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기각 뒤, 비판 거세져…특검 추진하나
[뉴스핌=김기락 기자] 검찰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불구속기소했다.
지난해부터 우 전 수석을 수사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또 다시 검찰이 우 전 수석 구속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불구속기소에 그친 것이다. 검찰의 우 전 수석 ‘황제조사’ 이후 국민적 신뢰가 무너진 탓에 특검 재추진 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직권남용 5개 ▲국회증언감정법위반 2개 ▲특별감찰관법위반 1개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재청구 여부를 검토해왔다. 특검에 이어 검찰도 우 전 수석을 구속시키지 못한 것이다.

지난 12일 우 전 수석 영장 기각 후, 검찰에 대한 비판이 다시 일면서 차기 정권에서 우 전 수석 재수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 전 수석을 수사한 기간은 지난해 고검장이 투입된 특별수사팀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검찰 1·2기 특수본을 합쳐 200일이 넘는다. 반년 이상을 수사하고도 구속에 실패하게 됐다.
국정농단 수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태블릿PC가 지난해 10월 공개된 뒤, 최씨의 국정개입 파문은 커졌다. 검찰은 같은달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을 압수수색하면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검찰 1기 특수본은 지난해 11월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우 전 수석 역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당시 우 전 수석의 팔짱낀 모습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황제조사’, ‘봐주기 수사’ 등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검찰의 바통을 이어받은 박영수 특검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뇌물공여, 이화여대 학사 비리 등을 수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특검은 지난 2월 우 전 수석을 소환 조사 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 정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지난 12일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춰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등 이유를 들어 우 전 수석의 구속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특수본 관계자는 “검찰 명예를 걸고 철저히 수사해서 죄가 있으면 엄벌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봐주고 말고 살살하자 그런 얘기 있을 수 없다”며 “수사팀 지금 30명 넘는다. 봐주고 그렇게 하면 세상에 비밀 있나. 없다. 저희들 하여튼 최선다해서 수사했고 이 점에 대해 자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전 수석 영장 기각 뒤, 검찰 조직에 쓴소리를 해온 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는 내부 게시판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우 전 수석 영장 기각 책임을 검찰 수뇌부로 돌렸다.

임 검사는 “부실한 수사로 우 전 수석도 승복할 수 없고, 법원도 설득하지 못한 초라한 결과를 도출했다. 수사 대상인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등이 현직에 있는 한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뇌부에 원죄가 있기 때문에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특별검사로 수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말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우 전 수석에게 “독일에 있는 최순실이 내일 검찰에서 압수수색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라며 묻자, “알지 못합니다”는 우 전 수석을 쳐다보며 “국민들께 이 얘기는 드리고 싶다. 저도 검찰 출신이지만 이런 검찰, 이런 썩어빠진 검찰 때문에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