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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예술 조각 전시, 어려워 마세요

기사입력 : 2018년04월15일 08:00

최종수정 : 2018년04월15일 08:02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그림자가 작품으로 확장된 조각. 존 배 작가의 '포선'은 철사로 만든 리드미컬한 곡선뿐만 아니라 빛이 화이트큐브에 그려낸 한 폭의 그림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존배, 포선, 114x114x114cm, 용접된 철, 1976 <사진=뮤지엄 산>

뮤지엄 산은 지난달 3월2일부터 '한국 미술의 산책Ⅲ 조각'을 선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조각 작가 16명의 작품을 통해 한국 조각 미술의 역사와 미학을 되짚어볼 수 있는 자리다. 권진규, 심문섭, 존배, 김윤신, 엄태정, 최만린, 김정숙, 윤영자, 최종태, 김종영, 이수홍, 한용진, 문신, 이종각, 박석원, 조성묵 작가의 작품을 눈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 '한국 미술의 산책'인 만큼, 미술관 측은 조각 작품을 산책하듯 편안한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음악과 영상 제작에도 신경을 썼다. 전시장에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는 피아니스트이자 이번 전시의 음악 큐레이팅을 맡은 손열음의 연주다.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의 '거울 속의 거울(Spingel in Spingel)' 이 흘러나온다. 이번 작품을 기획한 노은실 학예연구사는 "음악 큐레이팅에도 신경을 썼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즐길 수 있는 전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가들도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한다. 존 배 작가 경우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포선'을 만들었다. 그래서 재즈 음악같은 리듬감이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에 설치된 영상물 <사진=이현경 기자>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아틀리에서 작업 중인 김종영, 박석원, 심문섭, 존 배 작가를 미리 만난다. 노은실 학예연구사는 "저작권 때문에 못 담은 작가들이 있다. 전시가 끝나기 전까지 참여 작가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잠시나마 영상을 통해 한국 조각 미술의 80년 역사를 써내려간 조각 작가들이 깎아내고 덜어내는 조각 작업을 미리 들여다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발견된 부분은 권진규 작가의 ‘여인흉상’으로만 알려진 작품의 원제목을 찾았다는 것. 여인의 형태를 담았다고 해서 ‘여인흉상’르로 불린 이 작품의 이름은 ‘소춘’이다. 노은실 학예연구사는 “‘소춘’은 1969년 권진규 작가가 서라벌예술대학교에 재학중이던 여인 김소춘을 모델로 작업한 작품이다. 그래서 모델의 이름을 따서 ‘소춘’으로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윤영자의 '풍요'(왼쪽), 김윤신의 '분이분일' <사진=이현경 기자>

전시장은 작은 오브제로 꽉 채웠다. 윤영자 작가의 '풍요', 김윤신의 '분이분일'은 물성에 따라 조각품의 느낌이 달라지는 부분에 집중해 감상하면 좋다. 감상 윤영자 작가의 '풍요'는 이태리석으로, 김윤신 작가는 나무로 작품을 만들었다. 윤영자 작가는 주로 여인상과 모자상의 인체를 모티브로 한 전통적인 작품을 추구해왔고 이에 윤택이 있고 색과 무늬가 아름다운 대리석으로 주로 작업했다. 김윤신 작가는 단단한 재질의 나무와 돌을 소재로 생명감 넘치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사람의 얼굴을 본뜬 듯한 조각상도 눈길을 끈다. 권진규 작가의 '여인흉상'과 최종태 작가의 '얼굴'이다. 최종태 작가는 인간의 형상을 주제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했다. '얼굴'은 선으로만 구성된 작품으로 양쪽에서 이 작품을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 선으로 절제미를 보여주면서도 편안하고 고요한 미소를 짓는 표정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정시킨다.

조각품을 감상하는 방법은 개인의 자유지만, 다소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팁 을 노은실 학예연구가가 뉴스핌에 소개했다. 첫 번째로 관찰할 것. 조각은 회화와 다르게 평면이 아니기 때문에 다각도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멈춰 서서 조각가가 만든 부분을 바라보는 것이 관람의 첫 번째 자세다.

권진규, 여인흉상 소춘, 35x23x49cm, 테라코타, 1969(정면), 최종태 얼굴, 24x47x78cm, 돌, 1993 (오른쪽 사진) <사진=뮤지엄 산>

그리고 권진규의 ‘소춘’과 같은 구상작품의 경우 얼굴, 표정, 옷의 형태, 손가락의 형태를 살펴보면 된다. 추상작품은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상상하기 전에 ‘이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작품을 보며 드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재료의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는 작품과 공간의 어울림에 초점을 맞춰보는 거다. 공간 속에 작품에 대한 부분이다. 존 배의 ‘포선’을 예를 들어 보자면, 전시장의 조명이 작품에 들면서 생기는 그림자가 작품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공간과 작품의 관계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며 천천히 시간을 두고 감상하면 된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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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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