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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 갖춘 핀란드, 투명정보가 주민설득 '한몫'

기사입력 : 2016년09월28일 11:00

최종수정 : 2016년09월28일 13:16

안전 확보 위해 지하 450~500m파서, 45㎞ 터널 뚫고
지역주민 "정부 믿는다…보상으로 해결하면 안돼"

[에우라요키=뉴스핌 이진성 기자] #우리 정부는 고준위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에 관한 계획 방안을 마련했지만, 정치권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 지진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임시저장시설보다는 고준위방폐물을 영구처리할 시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진척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주요 국가들의 사정은 어떨까. 최근 세계 최초로 고준위방폐물 처리시설을 갖추기로 한 북유럽 발트연안에 위치한 스칸디나비아 국가인 핀란드를 찾았다. 현지 방문을 통해 얻은 결론부터 말하면, 고준위방폐물 시설을 갖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에서 3시간30분 정도 버스로 이동하면 에우라요키시에 위치한 올킬루오토(Olkiluoto) 섬이 나온다. 원전 2기가 운영 중인 이곳에는 이르면 2020년, 세계 최초의 고준위방폐물 처리시설이 갖춰진다. 원전 지역이라는 편견과는 다르게 올킬루오토의 자연경관은 매우 수려하다. 산림과 어우러져 바다에 둘러싸인 원전 시설이 그림처럼 보일 정도다. 

에우라요키 올킬루오토 섬에 자리잡고 있는 올킬루오토 원자력 발전소.<뉴스핌=이진성 기자>

시설을 방문하자, 책임기관인 포시바 솔루션(POSIVA solutions)의 낌모레흐또(Kimmo Lehto) 세일즈 매니저가 시설 안내를 시작했다. 가동 중인 원전시설부터 고준위방폐물 시설 등을 세밀하게 설명했다.

세계 최초로 고준위방폐물 처리시설을 갖추게 된 것에 대해 낌모레흐또 매니저는 "국민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기 때문이다"고 답변했다. 이어 "무리하게 원전 관련 시설을 설치하면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우리는 마감시한을 정해놓지 않고 동의해줄 때까지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최고 수준의 기술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우리가 안전한 시설을 갖출 수 있는 지 궁금해한다"면서 "하나하나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선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기술력을 자랑하듯 그는 방폐물 관리를 위한 외장은 구리, 내장은 주철로 이뤄진 이중 구조 처분용기와 이를 활용한 다중방벽(KBS-3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사용후핵연료를 원천 봉쇄해 지하 400~500m 심층지하에 직접 처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고준위방폐물 처분시설로 전환되는 '온칼로 지하연구시설'을 탐사해보기로 했다. 탐사는 자동차로 지하 473m 부근까지 이동해 둘러보는 것으로 정했다. 안전을 위해 헬멧과 조끼, 장화, 산소통 등을 착용하고 나서야, 자동차에 오를 수 있었다. 지질학자인 유하니 노로깔리오(Juhani Norokolio) 박사의 안내로 지그재그로 이어진 10m 폭 남짓한 터널을 15분 정도 지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온칼로 지하연구시설.<뉴스핌=이진성 기자>

터널은 지하 곳곳에 다양한 경로로 길을 내고 있었는데, 터널마다 10m간격으로 이어진 원형모양의 구멍이 눈에 띄었다. 이 구멍에는 방사성폐기물을 담은 이중 구조 처분용기가 묻혀지게 된다. 유하니 노로깔리오 박사는 현재까지 16개의 구멍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2600여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재 5km에 불과한 터널 길이를 최종적으로 45km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하 곳곳에서는 다양한 실험들도 진행되고 있었다. 한 터널은 점토로 구성된 암석인 벤토나이트로 막아놓는가 하면 또 다른 곳은 돌을 섞어 채워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미 온칼로 연구시설은 바다주변의 지하 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에 35L 정도의 물만 나올 정도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하지만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더 나은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유하니 박사는 "이곳은 그동안의 지질조사 및 실험 등을 통해 지형변화가 없는 한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지역주민들도 안전성에는 문제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약 한시간의 시설탐방을 마치고 15분 정도 떨어진 시내를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방폐물 시설관계자들의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우라요키 토박이라고 자청한 지역 초등학교 선생님인 미까 라빨라(52)씨는 "고준위방폐물 처리시설이 안전하다는 것에 100% 신뢰하고 있다"면서 "청문회와 미디어 등을 통해 모든 정보를 오픈하고 있고, 항상 연구를 통해 철저히 하겠다는 관계자들의 말을 믿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지역 주민인 유하나(30)씨도 "고준위방폐물 처리시설은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다"면서 "안전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모두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답변이 이어지자, 고준위폐기물 시설과 관련해 금전적인 보상을 받은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들은 모두 "금전적으로 보상해준다고 했으면 정부를 신뢰하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위험성이 있는데 돈으로 해결하려는 자체가 이상한 콘셉트 아니냐"고 반문했다. 물론 일부는 인터뷰를 거절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지만, 대부분은 주민들은 이들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핀란드 정부가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소통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고준위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에 관한 계획을 놓고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채 정치권 등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만 엇갈리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이 '투명한 정보 제공'의 부재는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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