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파워리더-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새해엔 '경협 열매' 기대"

기사입력 : 2019년01월12일 09:00

최종수정 : 2019년01월12일 09:00

2018년 세 차례 방북...'대북사업 대표주자' 명성 유지
"금강산관광 이른 시일 재개 기대"...대북 제재가 걸림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전제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밝히며 연초부터 남북경협에 대한 훈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 경협 선도기업인 현대그룹과 현정은 회장의 행보에도 그 어느 때보다 눈길이 쏠린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묵묵히 남북 경협이란 한 길만 걸어온 현 회장의 노력들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금강산·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금강산 관광이 2018년에는 어렵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재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대그룹은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 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8년 11월 19일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국사무소.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전날 방북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입경 직후 취재진 앞에서 차분히 귀환인사를 읽어 내려갔다. 1박2일간의 방북 성과가 담긴 일곱 문장을 담담한 목소리로 읽는 데에는 1분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금강산=뉴스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18일 오전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만나 서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유수진 기자]

북측으로부터 온 '깜짝 놀랄 만한' 메시지는 없었다. 현 회장 본인도 다소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현 회장은 "북측에서도 빠른 금강산 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해 남북 경제협력 진전 여부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새해엔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을 거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남북 정상이 2018년에만 서너 차례 만나 손을 맞잡는 등 한반도에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남북 경협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현 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거란 데 일말의 의심도 품지 않고 있다.

◆ 2018년 세 차례 방북..."남북 경협 재개 기대"

현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지난 30년간 '대북 사업의 대표 주자'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해왔다. 1989년 1월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기업인 최초로 북한을 공식 방문, '금강산 관광 개발 의정서'를 체결하며 첫발을 뗀 이후, 남북 경협사업에는 언제나 현대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따라 붙었다. 특히 현 회장은 2018년에만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이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방북을 통해 변치 않는 위상을 자랑하며 향후 남북 경협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특히 현대그룹은 문재인 정부가 적극 조성한 한반도 해빙 분위기에 힘입어 보수정권하에서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요 행사들을 북한 현지에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과거 함께 사업을 진행했던 북측 파트너와의 굳건한 관계도 재확인했다.

가장 최근엔 2018년 11월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을 맞아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와 함께 현지 행사를 주최했다. 아태는 북한에서 경제협력을 담당하는 민간 대외기구로, 현대의 대북 사업 파트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현 회장을 포함한 현대 임직원과 초청인사 등 총 100여 명의 대규모 방북단이 금강산을 찾았다.

현 회장은 행사가 진행된 1박2일 동안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남북 경협이 빨리 재개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앞서 두 차례 방문 때도 같은 바람을 피력했다. 북측 역시 경협에 속도가 붙길 기대한다는 제스처를 적극적으로 취했다.

현 회장은 20주년 기념식에서 "하늘이 맺어 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 화해와 공동 번영의 필연으로 만들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해 북한 주민 등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기자들과 만나선 "이번 20주년 행사가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함께 방북길에 올랐다. 현 회장은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남북 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리 부총리는 "현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한 달여 전인 지난해 8월엔 남편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 참석차 금강산에 다녀왔다. 현 회장은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했으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돌입하면서 3년간 방북을 하지 못했다.

◆ 가장 먼저 남북경협 TFT 조직...'제재 해제'가 선행과제

현 회장은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가장 먼저 그룹 내 태스크포스팀(TFT)를 발족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10년간 멈춰 있는 남북 경협 시계가 조만간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현대그룹은 5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를 조직,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해당 TFT에서는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 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계열사 대표들이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현 회장은 TFT 출범 당시 "금강산·개성 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SOC 사업까지 남북 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성=뉴스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19일 금강산 현지에서 열린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입경해 귀환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수진 기자]

문제는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해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 회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북 경협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이 부분을 조건으로 달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해 마지막 방북 직후 경협 재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제재가 풀리면 곧바로 경협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시설정비를 고려하면 제재 해제 이후 관광 재개까지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 차례의 방북이 각각 특정한 목적에 따라 이뤄진 만큼 북측과 경협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진 않았지만 관광 재개에 대비, 시설물 상태 등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 회장은 왜 이토록 남북 경협을 고집할까. 재계에 따르면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 10년간 현대가 입은 매출손실이 약 1조5000억원, 영업적자는 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현대는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남북 경협에 대한 현 회장의 의지는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매년 신년사를 통해 굳건한 집념을 드러내며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리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는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지켜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 때문이다. 현 회장에게 남북 경협은 단순히 사업이 아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인 셈이다.

현대의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이기 위해 직접 소 1000마리를 몰고 북으로 향했다. 분단 이후 멀어져만 가던 남북을 하나로 묶기 위해 기꺼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은 것이다. 뒤를 이은 정몽헌 회장 역시 모든 걸 쏟아부어 금강산 관광을 실현, 본격적인 남북 경협의 물꼬를 텄다. 이를 너무나도 잘 아는 현 회장은 두 사람의 뜻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은 분단의 장벽을 넘기 위해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의 자산과 역량을 금강산과 북녘에 아낌없이 투자했다"며 "남과 북은 정몽헌 회장이 모든 것을 쏟아붓고 결국 자신의 삶까지 희생하며 다져놓은 굳건하고도 소중한 인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uss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다 접어두고 尹대통령 만나겠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김윤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과 관련해 "의제도 정리하고 미리 사전조율도 해야하는데 그조차도 녹록지가 않은 것 같다"며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거 정리하느라 시간 보내기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4.26 pangbin@newspim.com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우리 국민들의 이런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각오로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 가능한 조치들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 실무회담은 전날에도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사전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가 의제 조율이 지지부진하자 이를 접어두고 일단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만남은 금명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ycy1486@newspim.com 2024-04-26 09: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