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오직 배우들의 열정 하나로, 뮤지컬 '틱틱붐' 

기사입력 : 2017년09월14일 12:00

최종수정 : 2017년09월14일 13:26

[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틱틱붐'이 세 배우의 열정을 갈아넣은 완벽한 3인극으로 전세대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불안한 미래에 초조한 청춘. '틱틱붐'은 강박적으로 들리는 시계 초침 소리와 폭발음을 형상화한 제목이다. 극작가 조나단 라슨의 유작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젊은이의 꿈과 이상, 열정을 자극한다. 소규모 뮤지컬인 만큼 여러 한계는 있지만 오로지 극을 이끌고 가는 3인의 배우에게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오롯이 이석준, 정연, 오종혁 세 배우의 힘으로

'틱틱붐'은 3인극이다. 극중 각자가 맡은 존, 마이클, 수잔 외에도 스쳐 지나가는 많은 배역이 등장한다. 이석준과 오종혁, 정연은 의상 한 번 갈아입지 않은 채 그 모든 배역을 맛깔나게 소화한다. 아무리 큰 무대에서 좋은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는 배우라 해도, 이같은 1인 다역을 완벽히 해내긴 쉽지 않다. 세 배우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보잘것없는(?) '틱틱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석준은 매번 반복되는 존의 대사에 약간의 위트를 섞어 애드립으로 소화하면서 객석과 거리감을 더 좁혔다. 오종혁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마이클, 존의 아버지, 에이전트 담당 여성을 거치며 점점 더 빛이 났다. 정연은 뉴캐스트임에도 배해선의 수잔에 버금가는 몰입감을 보여줬다. 극중 존이 작곡한 뮤지컬 넘버를 정연이 열창하는 장면은 '틱틱붐' 최고의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한 가지 '틱틱붐'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관객들이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뮤지컬 넘버임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거의 모든 대사를 넘버로 연결시키고, 집중력있는 무대로 인물의 감정을 빠르게 객석으로 전달한다. 좁은 공연장, 한정된 연기자루 구성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석준, 정연, 오종혁은 매 순간, 스스로를 불태워 '틱틱붐'을 빚어낸 셈이다.

◆ 아쉽게도, 순간의 강렬함과 대비되는 나약한 메시지

'틱틱붐'이 아쉬운 이유는 다름아닌 뻔한 스토리와 빈약한 메시지다. 관객은 미래를 불안해하는 예술가 존에게 표면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지만, 문제가 해결되는 방식을 납득하기는 어렵다. 뮤지컬은 뮤지컬이고, 우연과 행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그 사이 당연히 비극도 한 두어개 끼어 있다.

무엇보다 존을 불안하게 하는 건 29살에서 30살이 되는데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다소 황당한 이유다. 시대가 변한 탓에 아마도 관객들은 "겨우 저런 이유로?"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존이 여자친구 수잔, 마이클과 위기와 갈등을 겪는 방식도 여느 친구, 연인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배려가 부족한 느낌이다. 누구라도 무릎을 탁 치며 '그래, 정말 저렇지'라고 납득할 만한, 탄탄하게 짜인 스토리는 온데간데없다는 얘기다.

존이 결국 워크샵에 뮤지컬을 올리게 되고, 원하는 제작자와 연결되는 과정도 어쩐지 '그냥, 어쩌다, 운 좋게' 해결된다. 물론 존이 20대를 다 바쳐 노력했다는 전제가 있겠으나, 노력한 누구라도 존처럼 성공을 맛보는 것은 아니다.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섣불리 조언하는 흔한 자기계발서의 메시지와 다시 마주하는 듯 하다.

그럼에도 오직 하나, 배우들은 남는다. 별다른 메시지 없이, 뮤지컬을 위한 뮤지컬일 수 있는 작품이나, 3인극을 이끌어가는 세 배우의 열정 하나로 모든 것은 완성된다. 특히나 배해선을 비롯해 직접 참여하는 배우들이 "가슴 속에 불길이 꺼져가다가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한 만큼 무대 하나 하나의 완성도를 기대해도 좋다.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 정연, 성기윤, 조순창, 오종혁, 문성일이 출연하며 오는 10월 15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아이엠컬처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