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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예산 10조인데 서울시 장애인고용은 ‘사각지대’

기사입력 : 2019년01월20일 06:00

최종수정 : 2019년01월20일 06:00

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고용’
“市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기능 못해”
경영회계·농림어업 분야 외 일자리 ‘0개’
직업 다양성·지속성 아쉬움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서울시가 10조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 민생복지에 힘쓰고 있지만 장애인 일자리정책은 여전히 미흡하단 쓴 소리가 나온다. 우리사회의 가장 취약계층인 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고용’인 만큼 지자체가 직업다양화·일자리지속성에 대해 더 신경써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현대자동차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택시' 캠페인 영상 중에서 [사진=유튜브]

◆서울시 최초 청각장애인 택시기사

지난 6일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 이대호씨의 사연이 세간에 공개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비록 민간 기업의 기술지원을 받았지만 이씨가 아무런 문제없이 손님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장면에 많은 시민이 인상 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씨가 담긴 유튜브 영상은 공개 1주일 만에 조회수 400만회를 가뿐히 넘겼다.

시민사회는 이씨처럼 장애인도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되면 장기간 직업 활동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자 수린목주거시설 원장은 비교적 선입견이 심한 정신장애인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신장애인은 위험할 것이란 편견 때문에 취업이 더 어렵지만 3~4년간 지속적인 교육을 하면 무리 없이 일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애인취업현실 “높은 벽 여전”

이씨 사례로 많은 장애인들이 용기를 얻게 됐지만 취업현실은 아직도 녹록치 않다는게 중론이다. 제대로된 정책 지원이 부족하단 지적이 적잖다.

서울시는 현재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시에 등록된 장애인 취업을 전담하고 있다. 장애인에게 효율적인 취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센터는 매년 장애인취업박람회를 열어 구직 장애인과 업체가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한다. 또 구직 장애인 양성과정을 운영해 직업교육에도 신경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격증 취득과 현장 실습 기회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런 서울시 장애인일자리 정책을 두고 현장에서는 한숨이 나온다. 시가 만들고 지원하는 일자리가 지나치게 한정적이고 특정 직군에만 쏠려있다는 비판이다. 강진숙 성민복지관 평생복지사업부장은 “장애인통합지원센터가 거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장애인이 취업하려면 너무나 높은 벽을 마주해야한다”고 꼬집었다.

강 부장은 장애인들에게도 지금의 취업난이 절박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들도 일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권리가 있다”며 “장애인이 자립할 수 없으면 ‘보호의 대상'이 될 뿐이고 가난 또한 대물림 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서울시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 캡처]

◆24개 직군 중 2개 직군만 채용

시민사회가 말하는 서울시 정책의 한계는 ‘다양성’과 ‘지속성’ 두 가지 측면에서 드러난다. 장애인들이 취업할 직업의 수가 부족하고, 어렵게 취업해도 장기간 경제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8일 서울시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직종별 채용정보란을 보면 실제 등록된 채용 공고는 총 24개 직군이며 모집인원은 66명이다. 이 중 경영회계 직군에서 15명, 농림어업 직군에서 1명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22개 직군의 일자리가 전무한 실정이다. 올라온 공고도 대부분 미화직, 사무행정보조, 총무직 등에 몰려있다.

이에 대해 노원성장부모회장인 오금란 씨는 “부모와 아이가 원하지 않는 직업은 아무 의미가 없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체험에 불과하다”며 “비장애인의 눈높이에서 일자리를 만들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씨는 9년 전부터 지역 학부모와 함께 장애인의 일자리마련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는 “구청과 시청이 오죽 답답하게 느껴지면 부모들이 직접 일자리를 찾아 나서겠느냐”며 “센터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후속관리까지 철저한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아쉬워했다.

장애인들이 힘들게 취업해도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 부장은 “민간 업체와 일자리 연계가 부족하고 직업의 질도 떨어져 근속년수가 짧다”고 지적했다. 오씨 역시 “경쟁률마저 높아서 아이들이 2~3년 일하고 작업숙련도가 쌓일 때쯤 다른 대기자를 위해 그만둬야한다”고 설명했다. 

강진숙 성민복지관 평생복지사업부장 [사진=성민복지관]

◆직업 다변화·개성 특화교육 힘쓰는 일본

일본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장애인 일자리를 발굴하고자 노력해왔다. 지자체가 지역과 연계해 농업 특례 자회사를 만든 뒤 장애인을 고용하는 방식이 한 예다. 농촌 활성화와 장애인 일자리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계획이었다. 일본 지자체는 이렇게 다양한 정책시도를 끊임없이 마련해왔다.

뿐만 아니라 단순·집단화된 국내 교육시스템도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이다. 강 부장은 “10년 전 일본에 갔을 때 이미 장애인 한 사람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작업장을 갖고 있었다”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을 시설 한 곳에 모아놓고 스무 명이든 서른 명이든 한 번에 교육시키는 한국은 보다 세밀하고 개별화된 정책이 절실하다”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개성이 있고 유달리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데, 서울시 일자리센터가 그러한 것들을 찾아내는 일들을 도와줘야한다”고 말했다. 

beo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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