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보람 이성웅 기자] SNS 소통이 대세인 요즘,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20만(주최측 집계) 인파가 모였다.
대의 민주주의가 자리잡았다고 평가받는 한국에서 이같은 대규모 시위대가 모인 까닭은 무엇일까. 더욱이 온라인 공간을 제쳐둔 채 오프라인에서 말이다.

혹자는 아날로그의 부활이라고 말한다. 실제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학사 특혜 의혹을 고발한 대자보 한 장이 최순실 사태를 촉발시킨 원인 중 하나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아날로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집회에선 최순실 사태로 헌정 질서가 파괴됐다는 분노의 외침이 나왔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대학입시와 병역 문제다. 정유라의 대입 과정에서 각종 부정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가 하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의 꽃보직 논란은 공정사회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져버렸다. 쉽고도 민감한 사안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 5060 중장년층 등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했다.
어린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김모(47) 씨는 “민주주의의 뜨거운 현장인 만큼 딸에게도 체험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49‧여) 씨는 고 백남기씨 사망사건에 대해 “온 국민이 언제든 당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같이 슬퍼할 뿐 아니라 분노해야 할 일”이라며 집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날은 백남기씨 영결식도 같이 진행됐다.
그렇다고 SNS의 역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동력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소통과 공정성에 대한 분노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SNS를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이슈를 공유하고 소통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오프라인 시위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성숙한 시위문화도 돋보였다. 김주호(31) 청년참여연대 간사는 “예전에 ‘시위’라고 하면 리더가 이끄는 ‘가두행진’과 ‘화염병’ 투척 등 물리적 충돌이 그려졌지만 요즘은 ‘촛불’로 대표된다”며 “예전에는 오피니언 리더 혹은 시민단체 등 조직적으로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평범한 시민이 직접 주도하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권에서 가장 아쉬운 불통에 대한 목마름이 시민들을 대규모 집회로 나가게 한 주요 요인 같다”고 덧붙였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는 ‘유모차부대’와 ‘예비군부대’가 돋보였다. 당시 시위는 먹을거리라는 쉬운 주제였다. 그러면서 국민 건강과 밀접했다.
당시 대학생 예비군부대로 촛불집회에 참여한 회사원 신모(31)씨는 “과연 국가가 국민을 잘 보호하고 있는 것인가에 의문을 품고 거리로 나왔다”고 회상한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과 같이 예비군으로서 국민을 보호해주고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과 진압하는 경찰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영수 한양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시위의 목적은 의견을 표출하는 것에 있다. 지금까지의 집회문화를 살펴봤을 때, 목적을 훼손시키는 몇몇의 과정들 때문에 논점이 흐려지는 사례를 통해 국민들이 학습효과를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녀노소 불문 집회 참여층이 다양해지면서 편향적 의견들이 왜곡돼 전달될 가능성이 줄고 지속가능한 집회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이성웅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