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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좌석서 눈에 띈 리카싱 아들 빅터 리, 세상이 몰랐던 그의 진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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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탈함의 극치, 전용기 두고 일반 항공기 이코노미 자주 이용
아무도 시비걸지않는 경영승계, 경영능력에 대한 절대적 신뢰

[뉴스핌=강소영 기자] 리카싱 (李嘉誠, 리자청) 청쿵(長江)그룹 회장의 은퇴 선언이 있기 하루 전인 3월 15일. 중국 유력 경제뉴스 전문매체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 기자는 베이징에서 홍콩으로 향하는 캐세이퍼시픽 항공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리카싱의 장남 빅터 리(李澤鉅, 53세)를 우연히 만나게 됐다.

아시아 최고 부호의 아들을 비행기의 가장 저렴한 좌석에서 만나게 된 것에 중국 기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빅터 리가 평소 이코노미석을 즐겨타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평소에도 개인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고 항공편 비즈니스 클래스를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기자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빅터 리의 반응이었다. 평소 무표정하고 과묵했던 빅터 리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기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눈 것.

이날 빅터 리와의 조우는 중국 사회가 그에게 갖고 있던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는 계기가 됐다고 중국 기자는 밝혔다.

그간 중국 언론에 비친 빅터 리는 과묵하고, 무표정하며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내성적인 인물이었다. 그러나 청쿵그룹의 새로운 수장직을 맞게 되면서 새로운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쿵그룹의 수장 교체와 새로운 수장인 빅터 리의 변화에 홍콩과 중국 시장은 어떠한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 빅터 리의 2세대 경영, 시장 믿음 충만 

16일 리카싱 회장의 은퇴 선언 기자회견. 빅터 리(왼쪽)는 이날 평소와 다르게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드러냈다고 중국 매체는 전했다.

중국 현지 매체와 홍콩 투자 전문사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빅터 리가 리카싱의 뒤를 이어 청쿵그룹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예측이다.

5월 주주 총회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리카싱 회장은 자신의 큰 아들 빅터 리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드러냈다.

지난 3월 16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리카싱 회장은 "빅터는 나보다 박력이 있다. 난 아들을 믿는다"라며 장차 청쿵을 이끌어갈 후계자에 힘을 실어 줬다.

빅터 리 역시 새로운 수장으로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평소 조용한 성격에 기자회견에서 줄곧 말을 아껴왔던 그는 이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빅터 리는 '준비된 후계자'로 평가받고 있다. 1985년 21세의 나이로 청킁그룹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33년 동안 실무와 경영 노하우를 익혔다.

회장의 아들인 만큼 승진도 빨랐다. 입사 4년 만인 25세에 청쿵실업의 상임이사(Executive Director)가 됐고, 28세 때는 부친을 대신해 HSBC 이사회의 비상임이사직을 맡았다. 29세에는 청쿵실업의 부이사 총경리, 30세에는 부주석 및 이사 총경리가 됐다.

지난 33년 동안 리카싱 회장은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승계 작업을 진행해왔다. 장남 빅터 리의 경영 수업과 함께 경영권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나지 않도록 '교통정리'도 과감히 진행했다.

2012년 대대적인 자산 정리 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해 5월 리카싱은 차남인 리처드 리가 보유하고 있던 리카싱 집안의 신탁 주식의 1/3을 장남 빅터 리에 넘겼다. 동생의 지분을 넘겨받은 빅터 리의 지분은 전체의 2/3로 늘어났다.

이를 통해 빅터 리는 리카싱 가족 신탁 산하의 22개 상장사를 총괄하게 됐다. 22개 상장사의 당시 자산 규모는 8500억 홍콩달러에 달했다. 여기에 빅터 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 2900억 홍콩달러를 더하면 빅터 리의 자산 규모가 부친 리카싱보다 많아지게 됐다.

지분을 형에게 넘긴 리처드 리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후한 현금이 돌아갔다. 리카싱은 차남 리처드 리가 해외 신사업 개발에 나서기를 권유했다. 생전 리카싱이 손수 자산과 경영권 정리를 완료해 자신의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형제의 난'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시장은 빅터 리 산하에서도 청쿵그룹이 순조로운 경영을 이어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빅터 리의 능력에 대한 신뢰와 리카싱 회장의 사전 작업에 대한 믿음의 결과다. 리카싱 회장은 2015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 빅터 리에게 명확한 기업 발전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줬다고 평가받고 있다.

15년간 청쿵그룹의 고문 역할을 해온 골드만삭스 투자은행 부문 이사 Raghav Maliah는 "빅터 리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빅터 리의 경영 아래 청쿵그룹은 발전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모건스탠리 부동산 애널리스트이자 현 포트우드 캐피털 행정총재인 줘보더(卓伯德)는 "청쿵그룹 내 경험이 풍부한 임원진이 빅터 리를 보좌할 것이다. 경영권 승계에도 청쿵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류야한(劉雅瀚) 교통은행국제 연구부 연석이사는 "빅터 리는 일찍이 청쿵에 입사해 풍부한 업부 경험을 쌓았다. 과거 빅터 리가 주관한 애널리스트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빅터 리는 모든 문제에 대해 명석하고 정확하게 대답했다. 이미 기업의 운영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경영권을 이어받는다 해도 청쿵그룹이 회장 교체로 인한 '매니지먼트 디스카운트(management discount)'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차가운 승부사'

빅터 리와 부인 왕리차오(王麗橋)의 결혼식 모습. <사진=바이두>

아시아 최고 부호의 장남으로 태어난 빅터 리의 인생은 평범하지는 않았다.

청쿵그룹을 이끌어갈 '황태자'로 어렸을 때부터 가업 승계의 '운명과 부담'을 짊어졌다. 그의 인생 여정은 자신의 의사보다는 부친과 기업의 기획에 따라 이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것과 관련 분야 석사 학위를 취득한 것도 청쿵그룹의 부동산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외부의 해석이다.

청쿵그룹에 입사한 후에도 부친의 뜻에 따라 캐나다 국적을 취득했다. 빅터 리가 캐나다 국적을 갖게 되면서 리카싱은 순조롭게 캐나다 허스키에너지(Husky Energy) 지분 52%를 인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연약한 재벌 2세는 아니었다. 일생일대의 위기의 순간에도 차가울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했고, 경영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1985년 청쿵그룹에 입사 후 자신의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냈다. 1996년에는 청쿵인스트럭쳐홀딩스의 상장을 크게 성공시키면서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해 5월 '세기의 납치범' 장쯔창(張子強)에게 납치를 당하는 인생의 고비를 겪기도 했다. 살인과 납치 전과자인 장쯔창에게서 아들을 구하기 위해 리카싱은 10억 3800만 홍콩달러(약 1360억원)를 몸값으로 건네야 했다. 장쯔창은 '재벌 납치범'으로 이름을 날리던 흉악범으로 그가 뜯어낸 몸값 규모는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였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빅터 리는 납치에서 풀려난 이튿날 아무렇지도 않게 회사로 출근을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32세에 불과했던 그는 조금도 흐트러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리카싱은 대중에 가족을 잘 드러내지 않기 시작했다. 빅터 리의 가정사 역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부인과 3남 1녀를 두고 있지만, 장녀의 이름 외에 나머지 자녀의 이름은 극비에 부치고 있다.

홍콩 재벌 출진인 빅터 리는 중국 본토에서도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다. 2004년 빅터 리가 대표로 있던 청쿵실업이 1억 홍콩달러를 기부해 베이징 올림픽 수영 경기장으로 사용된 수이리팡(水立方)을 건설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는 본인이 직접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평소 성격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과묵하고 차가운 분위기로 알려져 있다. 한때 그의 조용한 성격 탓에 후계자 자리가 형과 달리 외향적인 리처드 리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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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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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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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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