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오는 9월 공매도 잔고 공시제도 법제화를 앞두고 운용회사들이 울상이다. 예정대로 법 시행령이 마련될 경우 투자 전략노출은 물론이고 공시 담당 인력을 둬야할 만큼 비용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공매도 잔고 보고의무를 법률로 제재 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오는 23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구체적인 시행령을 마련, 오는 9월 시행될 예정이다.
공매도 잔고 보고제도는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현재는 상장된 종목의 공매도 물량이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0.01%를 넘을 경우, 투자자가 금융감독원에 이를 보고하도록 돼 있고 해당 정보는 금감원 내부에서만 참고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법률로 공매도 잔고 보고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관 투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 획득 기회가 적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번 공매도 공시 법률화는 소액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위해 마련된 법안"이라며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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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공시제가 시행되면 기관투자가들은 어떤 종목에 대해 얼만큼 공매도를 시행했는지에 대해 보고할 법적 의무가 생긴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에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부분은 시행령에서 확정될 보고기준이다. 최초 보고기준 및 변동보고 기준이 빠듯한 데다 인적사항까지 모두 공개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종훈 의원이 마련한 초안대로 시행령이 마련된다면 발행주식총수의 0.5% 이상 공매도 잔고를 보유할 경우 인적사항 및 잔고비율을 공시해야 하고 0.1% 이상 변동시에도 알릴 의무가 생긴다. 공시를 하지 않거나 허위로 공시했을 경우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기준은 이미 공매도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유럽이나 일본의 기준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현재 유럽과 일본은 발행주식총수의 0.5% 넘게 공매도 잔고를 보유했을 때 이를 의무 보고해야 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 규모가 1조원 가량 된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모든 코스닥 종목과 코스피 대다수 종목에 대한 보고 의무가 생긴다"며 "투자전략이 노출될 뿐더러 공시를 위한 전담 인력을 둬야할 정도라 비용이 부담된다"고 불평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8일 기준 1조1100억원 규모로 국내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000억원대, 브레인자산운용이 2900억원대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다.
그는 또 "가뜩이나 시장질서교란행위 단속 강화로 리서치가 어려운데 숏리스트가 공개되면 우리가 숏을 친 기업에서는 정보를 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따라서 구체적인 시행령에 익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기본적으로 공매도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들과 공유해야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누가 얼만큼 팔았는지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소한 익명성은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당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게 홍콩이다. 홍콩에서는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잔량을 1주 단위로 공시하고 있지만 해당 공매도 주체에 대한 공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시행령에서 이같은 업계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 지 여부가 향후 관심사다.
한편 공매도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롱숏전략을 펼칠 때 주로 활용하는 투자 방법 가운데 하나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싼 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금액을 갚는 방식이다.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의 몇몇 개인 주주들이 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반발하면서 이슈가 됐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