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뱅커스토리] '북한 덕후'로 13년째 연구…남북 핀테크 협업 꿈꿔

기사입력 : 2019년02월04일 07:20

최종수정 : 2019년02월04일 07:20

박기찬 신한은행 남부법원지점장
'북한 덕후'로 신한銀 북한연구 CoP 13년째 활동
통일금융 싱크탱크 목표…핀테크 남북협업 청사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박기찬(54) 신한은행 남부법원지점장이 지갑에서 북한 지폐 500원권을 꺼내 들었다. 지폐를 발행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은행 표시와 김일성 전 주석의 이미지가 선명하다. 지난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로 달러화와 위완화에 밀려 가치마저 산정하기 어려운 지폐지만 그는 항상 부적처럼 지니고 다닌다. 

박 지점장은 북한을 '소외주'라고 평가한다. 남들은 잘 모르지만 언젠가는 대박을 칠 주식이라는 얘기다. 그가 북한이라는 소외주를 연구해 온 지도 벌써 13년째다. 2006년 신한은행 임직원 동호회인 북한연구 CoP(Communities of Practice) 창립 멤버로 참여한 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박기찬 신한은행 남부법원지점 지점장 [사진=뉴스핌 최상수 기자]

◆ 기업 구조조정 1세대…IMF·리먼사태 '해결사'

1991년 조흥은행으로 입행한 박 지점장은 은행권 기업 구조조정 1세대로 꼽힌다. 1998년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그에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는 다른 이름의 기회였다. 은행에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 업무가 도입되면서 박 지점장도 기업구조조정팀에 합류하게 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당시 은행의 기업금융은 이자를 낮춰 주고 대출 상환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호흡기만 겨우 대주고 있었습니다. IMF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특별약정조항으로 각 은행에 해외 투자은행(IB)이나 컨설팅회사 자문단이 포함된 기업구조조정팀을 반드시 만들라는 내용을 포함시킨 이유였죠. 당시 여신 경험도 있고, 해외 자문단과 소통할 역할이 필요해 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2008년 리먼 사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렸을 때는 태풍의 눈인 미국으로 달려갔다. 신한은행 미국현지법인에서 여신정책 총괄 본부장을 맡아 워크아웃 업무를 이어 갔다. 리먼 사태 이후 여신 포트폴리오가 악화되자 이를 정리하는 게 박 지점장의 미션이었다.

"선진국일수록 부실채권(NPL) 정리가 정말 어렵습니다. 절차가 복잡하고 의사 결정이 느리거든요. 당시 경매를 넣어 담보물을 회수하기도 하고, 돈을 빌려 간 회사와 협상해서 대출채권을 제3자에게 팔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현지 감독기관으로부터 받았던 경영부실 경고를 해제시켰죠."

◆ 휴식처럼 북한 연구…남북 핀테크 협업 꿈꿔

박기찬 신한은행 남부법원지점 지점장 [사진=뉴스핌 최상수 기자]

위기의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그에게 북한은 일종의 쉼터였다.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라 재밌고, 은행 업무와 거리가 있어 신선했다. 2006년 신한은행에 30~40개 CoP가 생겼을 때 '북한연구 CoP'를 선택한 이유다.

"남부법원지점에 있다 보니 고객 중 판사가 많습니다. 가끔 고객 선물을 드리곤 하는데 가장 히트를 친 게 허영만 작가의 만화책이었어요. 독서실 같은 분위기에서 어려운 활자에 치이는 분들에게 그림책을 주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북한도 저에게 그런 존재였죠. 어렵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자세히 보면 반전이 있어요."

남북 관계에 따라 CoP 분위기도 부침을 겪었지만 박 지점장은 오히려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가 됐다. 국내에 있는 북한 음식점을 순례하고 북한 영화나 음악을 찾아보며 소위 '덕질'(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일)에 빠졌다. 깊이 있게 공부하기 위해 2016년부터 북한대학원에서 북한학 박사 과정을 다니기도 했다.

개인적인 관심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박 지점장은 신한은행 통일금융연구회와 신한금융지주 남북경협협의회에서 각각 전문위원과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통일시대 준비를 위한 사회공헌사업으로 중국 내 북한접경지역인 동북 3성에 조선족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짓기 사업도 5년째 이어오고 있다.

북한을 연구하면서 향후 남북이 핀테크 영역에서 협업하는 그림도 그리게 됐다. 대부분 기술과 금융이 고도로 발전한 환경에서 핀테크가 성장할 수 있다고 보지만, 박 지점장의 생각은 다르다.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어볼까요? 우리나라 같으면 도로교통법 바꾸고 기존 도로에 칩 심고,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저항도 돌파해야 합니다. 반면 북한에선 처음부터 자율주행 전용도로를 깔 수 있죠. 핀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적인 인프라 대신 핀테크로 북한에 금융 기능을 제공하면서 이를 테스트베드 삼아 해외로 진출한다면 큰 기회가 될 겁니다."

yrcho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늘 尹대통령·이재명 첫 영수회담...협치 물꼬 트이나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정부 출범 2년 만에 첫 영수회담을 진행한다. 민생회복지원금,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의대 증원, 연금개혁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이 대표의 모두발언 수위와 독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회 형식의 영수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이 대표 순으로 공개 모두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한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영수회담을 개최한다. [사진=뉴스핌DB] 민주당 측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한다. 비공개 회담 이후 양측이 각각 결과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22대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난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은 임기 3년 동안 여소야대 속에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윤 대통령에겐 야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난 2년과 같이 거부권 정국이 되풀이할 경우 레임덕의 가속화가 불가피하다. 양측은 회담 의제를 제한하지 않기로 했으나 민생회복지원금·채상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의대 증원·연금개혁 등 굵직한 현안들이 모두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범야권을 중심으로 요구가 거센 '국정기조 전환'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대부분의 현안들에 여야 이견이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합의문 도출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모두발언 내용·수위에도 이목이 쏠린다. 합의문 도출 가능성이 낮은 만큼 '총선 민의를 전달하는' 모두발언 메시지에 공들일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동안 외부일정을 최소화하고 발언문 작성 등 회담 준비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독대 및 영수회담 정례화 여부도 주목된다. 첫 만남에 모든 현안을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주기적으로 만나며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hong90@newspim.com 2024-04-29 06:00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