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극장' 농사로 7남매 거둔 아흔살 최세태 할아버지…"총생들아 잘 살거라"
[뉴스핌=정상호 기자] ‘인간극장’에서 농사를 지으며 칠남매를 거둔 최세태 할아버지, 강기순 할머니의 행복한 일상을 소개한다.
7일부터 11일 오전 7시50분에 방송되는 KBS 2TV ‘인간극장’ 총생들아 잘 살거라 편에서는 구순의 할아버지 최세태 옹의 가족 이야기를 전한다.
딸 생일에 축하금 얼마, 택배 송금 얼마…. 꼼꼼히 가계부를 적고, 깨를 털고 감을 땄다는 일기를 적는 최세태 옹의 나이는 올해로 구순이다. 그 나이에도 안경 없이 신문을 읽고, 밤마다 멀리 있는 자식들에게 문자로 안부를 묻는다.
결혼도 한 자식들에게 기념일마다 축하금을 보내는 멋진 아버지. 그러나 당신은 여덟 살에 아버지를 잃고 혼자된 어머니와 두 살 동생과 함께 가난한 시절을 살았다.
공부도 원 없이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짚신 신고 소학교 다닌 건 몇 년, 그 후 아버지는 일찍 혼자된 어머니의 든든한 ‘곁’이었고, 여섯 살 어린 동생에게는 아버지였다.
뿌리는 것 모두 쑥쑥 키워내, 농사로만 아들 넷 대학 보내고 딸들 공부 시켰다. 그래서 아버지의 별명은 ‘프로 농사꾼’. 아흔이 된 지금은 힘이 부친다고 논농사는 작파했다지만, 아직도 잘 정돈된 뒷마당에는 깨부터 고구마, 콩과 마늘까지 없는 게 없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그 많은 자식에게 계절마다 기름 한 병, 쌀까지 모두 보내줬다.
천하의 농부인 최세태 할아버지는 4~5년 전부터 살림까지 시작했다. 마늘을 다지고, 소고기를 넣어 떡국도 끓이고, 텃밭에서 따온 싱싱한 고추를 반으로 갈라 쌈장을 정성스레 넣는 다정한 남편이다. 이 모든 게 70년 지기 아내 강기순(87)을 위한 것이다.
나이 열일곱에 시집온 아내는 봄을 기다리는 여자였다. 일이 하고 싶어 겨울이 싫었다던 아내가 5년 전 갑자기 쓰러졌다. 남편과 밭을 누비던 튼튼한 두 다리는 70년을 일하느라 무릎 연골이 다 닳았고, 쓰러진 후에는 초기 치매증상까지 찾아왔다.
겨우 엉덩이로 기어 다니는 아내를 위해 늙은 남편 최세태 옹은 침대와 식탁을 치워버렸다. 오로지 아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활이 5년째, 일찍 잠드는 아내를 위해 전등불을 끄고 머리에 작은 랜턴을 끼고 책을 읽는다. 그 지극정성 덕분일까. 아내의 치매는 악화되지 않았고, 요즘은 남편이 일하고 있으면 곁에 나와 있다.
강기순 할머니가 쓰러지고부터 칠 남매는 순번을 정해 고향 집으로 달려온다. 오가며 냉장고를 채워주는 솜씨 좋은 큰딸은 엄마의 전속 미용사, 둘째 딸은 목욕관리사가 됐다. 한 명이 오면 광양, 강경, 서울, 저녁이면 서넛이 모이는 일이 다반사다.
“제발 일 좀 그만두시라”는 자식들 성화에도 밭으로 향하는 만년 농부 아버지 최세태 옹. 그런 아버지를 응원하는 건 평생 단짝 어머니다.
아들 넷을 줄줄이 대학까지 보냈지만, 나중에 밑에 딸들이 대학을 가야 할 때는 부모님도 힘에 벅찼다. 대학입학을 한 딸에게 ‘이미 대학에 간 오빠들이 넷이다’라고 한 날을 아버지 평생에 가슴 아픈 기억. 그래서 몇 해 전 그 딸이 뒤늦게 대학 공부를 한다고 했을 때 첫 등록금을 대주기도 했다.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여전히 못해준 것만 생각하는 부모님. 그러나 자식들은 부모님의 사랑이 감사해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엮어 책을 냈다.
제목은 아버지가 입에 바르도록 자식들에게 말한 한마디, ‘총생(후손)들아 잘 살거라’이다.
최태세 할아버지는 밤낮으로 손 맞춰 일하며 키운 칠 남매와 손주들까지 5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 “바라는 건 오로지 총생들의 행복”이라는 노부부의 가을 이야기를 ‘인간극장’에서 전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