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인터뷰] 슈퍼마켓 주인 ‘조문원’, 500억 슈퍼개미 됐다

기사입력 : 2016년11월23일 10:16

최종수정 : 2016년11월23일 10:16

"주식처럼 쉬운 게 없다...주식투자 무조건 해야"
BYC·방림 5% 이상 보유...'자산주' 집중 투자

[뉴스핌=김양섭 기자] 시종일관 ‘싱글벙글’. 엘리트 증권맨들에게 보이는 ‘차도남’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동네 슈퍼마켓 아저씨 포스다. 

<사진=김학선 기자>

최종 학력은 고졸. 제도권 증권사에 몸담은 경험도 없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세일즈, 부동산 떴다방, 경매투자 등을 했다. 물론 주식투자도 했다, 테마주를 따라다니며 대박을 노리는 여느 초보 개미투자자들처럼. 쫄딱 망한 뒤 동네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했다. 다시 200만원으로 가치투자를 시작, 15년여 만에 5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일궈냈다. 그런 슈퍼개미 조문원 씨를 만나봤다.

◆ 500억 자산가... “집 빼면 전부 주식”

5% 룰(보유 지분이 5% 이상 되면 금융감독원에 보유 지분을 신고하고 공시해야 하는 제도)에 따라 지분 보유 사실이 공개된 주식은 BYC, 방림 두 종목이다. 개인투자자가 5% 공시를 하면 보통 슈퍼개미로 불린다. 공개된 주식자산만 약 180억원. 그는 13, 14개 정도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자산은 얼마나 될까.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자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
“(웃음) 몇백억 정도...”
“100억과 900억은 큰 차이인데. 대략 어느 정도인지?”
“(웃음) 중간 정도.”
“500억 정도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금액인가?”
“(웃음) 네, 뭐 그 정도.”

그의 자산은 살고 있는 집을 빼면 모두 주식(주식계좌에 있는 현금 포함)이다. 건물 등 부동산도 없고, 사업을 하는 법인도 없다. 주식만큼 수익률 높은 자산 증식 수단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 한 200억원짜리 건물을 한번 알아보긴 했는데 못 사겠더라. 주식만큼 쉽게 돈 벌 수 있는 수단은 없는 것 같다. 그 돈으로 건물 갖고 있는 저평가 주식을 사는 게 훨씬 좋은 투자방법인 것 같다.”

BYC 주식은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이 75%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주당 가격이 40만~50만원에 달하는 ‘고가주’여서 거래량이 적은 편이다. 보통 하루 거래 규모가 수천만~수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주식을 그는 100억원어치 이상 보유하고 있다.

“분석해보니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전국 각지의 요지에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산 재평가를 전혀 안 하는 회사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못하고, 아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주가와 거래량을 보고 사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 오를지 몰라서, 팔기도 어렵고. 그런데 보통 그런 사람들은 주식 가격이 몇 배 뛴 다음에 사더라. (웃음) ”

BYC의 본업은 '내의 제조 및 판매' 등이지만 그는 BYC가 보유한 부동산에 더 관심을 갖는다. 그는 부동산에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했다. “젊었을 때 부동산 관련 일을 한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은 대체로 ‘자산주’ 성격의 종목이 많다. 거래량도 별로 없고 상당 기간 ‘심심한’ 흐름을 유지한다. ‘저평가 자산주’라는 인식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대부분 ‘도대체 언제 오르냐’라는 반문에 부닥치는 종목들이다. 그는 이런 주식이 “반드시 오른다”고 확신한다. 물론 언제 오를지는 그도 모른다.

“반드시 오른다. 언제 오를지는 솔직히 모르지만, 보통 3~5년 정도 갖고 있으면 안 오르는 경우가 없더라. 혹시 내가 죽을 때까지 안 오르면 아들한테 물려주면 된다.”

그의 투자철학에 ‘손절매(손실이 커지기 전에 매도를 통해 현재 손실을 확정하는 것)’는 없다. “가치투자를 시작하면서 손절매를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극도의 저평가 구간에서 샀다면 주가가 떨어지면 더 사거나 그냥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만약 손절매를 해야 한다면 그건 매수할 때 판단 실수를 한 것이다.”

<사진=김학선 기자>

◆ ‘종근당’으로 가치투자 확신

그가 가치투자에 확신을 갖게 된 종목은 ‘종근당(현재 종근당홀딩스)’이라고 했다. 2000년대 초반 3000원대에 당시 갖고 있던 모든 현금을 ‘몰빵’했다.

“가격과 물량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계속 사 모으면서 3억원 정도 투자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몰빵하게 됐는데, 중간에 주가가 떨어져 평가액이 반토막 난 적도 있다. 이때 주변 사람들이 내 걱정을 많이 하더라. 난 괜찮은데.(웃음) 결국 몇 년 들고 있다가 모두 팔자 10억원 정도 됐던 것 같다.” 그가 판 뒤에도 종근당 주식은 한참 동안 더 올랐다.

이때까지 그는 대부분 한 종목에 몰빵투자 하는 경우가 많았다. 종목을 오랫동안 공부하고 관찰한 뒤 천천히 매수해서 기다리는 것. 이게 그의 유일한 전략이었다. 그는 “금액도 크지 않고 해서 그전까지는 소수의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고 했다.

그는 200만원으로 가치투자를 시작했다. 일단 주식계좌(현금 포함)를 불려나가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10만원도 넣고 20만원도 넣고, 그렇게 저축하는 식으로 여윳돈 생길 때마다 주식계좌에 넣었다. 초반에는 대부분 몰빵투자를 했는데 이게 몇 배씩 올랐다.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근당을 팔아 현금 10억원가량을 확보한 뒤부터는 종목 수도 조금씩 늘려나갔다. 10배 오르는 종목을 말하는 ‘텐배거(ten bagger: 10루타라는 의미로, 주로 투자자가 10배의 수익률을 얻은 주식 종목을 말함)’ 경험도 많았다. 

그는 투자지표 중에 주가순자산배율(PBR: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을 비교적 중시하는 편이다. 물론 바이오·제약 업종은 예외다. 종목 선정 기준을 묻자, 그는 “무조건 ‘저평가’가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PBR을 주로 보기는 하지만 성장 모멘텀도 중요한 기준”이라고 했다.

그는 신규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가장 좋을 때 상장시키는 것 아니겠는가.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3년 지나면 그런 거품들이 빠지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시기를 투자 관점에서 관심 있게 지켜본다.”  

그는 오로지 국내 상장주식에만 투자한다. 해외주식에 투자해본 경험이 없다. 앞으로도 투자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중국 등 외국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휴~그런 걸 어떻게 믿고 하나요. 문제 생기면 알아볼 방법도 없고.”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기 위해선 해당 기업을 탐방해보고 그 기업이 가진 사업장, 보유 부동산 등을 면밀히 조사해봐야 하는데, 외국기업은 이런 과정들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했다.

◆ “아들이 주식 하면 좋겠는데...주식은 무조건 해야”

그에게는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하나 있다. 1957년생인 그는 결혼 후 15년 만에 늦둥이 아들을 낳았다. 그는 아들이 주식을 꼭 했으면 하지만 주식에 관심이 없어서 고민이다.

“내가 공부를 잘 못했다. 연산능력이나 기억력 이런 게 ‘상중하’로 보면 ‘중하’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아들한테도 공부하라는 소리는 당연히 안 한다. 대학은 어디든 상관없는데, 상경계열을 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주식 3년만 가르치면 평생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을 것 같다.”

그에겐 별명이 하나 있다. ‘압구정 교주’. 가치투자를 하면서 압구정 근처에 사무실을 두고 지인들과 스터디를 하곤 했는데, 이때 얻은 별명이다. “스터디하면서 내가 고른 종목들이 잘 오르니까 사람들이 그런 별명을 붙여줬다.”

그의 말대로 그는 공부도 잘 못하고 대학 문턱도 밟지 않았지만 주식투자로만 500억원을 벌었다. 그는 “나 같은 사람도 하는데... 돈 벌려면 주식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만은 강했다고 회고했다.

“우리 어린 시절은 다 못살던 시기 아닌가. 어렸을 때부터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는 부동산, 경매, 공매, 주식 등에 손을 댔다. 자가용 승용차도 경매를 통해 마련할 정도였다. 이것저것 열심히 해봤지만 결론은 ‘주식 가치투자’였다.

그는 “원칙이 하나 있다”고 했다.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것이다.

“내가 머리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뭐 하나 시작하면 그것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좋은 투자 대상 기업을 찾기 위한 공부는 내가 누구보다 많이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슈퍼마켓을 10년 동안 운영할 때도 가게 문을 닫은 날은 가까운 분이 돌아가셨던 이틀뿐이다.”

항상 주식시장을 보고 있지만 전체 시황이나 거시 지표에는 큰 관심이 없다. “내가 투자한 기업, 투자할 기업의 가격이 중요하다. 물론 주식 비중이 높을 때 외부 충격이 와서 내가 가진 주식도 같이 떨어지면 방법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위기는 다 지나가더라. 그냥 좋은 회사 연구하고 발굴해서 꾸준히 투자하는 게 답인 것 같다.”

 

<사진=김학선 기자>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힘 대선후보 김문수 56.53% 득표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당직자들과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5.05.03 photo@newspim.com   2025-05-03 17:28
사진
李 파기환송심 서울고법 재판장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낸 지 하루 만에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을 맡을 재판부와 첫 공판기일이 정해졌다. 서울고법은 2일 오후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에 배당했다. 또 이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소환장 및 기일통지 발송에 이어, 집행관 송달을 촉탁했다. 집행관 송달은 우편송달이 되지 않을 때 진행하는 특별송달이다.  서울고법의 선거사건 전담 재판부는 형사2부, 6부, 7부 3곳인데 이 후보의 기존 항소심 재판부인 형사6부는 배당 대상에서 제외됐고 6부의 대리 재판부인 형사7부에 배당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이재권 재판장, '민주당 돈봉투' 등 사건 맡아 해당 재판부는 '민주당 돈봉투'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만 전 의원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 씨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밖에 폐수 불법 배출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관련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조국혁신당 전략위원장(전 부부장 검사) 사건도 맡고 있다. 해당 재판부는 이재권(사법연수원 23기) 부장판사와 박주영(33기)·송미경(35기) 고법판사로 구성됐다. 재판장은 이 부장판사가, 주심은 송 고법판사가 맡는다. 이 부장판사는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1997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서울행정법원 판사, 제주지법 부장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 부장판사는 2005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 2006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판사, 2021~2024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용훈·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인 2010년~2012년에는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로도 근무했다. 박 고법판사는 서울과학고등학교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서부지법 판사, 수원지법 판사,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올해 2월 서울고법에 부임했다. 송 고법판사는 부산서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2006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남부지법 판사, 부산지법 판사, 인천지법 판사 등을 거쳐 2022년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인 2019년~2022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첫 파기환송심 15일...李 불복 뒤 재상고 가능성 커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은 오는 15일 오후 2시로 지정됐다. 이날 사건이 배당된 지 약 한 시간 만에 재판부가 기일을 지정하면서 이 후보 사건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후보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할 것으로 보여 오는 6월 3일 대선 전 최종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법 전합은 전날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한 발언,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의 압박 내지는 협박이 있었다고 한 발언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에 해당해 허위사실공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하위직이라서 몰랐다는 발언과 함께 골프 발언을 듣는 일반 선거인으로서는 출장은 같이 갔지만 함께 간 해외줄장 기간에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며 "그런데 피고인은 김씨 등과 함께 간 출장 기간에 골프를 친 것이 사실이므로 이 발언은교유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을 들어 용도지역 변경을 압박했다'는 취지의 발언과 '국토부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거나 추상적인 의견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결은 기속력이 있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은 이를 뒤집을 만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시되지 않는 이상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 후보에 대한 추가 양형 심리를 거쳐 유죄를 선고하게 된다. 이 후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은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shl22@newspim.com 2025-05-02 18:5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