 있다.

김동열 글로벌강소기업지원센터 대표 donykim@naver.com

▶김동열은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과 재정경제부장관 정책보좌관,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 이사대우 등으로 재직했다. 현재 글로벌강소기업지원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추경호 체포동의안 본회의 통과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상정해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결과 재석 180인 가운데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 2표로 가결됐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조건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치고 나서며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5.11.27 pangbin@newspim.com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들은 로텐더홀에서 정부여당 및 특검 규탄대회를 벌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규탄대회에서 "우리가 추경호"라며 "반드시 싸워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 등으로 여러 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란 특별검사(조은석 특검팀)은 지난 3일 추 의원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이틀 뒤인 5일 국회에 체포동의요청서를 제출했으며,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가 동의함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다. 결과에 따라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추 의원은 투표 전 신상발언 기회를 얻어 특검 수사는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특검은 제가 언제 누구와 계엄에 공모, 가담했는지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영장을 창작했다"며 "특검은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right@newspim.com 2025-11-27 15:41
사진
영국계 단타, 11월에만 5조 팔았다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연중 고점을 기록한 코스피가 11월 들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한 주체는 영국계 자금으로 나타났다. 9~10월 단기 매수세로 코스피를 4000선 위로 끌어올렸던 영국계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약 5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수급 전환의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료를 종합하면, 영국계 자금은 상반기까지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해 지수 급등을 견인했다. 그러나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며 단기간에 코스피를 다시 4000선 아래로 밀어냈다.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 이탈보다는 업종 재배치·수익 실현·헤지 전략 등 다층적 조정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 영국계, 활발한 거래에도 낮은 보유 비중…'단타 성향' 뚜렷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4조9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은 13조5328억원으로, 영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6.9%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월 영국계가 2조4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 외국인 순매수(4조2050억원)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영국계 자금은 올해 외국인 매매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영국계 투자자는 총 557조원 규모(매수 273조9270억원, 매도 283조730억원)를 거래하며 외국인 전체 거래액의 44.7%를 차지했다. 국적별 기준으로는 거래 비중 1위였지만, 보유 비중은 10%대 초반에 머무는 등 높은 회전율이 특징적이다. 이는 중·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유동적 자금 특성을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실제 영국계 자금은 9월 2조2000억원, 10월 2조4000억원 등 두 달간 총 4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이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고, 코스피는 9월 말 3424포인트에서 10월 말 4107포인트까지 약 20% 급등했다. 이후 이달 3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4221.87포인트를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수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고, 거래 비중에서도 영국계 영향력은 두드러졌다. 하지만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한 달 새 300포인트 넘게 밀리며, 전날(26일) 기준 3960.87로 마감했다. ◆ 수익 실현 흐름 속 업종·자산군 재배치 뚜렷…"ETF 투자도 변화 감지" 코스피 4000선을 끌어올렸던 외국인 수급이 11월 들어 주춤하면서, 이번 수급 전환의 배경에는 반도체 중심의 차익 실현과 업종 간 포트폴리오 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국인 자금은 특정 업종에서 수익을 실현한 뒤, 해외 자산이나 새로운 산업군으로 비중을 재조정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KODEX 레버리지'(93억8000만원)였고, 이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64억2000만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64억원),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55억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순매수 상위 10개 ETF 중 절반이 중국 테크 및 미국 증시 관련 상품으로 구성돼 외국인 자금의 관심이 해외 주요 지수로 이동한 모습이다. 반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같은 기간, 'TIGER 2차전지TOP10'(-79억원), 'TIGER200선물레버리지'(-68억원), 'KODEX AI반도체'(-56억9000만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올랐으며, 상위 10개 가운데 9개가 국내 ETF였다. 개별 종목에서도 자금 재배치 흐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25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NAVER, 한화오션 등이 포함됐다. 반면 셀트리온, 이수페타시스, LG 씨엔에스, SK바이오팜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통 반도체주에서 인프라, 바이오, AI 관련 종목으로 수급이 분산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라기보다는 전략적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물 매도를 통해 일부 비중을 축소하는 동시에, 선물·옵션을 활용한 헤지 전략이나 국채 등 대체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외국인 자금의 유출보다는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내년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이 재개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외국인 유입에 기반한 증시 상승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코스피 4000 돌파는 단기 유동성이 아니라 기업 실적이 만들어낸 구조적 상승이었다"며 "현재 조정은 큰 흐름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라 다음 단계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nylee54@newspim.com 2025-11-27 08: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