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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훈풍 미국-유로존, 기업 대출 명암 엇갈려

기사입력 : 2017년11월29일 05:04

최종수정 : 2017년11월29일 07:21

10월 대출 2.9% 증가해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전반에 걸쳐 기업들의 은행권 대출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선 가운데 금리 상승을 예상한 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잰걸음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로화와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이와 함께 유로존 실물경기의 청신호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성장 호조에도 기업 대출이 부진한 모습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각) ECB에 따르면 지난 10월 연율 기준 유로존 비금융 부문 기업 대출이 전년 대비 2.9%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9월 수치인 2.4%에서 또 한 차례 개선된 동시에 2009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가계 대출 역시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8월 8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유로존 가계 대출은 이후 3개월 연속 연율 2.8%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로존 경제가 탄탄한 회복을 보인 데 따라 자금 순환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소위 ‘돈맥경화’가 해소됐다는 얘기다.

팬턴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클로스 비스틴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신용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업과 가계 전반에 걸쳐 강한 신호가 확인됐다”며 “경기가 훈풍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상황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3분기 성장률이 3.0%에 이르는 등 미국 경제가 강한 모멘텀을 보내고 있지만 은행권의 기업 대출은 위축되고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연율 기준 은행권 대출 증가율이 2.48%로 2013년 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미국 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은 6분기 연속 후퇴했다. 특히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 대출이 2011년 1분기 이후 최저치로 악화됐다.

기업 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신뢰가 저조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의 지역 은행 베네피셜 뱅코프의 제러드 커디 최고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1년이 지나는 사이 현실이 드러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FIG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마리낙 리서치 이사는 “3만피트로 비행했던 비행기가 고도를 1만피트로 낮춘 상황”이라며 “내년 대출 신장 여부에 대해 우려하는 은행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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