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받아낸 혐의 60명 검찰에 넘겨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수도권 일대에서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수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20대 일당 60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고속화도로 합류 지점에서 고의로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받아낸 혐의(보험사기방지 특별법위반)를 받는 A(20)씨 등 60명을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수도권 외곽순환고속화도로에 합류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로 속도를 내거나 핸들을 꺾어 교통사고를 낸 뒤, 피해자 행세를 하며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35회에 걸쳐 보험금 3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학연과 지연으로 선후배 사이인 이들 일당은 용돈을 벌기 위해 폐차 대상인 허름한 중고차를 매입해 4~5명씩 타고 다니며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후에는 다른 공범자들에게 차량을 넘겼다.
이들은 또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폐차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금까지 받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범행 수법을 '청룡열차 탄다'고 표현했다.
고속화도로 합류 지점은 진로 변경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과실비율이 명확하고, 고의성을 가리기가 어려워 범행 장소로 이용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사고 당시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범칙금을 내고, 보험료가 할증되는 피해를 보았지만, 자신이 보험사기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고의 사고에 대한 의심이 들면 현장에서부터 경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가짜 환자인 이들을 병원에 입원시켜 부당 의료행위를 한 혐의(의료법 위반) 등으로 모 병원 원장 B(64)씨와 간호조무사 4명도 입건해 수사 중이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