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행' 18살 둘째딸 수진이, 한 집안의 가장 역할 톡톡히…"대학 합격하고도 가족들 위해 고민"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동행’은 12일 저녁 6시15분 제86회 ‘고마워 수진아’ 편을 방송한다.
이날 ‘동행’에서는 열 여덟 살에 한 집안의 가장으로 꿋꿋이 살아가는 수진이의 사연을 소개한다.
아버지의 강압으로 학교를 그만두어야만 했던 딸이 있었다. 원하지 않았던 선택은 평생 후회할 기억으로 남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후회할 이유를 만들지 않기로 결심한 수진이. ‘자퇴생’의 편견을 벗어나기 위해 공부를 멈추지 않았고, 검정고시에도 합격했다. 좋은 소식은 계속 이어져, 수진이가 원하는 대학에도 진학의 길이 열리게 된다. 합격자 발표일, 수진이는 전화기를 들고 한참을 울었다.
이제 서산의 한 소녀는 내년이면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수진이는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오면서 잔뼈가 굵었고, 씩씩하고 당당함은 기본이 되었다.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시간만큼 부지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수진이의 노력만큼 결과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녀의 곁에는 지켜줘야 할 가족들이 있다. 원하던 합격증을 앞에 두고도 대학에 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지만, 어두운 부분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 수진이는 지금은 그저 바쁘게 살면서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 볼 뿐이다.
◆‘행복’, 열여덟 가장 수진이가 꿈꾸는 이유
수진이는 언젠가부터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맏딸인 언니도 있고, 엄마도 있지만, 집안의 가장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수진이. 아버지 때문에 자퇴를 겪은 수진이는 한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홀로 있는 시간이면 좌절감이 더해져 나쁜 생각만 들었다.
그러나 수진이는 그 시간을 잘 견뎌 냈다. 이왕 주어진 시간이라면 누군가를 탓하지 말고, 가족을 위해 쓰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일을 시작했고, 그녀의 아르바이트 비용은 가족의 생활비를 위해 엄마의 손에 보태졌다.
일을 마치고 고단한 몸으로 방에 쓰러지는 것이 일상인 수진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행복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애교 많은 동생들은 언니들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즐겁고, 맏딸 수빈이는 수진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나무다. 가족들이 수진에게 크게 보답하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무엇보다 자신이 보태주는 돈으로 엄마가 힘을 냈으면 하는 수진이는 내가 힘들 때 언니에게 기대는 것처럼, 엄마에게도 기댈 나무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수진아, 이제는 네 꿈을 펼쳐라!
엄마는 남편의 폭력을 피해 아이들과 함께 도망쳐 왔지만, 좋은 부모가 되어주지 못한 미안함은 항상 마음에 남는다. 혼자서 생활을 책임져보려 했지만,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었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그녀에게 빛이 되어준 것은 둘째 수진이. 둘째 딸이 집안의 가장 역할을 자처하면서 가족의 삶에도 조금씩 행복이 스며들었다. 남들 같은 부모가 되어주지 못했지만, 딸은 오히려 엄마를 생각해줬다. 딸의 그런 모습이 벌써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파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딸이 대학에 합격하게 됐다. 엄마의 수입만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수진이가 메워줬지만, 엄마는 이제 수진이가 자신의 삶을 살도록 응원해주고 싶다.
한편, KBS 1TV ‘동행’은 매주 토요일 저녁 6시15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