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조선, 건설 등 수주산업의 '잠재부실'로 지목되는 미청구공사 금액(매출로 인식한 공사 금액 중 발주처에서 받지 못한 금액)의 회계처리 적정성을 집중 감리한다. 2·3분기 4조원의 넘는 적자를 한꺼번에 인식해 ‘회계절벽’을 일으킨 대우조선해양이나 분식회계로 적발된 대우건설의 사례를 방지한다는 차원이다. 감리란 재무제표와 감사인(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가 회계처리 및 회계감사 기준에 부합하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3일 내년도 4대 중점 테마감리 회계 이슈로 미청구공사 금액의 적정성, 비금융자산 공정가치 평가, 영업현금흐름 공시의 적정성, 유동·비유동 분류의 적정성 등을 선정했다. 테마감리는 시의성 있는 특정 회계 사안을 사전에 예고해 기업이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부터 주의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내년 6월에 2015회계연도에 대한 재무제표가 공시되면 테마감리 회사를 선정하고 7월에 감리에 착수한다.
우선 수주산업 회계와 관련, 미청구공사(초과청구공사) 금액의 적정성을 집중 점검한다. 최근 건설·조선업종에서 공사진행률 과대산정과 평가 적정성 문제로 회계의혹이 불거져서다. 미청구공사금액은 조선, 건설사가 발주처에서 아직 받지 못한 돈으로 자산으로 분류되는데, 수주처가 공사진행률 조작 등의 수법으로 매출을 부풀릴 우려가 있다. 수주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상품 인도가 아니라 공사진행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가령 A사는 공사가 50% 진행돼 발주처에 이 대금만큼 청구하고 회계상으로 진행률을 80%로 부풀려 차액인 30%를 미청구공사(매출)로 처리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후 미청구공사 돈을 받지 못하면 손실이 급증한다는 점이다. 미청구공사금액을 ‘잠재부실’로 보는 이유다.
비금융자산의 공정가치 평가는 최근 유가, 원자재 가격이 급락추세에 있지만 이를 취득원가로 과대 평가할 유인이 있다는 지적을 고려했다. 또 기업의 주요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현금흐름표상의 영업현금흐름의 적정성도 포함됐다. 이는 기업평가나 대출심사시 현금 창출능력 지표로 중요하게 평가돼 회계조작이 일어날 유인이 큰 부분이다.
이 밖에 1년 이내에 현금화되거나 현금상환되는 것을 기준으로 나누는 자산/부채의 유동, 비유동 분류도 집중적으로 살핀다. 최근 한계기업이 단기채무지급능력이 양호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유동성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빅배스(한꺼번에 잠재부실 털기)는 모든 계정과목과 관련돼 있어 테마감리 이슈에서 제외했다. 대신 '회계절벽'을 막기 위해 분기중 전분기 대비 일정금액의 손실을 반영한 기업은 심사감리(공시를 검토해 특이사항을 추출)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한편, 회계 의혹을 사고 있는 회사 스스로 감사인 교체를 금융당국에 요청하는 '감사인 자율지정'을 신청하는 기업에는 예외적으로 중도에 감사인 변경을 허용하고 당해연도 감리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신청 대상도 테마감리 이슈에 한정하지 않고 회사가 부정적인 회계처리에 대한 의혹을 해소할 목적 등으로 확대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