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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이중고'…선거구는 없고 선거규정은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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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선거법 규정에 "선관위 자문 받아야 안전"

[뉴스핌=정재윤 기자] 여야의 선거구획정 합의 실패로 선거구 공백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 뛰어든 정치신인(예비후보)들이 복잡한 선거운동 규정이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예비후보들이 선거구 미획정과 더불어 복잡한 선거운동 규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비후보가 벌일 수 있는 선거운동은 실질적으로 명함 배부와 선거사무실 외벽에 부착하는 현수막 정도다. 이 외에 선전물을 발송할 수 있으나, 예비후보의 선전물 배포는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지역구 세대수의 10%에만 발송 가능하다는 제약을 받는다. 현역 의원의 경우 의정보고서 배포에는 이 같은 제한이 없다.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진 한 예비후보는 “예비후보는 사실상 명함 돌리기 외에는 일체 다른 활동을 할 수가 없다. 워낙 예비후보에 대한 제약요건이 많아서 항상 선관위에 문의해 적법한지 아닌지 물어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 양천갑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는 "선거구 획정도 안 돼 있을 뿐더러 예비후보에 대한 선거운동 제약 조건까지 많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예비후보들은 사실상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명함 배부를 위해 매일같이 지역구를 돌고 있으나 자칫하면 위법이 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노심초사다.

공직선거법 제60조 3의 제1항 제2호를 보면 예비후보자는 자신의 성명, 사진, 전화번호, 학력, 경력 등을 게재한 명함을 유권자에게 직접 주거나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다만 '지하철역 구내 그 밖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다수인이 왕래하거나 집합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주거나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가 붙는다.

그러나 ‘지하철역 구내’라는 조건도 까다로워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지하철역사 내 통로, 개찰구 밖 매표소 부근, 개찰구 안의 승강장 등은 지하철역에 포함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반면 지하상가 등은 지하철역과 바로 맞닿아 있음에도 ‘지하철역 구내’에 포함이 안 돼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또 선박, 정기여객자동차, 열차, 전동차, 항공기의 안과 그 터미널 구내, 병원, 종교시설, 극장 안 등 선관위가 정한 장소에서는 명함을 주거나 지지를 호소하면 안 된다. 종교시설의 경우 울타리 안에서의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다.

공직선거법 제106조 제1항은 ‘호별방문 제한’ 조항으로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해 호별로 방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제2항에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관혼상제의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와 도로, 시장, 점포, 다방, 대합실 기타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바로 제2항의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란 애매한 규정도 자칫 위법이 발생하기 쉬운 대목이다. 관공서 등에서 선거운동을 할 경우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는 민원실 등으로 제한된다. 민원실이 아닌 사무실 등지에서 명함을 배부하면 위법이 되는 것이다. 

경기 남양주을에 출마한 최민희 더민주 의원은 지난 14일 남양주 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시청 사무실에 들러 인사를 하고 명함을 전달해 선거법 위반 의혹을 샀다.

의정부을에 출마한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지난 6일 오후 의정부 시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뒤 시청 사무실을 방문해 공무원들에게 명함을 주는 등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아 다르고 어 다른’ 선거법 조항에 대해 서울 한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 측 관계자는 “워낙 규정이 모호한 부분이 많아 선거운동 기간에는 매일 선관위에 전화해 위법 여부를 확인하는 게 일”이라고 호소했다.

관계자들은 선거운동 시 항상 선관위의 자문을 먼저 구한 후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위법에 대한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도 행정법규인 선거법에서는 처벌 대상이 된다. 선관위의 자문을 구하는 등 공적인 유권해석 없이 단독적인 판단을 해 위법 사항이 발생하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황정근 변호사는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선거법 조항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후보자 본인이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선관위 자문을 받아야 위험성이 없다. 실제로 선관위도 그걸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실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비후보 사무실에 공보물을 발송하는 듯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재윤 기자 (jyju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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