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폐차, 무사고 중고차로 둔갑! 보험사와 중고차 업계의 부당거래…"500만원에 가져와서 2000만원에 되팔아"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2TV ‘추적 60분’은 1일 밤 11시 ‘도로 위의 시한폭탄, 폐차가 달린다-보험사와 중고차 업계의 부당거래’ 편을 방송한다.
이날 ‘추적 60분’ 제작진은 폐차를 무사고 중고차로 둔갑시키는 현장을 잠입 취재, 공개한다.
지난 2015년 10월 26일, 상주터널에서 시너를 실은 트럭이 폭발했다. 현장에 있던 많은 차들이 불길에 휩싸였고 박 씨의 차량 또한 마찬가지였다. 뜨거운 열로 녹아버린 차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보험사를 통해 바로 폐차처리를 했다는 박 씨는 그로부터 얼마 후,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무사고 차로 버젓이 팔리고 있는 본인의 화재 차량을 보게 됐다.
‘추적 60분’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이 화재 차량을 중고차로 구매한 사람을 만났다. 그는 화재 차량인 줄 전혀 모르고 구매했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반면 경매 위탁업체 관계자는 “폐차 갖고 와서 폐차 처리 했다고 다 해놓고 그 차를 싹 수리를 한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집중추적- 누가, 왜 ‘폐차’를 유통시키는가
피해자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점점 녹이 스는가 싶더니 차량 강판 군데군데 큰 구멍이 생기게 된 차량, 주행 중 갑작스레 시동이 꺼지곤 한다는 위험한 차량들.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추적에 나선 ‘추적 60분’ 취재진은 해당 차량들이 지난해 울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 또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당시 침수된 차량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차량의 원주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차가 폐차 처리 된 줄로만 알고 있다는 것. 폐차 처리된 차들이 왜 버젓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것일까. 수소문 끝에 사고 차량만을 매입한다는 전문 매매업자를 만나봤다.
사고 차량 매매업자은 “수리하면 모른다. 저희가 마음먹고 성능(검사소) 가서 성능 검사 받으면 보닛 교환 범퍼교환 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매업자는 “500~600만원에 가져와서 2000만원에 파니까 1600만원은 떨어지는 것”이라고 폐차가 무사고 중고차로 둔갑되는 현실을 전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폐차를 무사고 중고차로 둔갑시키는 현장을 잠입 취재, 공개한다. <사진=‘추적 60분’ 캡처> |
중고 차량을 매매할 때 어디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알려주는 ‘성능검사기록부’. 구매자는 이 기록부에 기재된 사항들을 믿고 차량을 구매한다. 그렇다면 성능검사기록부에 기록된 내용들은 얼마나 믿을만한 것일까. ‘추적 60분’팀은 직접 성능검사소를 찾아 침수차량의 검사를 의뢰해보고,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취재를 통해 성능검사기록부의 조작 가능성을 따져본다.
前 성능검사소 직원은 “대부분 성능검사장이 중고차 딜러 사무실과 아주 가깝게 있어요. 뭘 의미하겠어요 그게. 눈 한 번 질끈 감고 (문제 사항) 표시 안 하면 그만인데”라고 성능검사기록부의 조작 가능성을 이야기 했다.
◆보험사와 경매위탁업체, 그 위험한 거래
‘추적60분’ 제작진들이 만난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보험사를 통해서 폐차처리를 진행했다고 했다. 취재 결과 보험사들은 폐차와 수리 가능한 차를 결정하는 것은 보험사가 아닌, 위탁경매업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매 위탁업체들의 입장은 또 달랐다. 보험사가 폐차와 수리 가능한 차를 나누는 데에 관여해왔고, 이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보험사로부터 계약 갱신을 받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
이날 ‘추적60분’에서는 사고를 줄이는 데 이바지해야할 거대 보험사가, 오히려 눈앞의 이익을 위해 폐차되어야 할 차를 ‘재생’시키고 그 책임을 중고차 위탁업체에게 떠넘기는 부도덕한 현실을 고발한다.
또한 폐차 수준의 차들이 중고차로 유통되는 경로를 집중 추적해보고, 보험사와 경매위탁업체 간에 이뤄지는 위험한 거래를 낱낱이 밝힌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