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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본질을 가리는 인간의 욕망…연극 '엠.버터플라이'

기사입력 : 2017년09월18일 15:00

최종수정 : 2017년09월18일 15:06

[뉴스핌=황수정 기자] "그럼 당신은 정확히 뭡니까"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환상인가.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 환상을 만들어내고, 이를 얼마나 굳게 믿을 수 있을까. 현실을 부인하고 자결을 선택할 만큼.

연극 '엠. 버터플라이(M. Butterfly)'(연출 김동연)는 중국계 미국작가 '데이비드 헨리황'의 대표작으로,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 전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와 중국 배우 '쉬 페이푸'의 충격적 실화를 모티브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해 꾸며진 작품이다.

중국 주재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연기한 경극 배우 송 릴링을 보고 첫 눈에 매료된다. 완벽한 동양 여성 모습의 송을 통해 르네는 자신의 남성적 우월감을 느끼게 되고, 이후 20여 년을 함께 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송은 여장남자였고, 르네는 국가 기밀 누설죄라는 중대한 사건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되며 파국을 맞는다.

'엠. 버터플라이'는 1960년대 당시 서양인들이 동양에 가진 편견, 특히 동양 여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르네는 스스로를 '서양 악마'라고 칭하며 약하고 순종적인 동양 여성 송에게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며 위로받고 싶어 한다. 송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더 완벽하게 그의 환상을 채워주며 기묘한 관계를 이어간다.

극 중 극 형태로 진행되는 오페라 '나비부인'은 작품의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는 동시에, 서양이 동양 여성에 가지고 있는 편견을 비판하는 도구적 장치다. 송은 "금발 미녀가 왜소한 동양남자를 사랑하다가 버림받자 다른 금발 미남의 구애를 마다하고 자결한다면?"이라고 묻는다. 대답하지 못하는 르네는, 당시의 보편적 정서를 대변한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욕망으로 인해 만들어진 환상 속 세계는 언제 깨질 지 몰라 위태로워 보이지만, 또 그만큼 아름답다. 그래서 이후 현실을 마주할 때의 좌절감은 더 크게 다가온다.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이 서서히 이성을 마비시켜 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흥미롭다. 팽팽한 긴장감은 물론, 극의 몰입도와 설득력을 높인다.

작품은 흡사 관객과 이야기를 하듯 진행돼 극의 재미를 높인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초반 소심하다가 광기 어린 캐릭터로 변해가는 르네는 배우 김주헌, 김도빈이, 완벽한 여성이었던 송 릴링 역은 배우 장율, 오승훈이 연기한다. 다이나믹한 감정 연기는 물론, 섬세한 여성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또 화려한 미장센도 인상 깊은 요소. 나선형 계단을 통해 2층으로 구성돼 오페라 '나비부인'이나 여성 잡지, 경극 등을 펼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은, 시공간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무엇보다 송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하는 순간, 그리 짧지 않은 시간동안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때로는 불순한 감정에 양쪽 다 매혹될 때도 있다" 환상에 빠져 현실을 외면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동서양, 남성과 여성의 편견은 물론 인간의 본질적 심리와 욕망을 심도 있게 보여주는 연극 '엠. 버터플라이'는 오는 12월 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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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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