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시장성 모르고 돈만 보고 뛰어든다" 지적
[뉴스핌=조인영 기자] 정부가 조선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내놓은 수리조선사업을 놓고 업계간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대형 수리조선소 육성에 관심을 나타내는 곳은 현재 3~4곳이다. 현대미포조선이 유휴 도크를 수리조선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중이며,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는 한국해양플랜트선박수리업협동조합(이하 선박수리조합)과 전남 소재 업체들이 수리조선소 사업계획서를 냈거나 제출 의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3만톤 이상 선박 수리조선소를 기존 오리엔트조선 1곳에서 2020년까지 3곳으로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수리조선소 전환시 인수·합병, 설비투자, 사업재편 지원자금을 포함해 총 2조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 사업재편지원자금 2조5000억원, 중소기업 사업전환지원자금 1250억원, 지방투자촉진보조금 1210억원 등이다.
여기에 조선사의 3만톤급 이상 유휴 플로팅 도크를 도입하면 최대 70억원의 자금융자(협동화사업)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해 새롭게 진출하는 업체로서는 여러모로 이득이다.
김동현 산업자원부 조선해양플랜트과 사무관은 "부산(조합)을 포함해 전남 지역 등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며 "지원금 중 자금융자(70억원)는 내년도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빠르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의욕적인 곳은 선박수리조합으로, 성동해양조선 유휴부지에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한국해양수리조선(주)(가칭)'을 건설하는 내용의 수리조선 사업계획서를 지난달 초 산업자원부에 전달했다.
조합 측은 선박수리조선소 신설로 부산 지역의 선박수리업체들이 이전하고, 1500여명의 신규 고용 인력이 창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매물로 나온 SPP조선 플로팅 1기와 성동조선 플로팅도크 1개를 사들일 계획으로, 내년 말엔 정식 출범이 가능하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 조합 회원사인 이삭E&C가 조합에 문제를 제기하며 탈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6월 조합에 가입한 이삭E&C는 당사 사업계획서를 조합이 동의 없이 외부에 노출했다는 이유로 지난 25일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삭E&C 측은 사업 타당성면에서 조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조합과 상관없이 별도의 수리조선소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삭E&C는 최근 SPP조선의 플로팅도크(1기)를 단독 응찰해 낙찰 받은 바 있다.
권종호 이삭E&C 대표는 "조합은 조선소를 차릴만한 역량이 되지 않는다. 정부 지원을 염두하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같이)하게 되면 뒷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SPP조선의 플로팅도크를 기반으로 고성 및 통영 인근에 있는 조선소(혹은 국내 기존의 수리조선소)와 협업해 새롭게 수리조선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박수리조합은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최정돌 이사장은 "이삭E&C에서 플로팅도크 낙찰을 받고 마음이 변했다. 같이 사업하는 방향으로 얘기를 했다가 말을 번복했다"며 원인이 이삭E&C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는 수리조선소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고 지원을 한다. 아무에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외부에 용역을 주면서 지난 5년동안 오래 준비해왔다. 우리는 우리대로 수리조선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수리사업에 너도 나도 뛰어들면서 조선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수에 수리조선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 업체는 "대형수리조선소는 2000년도에 경쟁력이 없어 버린산업"이라며 "대형선은 중국가격에 비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사업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수리조선은 대우조선 등 신조 조선소와 달리 수심이 깊어야 한다. 정부는 이런 부분에서 적합성이 있는 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박수리업은 배를 개조하거나 보수, 정비 등을 수행하는 사업으로, 국내엔 부산, 통영, 인천, 목포 등에 여러 업체들이 포진돼 있으나 3만톤급 이상 대형선 수리가 가능한 곳은 현재 오리엔트조선이 유일하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