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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기의 파리와 노벨 경제학상의 상관관계는?

기사입력 : 2017년10월10일 11:35

최종수정 : 2017년10월10일 17:21

2017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
'경제는 심리다' '승자의 저주'에 담긴 행동경제학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네덜란드 스키폴 공항 남자 화장실에서는 소변기에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을 남성들이 흘려 화장실이 지저분해지는 통에 골머리를 앓았다. 해결책은 공항의 한 직원에게서 나왔다. 그는 소변기에 ‘파리 한 마리’를 그린 스티커를 붙였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소변기에 부착된 파리를 맞추기 위해 ‘조준사격’에 집중한 남성들의 행동으로 밖으로 튀는 소변량이 80%나 줄었다.

#1950년대 미국 석유기업들은 멕시코만의 석유시추권 공개입찰에 참여했다. 당시에는 석유 매장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다. 기업들은 석유매장량을 추정해 입찰가격을 써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입찰자가 몰리면서 경쟁이 뜨거워졌다. 경매가격이 치솟으면서 입찰가격 2000만 달러를 써 낸 한 석유기업이 시추권을 땄다. 하지만 이후 석유 매장량 가치는 1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결국 낙찰기업은 10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

201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 <사진=뉴시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72)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행동경제학자’의 효시로 꼽힌다. 전통적인 주류경제학은 인간이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한치의 오차없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존재로 가정한다. 인간의 경제적 활동은 개인의 이익과 손해를 따져 합리적인 접점에서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낸다는 것이다. 여기에 심리나 반이성적인 감정은 개입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일러 교수는 이같은 전통 주류경제학에 의문을 가졌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인간이 경제적 행위를 한다면, 빈틈이 없어야 하는데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경제가 흘러가는 일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소변기의 파리’로 일컬어지는 스키폴 공항의 사례는 행동경제학을 설명할 때 흔히 인용되는 사례다. 주류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소변기에 파리 한 마리 그림을 붙여놓기보다는 소변기 밖으로 ‘물’을 튀기는 남성에게 강한 경고를 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세일러 교수는 ‘넛지’(Nudge)라는 단어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것만 같던 경제학에 인간의 심리가 상당부분 관여한다는 상관관계를 경제학적으로 입증했다. 파리 그림 하나가 미친 심리적 영향이 긍정적인 결과를 유도해낸 것이다. 집착적인 합리성보다는 파리 그림 하나를 보고 행동을 바꾼 비합리적인 개인의 내면적 결정이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는 ‘심성회계’(mental accounting)라는 개념으로 정리돼 경제학의 보완적 이론으로 붙여졌다. 이른바 ‘행동경제학’이다.

세일러 교수가 심성회계를 주창하면서 앞세운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의미다. 넛지이론은 경제적 주체인 개인들에게 강요보다 팔꿈치로 슬쩍 찌르듯 부드럽게 개입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편이 기업과 개인의 경제적 변화에 보다 효율적이라는 내용이다.

‘경제는 심리다’는 말은 고전적 주류경제학에서는 이단이지만, 행동경제학이 경제학의 일부분인 대안경제학으로 인정받은 지금에는 당연하다시피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도 세일러 교수의 역할이 크다.

‘경제는 심리다’ 외에 세일러 교수의 유명한 명언은 ‘승자의 저주’(The Winner’s Curse)다. 1950년대 미국 석유회사의 석유시추권을 둘러싼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을 연구해 경매시장뿐 아니라 기업의 인수합병(M&A)에도 적용시켜 ‘승자의 저주’라는 책을 1992년 출간, 행동경제학적 개념을 널리 알렸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세일러 교수의 수상 배경에 대해 “세일러 교수의 경험적 발견과 이론적 통찰로 행동 경제학이 만들어지고 영역이 급속도로 넓히게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개인의 결정과정 분석을 위한 경제학과 심리적 분석 사이에 다리를 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세일러 교수는 수상 소감으로 “가장 중요한 교훈은 경제주체가 인간이라는 점”이라며 “경제분석 모델들이 인간의 심리를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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