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이석중의 세상엿보기] 윤석열과 진중권, 그 다음은...

기사입력 : 2020년01월09일 17:11

최종수정 : 2020년03월10일 15:11

[서울=뉴스핌] 최근 우리 사회 화제의 중심에 윤석열과 진중권이 있다. 두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이 믿었던 사람들이지만, 지금은 외견 상 대척점에 서 있다. 그 계기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라는 점도 같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인사로 만신창이가 됐다. 동병상련을 느껴서 인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양아치들, 개그를 한다"며 인사만행을 비난한 뒤 "윤석열 검찰총장, 그래도 절대 물러나면 안 된다"며 윤 총장을 응원했다. 진 전 교수도 친문으로부터 파상 공격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2020.01.09 julyn11@newspim.com

◆ 윤석열의 손발 다 자른 인사...'뭔가 있다'는 의혹은 남겨

8일 인사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수사,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이른바 '윤석열 사단'은 붕괴됐다. 윤 총장으로서는 날개를 잃었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정권에 거스르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공포심을 주려는 게 이번 인사의 의도였겠지만, 쉽사리 순치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도 안된다.

당장 김우현 전 수원고검장은 이날 "비록 검찰의 권한이 축소된다 해도 사회거악을 척결하기 위한 검찰의 역할과 사명은 결코 달라지거나 줄어들 수 없다"는 말을 후배 검사들에게 남기고 떠났다. 윤 총장도 이날 저녁 대검 간부들과 저녁을 함께 하며 "모두 해야할 일을 했다"며 위로한 뒤 "나도 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모 언론사는 보도했다. 진행 중인 수사를 계속할 의지도 비쳤다고 한다.

그러나 문 정권과 윤 총장의 전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닌 듯 하다. 인사 다음날인 9일 여권에서는 일제히 윤 총장에 대해 '대통령의 인사권에 항명'하고, '엄히 다스려야 할 공직기강 해이'라고 공세의 날을 세웠다. 추 장관도 "(인사안을 내지 않아) 명을 거역했다"고 가세했다. 여론 재판으로 검찰총장 직에서 내몰려는 속셈인 듯 보인다.
반면 이번 무리한 검사 인사로 인해 그동안의 검찰 수사에 대한 사회적 믿음은 커진 듯 하다. 진 전 교수는 "노골적이다. 왜 이렇게 무리를 할까?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한 모양....뭔가 있다"며 검찰 인사의 배경을 의심했다. 그러면서 "하여튼 수사는 중단돼선 안 된다. 윤 총장,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버텨라"라는 응원의 글도 남겼다.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교수도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11월 9일 SNS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글을 썼다. "윤석열 형(저와 동기이죠), 정직 3개월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징계라도 무효입니다. 굴하지 않고 검찰을 지켜주세요. 사표내면 안됩니다."

◆ 진중권, 배신인가 지식인으로서의 양심인가

여권에게 친문의 대표적 논객 중 한사람이었던 진중권 전 교수의 전향(친문에게는 배신이겠지만)은 아플 수 밖에 없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일가의 비리가 계속 불거지는 데도 여권과 친문 인사들이 무작정 비호하자, 재직하던 동양대를 그만 두면서 조국 일가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드러냈다. 그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종걸 민주당 국회의원, 김어준과 공지영 등 조국을 지지하는 친문 인사들에 대해 거침없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개토론도 제안했지만, 이에 응하는 친문은 아직은 없는 듯 보인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바란다'지만, 친문의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유 이사장은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서 "진 교수는 이 국면(조국 사태)에서 입장이 다르다. 국면마다 가끔씩 길을 함께 걸었던 사람이지만, 갈림길에서 나는 이쪽으로 가는데 진 교수는 저쪽으로 가기로 작심한 듯 보인다"며 "최대한 존중하며 작별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며 작별을 고했다.

◆ 이걸로 끝인가

금태섭 의원도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표결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당론을 거부하고 기권했다. 검사 출신인 금 의원으로서는 공수처법의 폐해를 알면서 눈 딱 감고 당론에 따라 찬성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 비난이 쏟아졌고, 당원들과 이른바 '대께문'으로 불리는 친문 세력으로부터는 '탈당하라'는 집단댓글 테러를 당했다. 금 의원은 지난 1일 신년 인사 문자메시지에서 "정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대를 만들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원칙을 지키면서 당면한 문제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합리적 정치를 하겠다"며 소신을 지킬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몇 차례의 작은 저항의 몸짓은 있었다. 지난 2018년 말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은 공기업 사장 임명 및 적자국채 발행에 대한 청와대 압력을, 김태우 청와대 감찰반 소속 수사관은 민간인 사찰을 각각 폭로했지만 조직적인 대응에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주영훈 청와대 경호처장의 갑질에 대한 내부고발, 외무부와 환경부에서의 내부 고발은 휴대폰 압수 등 강압으로 흐지부지됐다. 현 정권의 노골적이고 기세등등한 진압이 두려워서 인지, 그 이후 공직 사회에서 별다른 내부고발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닐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행태가 지속된다면, 내부 고발자는 물론 윤석열과 진중권처럼 원칙을 쫓는 친문 인사도 나올 것이다. 또 나와야 건강한 사회다. 현 집권 세력도 야당시절에는 집권세력의 내부고발자를 무한 칭송했었는데...

julyn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