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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리라화 폭락’ 대응 나선 터키, 임시방편 그칠듯…시장불안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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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독주체제’ 문제 지적도...미국과도 ‘다각적 갈등’
터키사태 유럽 파장 우려…신흥국은 비교적 '안전' 평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터키 리라화 폭락이 심각한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자 터키 정부가 일단 수습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미국과의 대립 국면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독주체제에 대한 우려의 시각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은 쉽사리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터키 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까지 파급 효과를 낳을 것이란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당장 유로화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터키 사태 파장이 신흥국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낙관적인 견해도 제시하고 있다.

◆ 터키 ‘안정조치’ 예고…리라 반등

12일(현지시각) 베랏 알바이락 터키 재무장관은 자국 경제 안정을 위한 이행계획을 마련했으며, 13일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바이락 장관은 이날 터키 최대 일간지인 후리옛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라화 폭락을 “공격”으로 표현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액션플랜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앞서 자신의 장인인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리라 폭락 사태를 ‘경제 전쟁’으로 규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터키 리라[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는 “월요일 오전부터 계속해서 터키 기관들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시장에도 해당 조치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시장 안정 조치들이 취해질지에 대해서는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알바이락 장관은 환율 급등락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중소기업들을 포함한 실물경제 부문과 은행권을 위한 계획이 마련됐다면서, 필요 조치를 “신속히”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터키 정부가 외화 예금을 동결하거나 리라화로 환전하는 등의 자본 통제에 나설 것이란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터키 정부가 필요하다면 정부 지출을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이행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3일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홈페이지를 통해 터키 은행과 외국인과의 스와프, 현물, 선물환 거래를 은행 지분의 50%까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기구는 이 비율이 일 거래로 계산되며, 새로운 거래나 거래 갱신은 현 초과 물량이 은행 지분의 50%로 낮아질 때까지 이뤄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거래에서 미달러 대비 리라 환율은 7.24리라까지 치솟아(리라 가치와 반대) 리라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후 알바이락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한국시간 기준 13일 오전 6시 36분 기준 환율은 6.8603리라까지 내려오면서 리라 가치가 반등했다. 리라 가치는 지난 금요일에는 한때 18%까지 밀리며 2001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 미국과 대립각 ‘장기전’ 조짐

최근 리라화 폭락은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장기 구속을 이유로 미국 정부가 터키 장관 2명에 대한 제재에 이어 알루미늄 및 철강 관세 인상 조치까지 꺼내든 데 따른 결과다. 현재 브런슨 목사는 20개월 정도 형을 살다가 지난 7월부터는 가택 연금된 상태다.

이달 7일 터키 정부는 미국과 갈등 해소를 모색하고자 세다트 외날 외교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을 미국에 보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이 지난 수요일 오후 6시까지 목사를 석방하라는 데드라인을 제시했지만 터키는 그런 요구를 따르는 나라가 아니라며 갈등을 숨기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터키가 비단 브런슨 목사 석방뿐만 아니라 미국과 다양한 이슈에 있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면서, 시리아에서의 이해 충돌, 러시아 국방 시스템을 구매하려는 터키의 야심 역시도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터키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리라화 폭락 사태를 멈출 해결책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이를 활용하기를 꺼려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양국 갈등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리라화 파장을 우려한 투자자들은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방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터키 관계자들은 금리를 크게 올린다 하더라도 이내 미국이 새로운 제재 조치를 꺼내 들면 리라 가치 방어 효과가 사라져버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궁극적인 양국 관계 개선이 없이는 어떠한 정책 대응도 쓸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금리 인상 정책이 “부자들만 더 부유하게 하고 가난한 자들은 더 가난해지는 양극화만 초래할 것”이라면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한 바 있는데,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치적 압력 때문에 중앙은행이 경착륙 위기에도 별다른 수를 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들 “터키 정치권이 문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리라화 폭락 사태의 원인이 미국과의 갈등보다는 터키 정치권 내부에 기인한다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빌켄트대학 경제학교수 레페트 구르카니약은 터키 정부가 위기를 인지하고 중앙은행이 임시방편이라도 제공하는 것이 일단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문제의 근원은 터키의 거버넌스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 센트로방크 글로벌 신흥시장 대표 오즈구르 야사르 가이율다르는 터키에 재정 지원에 나서기 앞서 터키 정부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을 갖추고 있으며 정부가 숙제를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전략가 윈틴은 미국과의 대립 이슈가 없었어도 리라화는 부담을 받을 위기였다면서 “터키에 시장 친화적 관료가 부재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이 지나치게 탑다운 방식인데다 마켓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는 에르도안 독주 체제인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 유럽 ‘긴장’ vs. 신흥국 ‘안전’

한편 터키 사태로 인해 당장 시장 파장이 우려되는 곳으로는 유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초만 하더라도 낙관론이 확산됐던 유럽 경제에 이제는 불안감이 만연한 상태라면서, 특히 터키에 대한 익스포저 때문에 유로화가 부담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은 지난 2개 분기 연속 성장 둔화를 기록했으며, 지난 6월 실직자 수도 늘었다. 수출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은 그나마 소폭 가속하던 임금 성장 효과를 갉아먹어 상품이나 서비스에 지출할 가계 지갑 사정은 더욱 나빠지는 실정이다.

투자자들이 터키 사태로 미 달러나 일본 엔화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린 탓에 13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한때 1.1368달러를 찍으며 13개월래 최저치까지 밀렸다.

반면 신흥국에 대해서는 일부 전문가들이 터키 사태로 인한 파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WSJ는 신흥국 증시를 매입하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터키에 대한 익스포저가 제한적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MSCI 신흥국지수도 터키 익스포저는 1%가 안 되는 수준이며, 그마저도 줄고 있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 토스텐 슬록은 “터키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더 취약한 경향이 있다”면서 다른 신흥국들은 터키 사태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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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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