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안 만진 날이 없다" "만나기만 하면 만진다" "습관적으로 만진다"
학교 교실과 복도에서 다정한 얼굴로 여중생 제자들의 머리와 등, 어깨, 팔 등을 수시로 쓰다듬은 중년의 담임교사.
제자들의 문제제기로 법정에 서게 된 이 교사는 1심에서 '친밀감의 표현이었다'고 항변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그의 행동을 '추행'으로 봤다.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호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대한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2018년 3~4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있으면서 학교 교실과 복도 등지에서 여학생 제자 13명의 머리와 등, 어깨, 팔 등을 42차례에 걸쳐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개방된 장소에서 장난치거나 문제 푸는 것을 봐주는 등의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신체 접촉 부위가 성적 민감도 내지 내밀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등의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친근감 또는 격려의 표현이었다고 항변한 A씨의 손을 들어준 것.
검찰은 그러나 1심 재판부가 사실을 잘못 인식하거나 법리를 오해했다며 항소했다.
사건을 다시 꼼꼼하게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학생들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남학생들에게는 안하는 행동"이라는 피해 학생 진술도 눈여겨봤다.
그리고 검찰이 공소 제기한 42건의 신체접촉 가운데 학생이 교탁과 책상사이 좁은 공간을 지나갈 때 발생한 1건의 신체접촉을 제외한 나머지 41건의 신체접촉을 추행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피해자들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유죄를 선고했다.
양형 이유로는 "범행 기간과 횟수, 범행 대상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난가능성이 작지 않은 점, 피해자들이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에게서 용서 받지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성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행위로 보이지는 않은 점,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면직처분을 받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461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