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가 미국의 금리인상 변수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세계경제의 발목을 붙잡았다. 관광산업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위축은 심화되고 유럽연합(EU)의 통화완화 정책은 가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높아지고 신흥국 증시는 등락을 반복하며 글로벌시장의 변동성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세계경제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까? 뉴스핌이 올해 민선 지방자치 20주년과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아 광역단체장들을 만나 ‘한국경제와 통일의 길을 묻다’ 릴레이인터뷰 기획을 마련한 이유다. “야당과 연정으로 상생해 일자리를 늘렸다”는 남경필 경기지사를 이영태 선임기자가 지난 16일 만났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해 민선6기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자마자 야당이 주도하는 도의회와의 연정을 제안하고 동거정부를 꾸렸다. 연정은 권력분산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효율성은 떨어지지 않느냐고 묻자 남 지사는 “제 철학은 권력분산이다. 권력은 점차 분산돼야 하며 분산된 권력이 서로 협업하는 것, 이게 시대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연정’으로 대표되는 남 지사의 소통은 3.0까지 진화된 상태다. 1.0은 야당, 2.0은 경기도 내 시·군, 3.0은 제주도와 강원도 등 다른 광역지자체와의 연정이란다. 소통의 면과 대상을 넓혀가기 위한 수단이 연정이며, 주어진 권한을 쪼개 나눠 갖고 서로 잘 하는 분야를 협업하는 형태가 남 지사가 지향하는 ‘오픈플랫폼’으로서의 경기도다.
연정의 어려움과 성과를 묻었다. “연정을 처음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잘 될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한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경기도 연정이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지만, 도민을 행복하게 하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 야당 의원들과 늘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성과는? “성과라면 연정을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경제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정치적 불확실성이며 도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정치권이 싸움 안하고 협력하면서 상생해 나가는 것이다.”
◆ 취임 1년 동안 일자리 19만1000개 창출…전국 48% 차지
지난해 7월 취임한 남 지사의 지난 1년간 일자리 창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9만1000개라는 취업자 증가수로 쉽게 증명된다. 남 지사는 “이는 같은 기간 전국에서 증가한 취업자수 40만개의 48%가 경기도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광교밸리 창업허브 조성 등 173개 일자리 사업에 8조4269억원을 투자하는 일자리 70만개 창출 종합계획을 수립해 매월 핵심과제별로 일자리 전략회의를 도지사가 직접 주재하는 등 일자리 정책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왔다”며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5월 고용노동부 주관 ‘201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종합대상을 수상했다”고 자랑했다.
어려운 연정의 길을 가는 남 지사의 궁극적인 목적이 뭘까?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복잡한 사회적 난제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가 아니라, 대화하고 협업하는 ‘상생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연정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경기도가 정치구조의 성공 모델을 만들면 대한민국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답변은 정치인 남경필이 이루고 싶은 꿈과 직결된다. 그는 “양당제 대한민국 정치구조를 바꾸고 싶다. 대한민국이 직면해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는데 그중 제일 고질적이고 안바뀌는 게, 반드시 바꿔야 하는 게 정치구조”라며 “대한민국이 주춤하고 있는데 침체기를 확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정치구조 개혁부터 시작해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해나가면서 그 힘으로 그걸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통일도 지금 같은 권력구조, 정치구조 갖고는 못한다”며 “양당제 대통령제 갖고 북한이 남한과 통일하려고 할까. 지금 구조로는 분산하고 포용하는 정치가 안된다”고 단언했다.
◆ “현재 권력구조 개혁해야 남북통일도 가능”

오랜 기간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동하다 도백으로 데뷔한 남 지사가 보는 한국 지방자치는 어떨까? “한국 지방자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도 시행 20년이 지난 지금도 열악한 2할 자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행정 권한과 재원의 80%가 중앙에 집중돼 있다. 더욱이 지방의 재정자립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5년 70.3%에 달했던 도 재정재립도가 지난해 48.7%에 그쳤다. 중앙정부는 또 법령의 범위 안에서만 조례제정이 가능하다는 지방자치법을 근거로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으로 자치 사무를 통제하고 있다.”
열악한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선 “최근 중앙과 지방정부 간 복지예산 문제는 지방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책의 일방적 이양과 이양에 따른 적절한 재원분담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내년 복지예산은 6조2596억원으로 올해 대비 2345억이나 증가됐다. 현재 지방재정을 위협하는 대규모 복지사업은 대부분 국가사업이다. 즉 기초연금, 장애인 연금, 보육료 등은 국가사업임에도 국비 부담비율이 65~70%로 낮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방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기본 논리는 많이 모으고, 적게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세입을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중앙-지방 간 재정구조 개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가 기여하는 길을 물었다. 남 지사는 “경기도 민선6기 도정의 가장 큰 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라며 “경기도형 경제 오픈 플랫폼인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자금과 물류, 브랜드, 마케팅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찾아 경기도가 지원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판교·광교 등의 기존시설 확장, 시흥‧광명과 열악한 북부지역에 첨단 테크노밸리 추가 조성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과 유망 창업벤처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소개했다.
남북통일에 대한 남 지사의 기본생각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먼저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로 요약된다.
그는 “경제규모에 있어서도 그렇고 우리가 안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성장둔화 이런 문제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도 통일은 해야 한다”며 “그런데 통일의 시기는 갑자기 온다. 그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준비를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남 지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독일에 갔더니 그렇게 표현하더라. ‘통일의 문이 빼꼼히 열릴 거다.’ 창문이나 문이 조금 열릴 때 확 밀어서 열어야 한다는 말이다. 준비 중의 하나가 외교다. 중국이나 미국 일본 러시아 이런 나라들이 반대하면 안된다.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좋지만 최소한 반대는 안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다음에 북한주민 내부가 남한과의 통일을 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인도적 지원부터 스포츠교류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아! 남한으로의 통일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 통일의 시점이 오면 북한주민들이 통일의 방식을 놓고 국민투표를 하게 돼 있다. 그때 남한과의 통일을 선택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경기도는 현재 지자체 중 최대 규모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 지사는 “경기도의 통일 준비 노력 성과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이 지난 8월 평양에서 개최됐던 ‘2015 평양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라며 “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경기도 유소년 축구팀은 평양에서 북한주민들의 가슴에 통일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고 무사히 귀국했다. 경기도가 그동안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통해 북한과 쌓아온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