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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삶은 얼마나 잔인한가 '맨체스터 바이 더 씨'

기사입력 : 2017년02월07일 08:00

최종수정 : 2017년02월12일 13:20

[뉴스핌=김세혁 기자] "오직 태어나지 아니한 자만이 복이 있다."<매튜 프라이어>

인생의 잔혹함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가 베일을 벗었다. 아카데미가 주목하는 이 영화는 케이시 애플렉의 덤덤한 연기가 되레 눈물겨운 인생 드라마다. 뛰어난 작품성과 연기로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미리 만났다.

15일 개봉하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생기라곤 없는 사내의 팍팍한 인생사다.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리(케이시 애플렉)의 일상은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같다. 기술은 좋지만 사회성이 결여된 그는 매일 입주자 민원에 시달린다. 저녁이면 싸구려 맥주나 들이켜다 주먹질을 하기 일쑤다. 여자들의 은근한 눈빛 앞에서도 목석이 따로없다. 인간의 감정을 모두 잃어버린 삶. 심지어 형 조(카일 챈들러)의 부고에 병원으로 달려간 날도 그랬다. 싸늘하게 식은 피붙이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에선 끝내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았다. 

오랜만에 고향 맨체스터-바이-더-씨(미국의 지명이다)로 돌아온 리는 괴롭다. 형의 장례식 준비도 그렇거니와, 랜디(미셸 윌리엄스)로부터 연락이 오면서 혼란에 빠진다. 아이를 셋이나 낳고 살던 전처의 전화는 잊고 지내던 끔찍한 아픔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삶은 얼마나 잔인한가. 쉼 없이 객석을 짓누르는 이 영화는, 종극에 이르러 우리는 생을 버텨낼 의무가 있다고 무책임하게 등을 떠민다. 태어나지 않은 자만이 복이 있다고. 인생은 원래 잔혹한 것 아니냐며.   

리의 삶은 고향에 사는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과 조우하면서 작은 변화를 겪는다. 리와 달리 일상이 쿨하고 활기 넘치는 패트릭은 보스턴으로 떠나자는 삼촌이 싫다. 형이 남긴 유일한 혈육과 어떻게든 잘해보려는 리. 그리고 삼촌을 피해 집에 남으려는 패트릭. 두 사람의 신경전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 같다. 형의 고깃배에서 어린 조카와 낚시하던 때가 자꾸 떠오르는 리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상실과 삶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꽤 무겁고 아프다. 눈물이라도 터지면 속이 시원할텐데, 마냥 슬픈 것이 아니어서 그럴 수도 없다. 배우들의 절제된 감정연기가 한몫 단단히 한 결과다. 보는 이의 감정을 움켜쥐고 끌고 가는 전개에 마음 한쪽이 계속 아리다. 우리 인생의 단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기에, 눈을 감고 외면할 수도 없다. 케이시 애플렉의 무표정한 얼굴과 우울한 대사는 그렇게 2시간 넘게 객석을 꽉 틀어쥔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래딧이 올라가면 인생의 무게감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아카데미가 주목한 작품이어서일까. 명배우 맷 데이먼이 제작한 이 영화는 상당히 좋은 지점을 몇 군데 갖고 있다. 특히 리가 지옥같은 과거를 떠올리는 신이 대단히 와닿는다. 극적인 분위기가 소용돌이치는 이 장면에서 제작진이 토마소 알비노니의 아다지오(Adagio in g minor)를 선택한 건 단연코 신의 한 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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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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