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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업종] 3천년 중국문학 스마트폰만나 르네상스, '웹소설 열풍'

기사입력 : 2016년08월10일 16:48

최종수정 : 2016년08월10일 18:09

웹소설독자만 3억명, 리메이크 열풍, 게임·영화 업체 묻지마 투자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9일 오후 6시0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승환 기자] 3000년 역사의 중국 문학이 모바일과 만나 새롭게 꽃을 피우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문학을 소비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현재 중국의 ‘웹 소설’ 독자 수는 3억명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동시에 대형 오프라인 출판사의 1년 출판량에 해당하는 1억8000만자(字) 분량의 작품이 매일 새롭게 등장하며 시장의 파이를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올해 중국의 웹 소설시장의 규모는 최대 90억위안(약 1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웹 소설의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한 콘텐츠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 문학 작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 드라마, 게임들이 불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웹 소설 리메이크’가 중국 문화 산업 전반 관통하는 하나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방영된 시청률 기준 상위 10개 드라마 중 4편이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이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웹 소설이 중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가치가 높고 파급력이 큰 콘텐츠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출처: 아이리서치>

◆스마트폰 이용자 2명 중 1명이 웹 소설 독자

지난 2015년 중국의 웹소설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25% 늘어난 70억위안(1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 3년 연속 20% 넘는 증가세를 기록하며, 4년 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성장했다. 올해는 이 수치가 사상처음 9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시에 웹소설 소비자수도 2억9000만명을 돌파, 올해 3억명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전체 인터넷 시장 규모가 7억명인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 사용자의 2명 중 1명이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웹소설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웹소설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대형 인터넷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3월 텐센트가 셩다원쉐(盛大文學)와 손잡고 중국 웹소설 서비스 업체인 ‘위에원그룹(閱文集團)’을 출범시킨데 이어, 한달 뒤인 4월에는 알리바바가 자체 웹소설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웹소설 시장 점유율은 각각 1위,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텐센트의 경우 지난 상반기 이용자수가 6억명에 돌파한 상태이며, 플랫폼에서 활동중인 작가만 4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판 구글 바이두 역시 자체적인 웹소설 플랫폼을 통해 18만여개의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조회수가 수천만건을 넘어서는 웹 소설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스타작가들의 몸값도 천문학적으로 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텐센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웹소설 작가 탕샨산먀오(唐山三秒,필명)로, 지금까지 누적 인세 수입만 1억1000만(190억원)위안에 육박한다. 몇 년째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대표작인 판타지소설 더우뤄다루(鬥羅大陸) 시리즈의 조회수는 지난해 이미 6000만건을 돌파한 상태다. 8월 초 기준 중국 3대 웹소설 서비스 사이트 중 하나인 촹스왕(創世網)에서 인기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웹 소설 저텐지(擇天記)의 누적 조회수는 25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웹소설 독자의 약 80%가 20~30대에 분포돼 있다. 과거 TV와 PC의 영향으로 책에서 점점 멀어졌던 젊은 층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다시 문학을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고속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30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웹 소설은 영화, 드라마, 게임, 캐릭터 시장으로 파생되며 다양한 경제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중국의 웹소설 열풍은 단순히 기존의 오프라인 독서 수요를 온라인으로 전환시키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웹 소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의 보급으로 웹 소설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전통 출판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아 온 무협, 판타지, 로맨스 장르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소설 리메이크 열풍, IP가격 1000억원 상회

웹 소설의 IP를 확보하기 위한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기 웹 소설 작품을 기반으로 한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이 불패행진을 이어가면서 웹 소설 리메이크’가 중국 문화 산업 전반 관통하는 하나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여름 중국 드라마 시장을 뜨겁게 달군 무협 드라마 화첸구(花千骨)다.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지난해 6월 9일 첫 방영을 시작으로 1억 5000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 모으며 일요일 저녁 황금 시간대를 장악했다. 동시에 게임도 초대박이 났다. 롤플레잉(RPG) 장르로 만들어진 이 온라인 게임은 외주 형식으로 급조했다는 평가에도 불구, 이용자가 몰리며 제작비 대비 100배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첫음 한달에만 누적 접속자 수가 2억명을 돌파했다.

당시 화첸구의 IP를 보유하고 있었던 츠원(慈文)미디어는 웹 소설 한편을 통해 수백억원을 벌어드리며 중국 웹소설 IP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 회사는 그 후에도 웹 소설 랑야방(瑯琊榜)을 발굴, 드라마화와 게임화에 성공하며 거액을 손에 쥐었다.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에서 ‘랑야방: 권력의기록’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아울러 현지 업계에 따르면 츠원미디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량야방의 후속 작품 '랑야방2' IP의 몸값이 무려 10억위안(1800억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 전문가를 인용 “지난 몇 년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파이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콘텐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때문에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웹소설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해 업체들이 묻지마 식으로 돈을 쏟아 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동시에 높은 투자수익을 노리는 투자기관들도 황금알을 낳는 웹 소설 시장에 손을 데기 시작하면서, 웹 소설 IP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치솟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텐센트 산하의 웹소설 서비스 업체인 치뎬왕 한곳에서 서비스된 웹소설의 수는 143만개에 육박한다. 반면 지난 2014년 기준 중국산 드라마는 단 429편에 불과했다. 2015년 2분기 기준 중국의 모바일 게임 숫자도 7000개 수준이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편 씩 쏟아지는 풍부한 웹소설 IP자원에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컨텐츠들의 성과도 눈부시다. 지난해 중국에서 방영된 화첸구, 랑야방 등 웹 소설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10편의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누적 조회수는 무려 665억건에 달했다. 또한 대표적인 웹 소설 기반 애니메이션 작품인 저톈지와 망황지(莽荒紀)가 각각 2700만, 2100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박스오피에서도 1년새 20억위안을 쓸어담았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 모바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 소설을 기반으로 한 파생 콘텐츠들의 성공은 중국 IP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미디어 업계의 기술력과 자본이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인기 IP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신문출판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중국의 IP 거래 시장의 규모는 모바일게임, 영화,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성장에 힘입어 1조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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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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