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금융당국의 변화된 검사방식을 두고 당국과 금융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금융사들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검사방식 개선이 시행됐지만 오히려 전보다 더욱 깐깐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약 3주에 걸쳐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던 A 금융사는 만료일에 갑작스레 ‘추가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시에 따라, 예정보다 3일을 넘겨 검사를 받았다. 특히 이번 A사 검사에는 종합금융컨설팅을 명목으로 개인정보관리·사회공헌사업 등 본업 외 갖가지 사안들을 지적하며 평소보다 강도 높은 검사가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금감원 임의검사를 받던 이숨투자자문이 ‘검사 방식이 강압적’이라며 검사역들을 업무방해 죄로 경찰에 신고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숨투자자문의 경우 유사수신행위 정황이 포착돼 금감원 검사가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검사역들과 직원간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금융업계는 ‘폐지가 결정된 문답·확인서가 유사방식으로 지속 운영되고 있다’며 금융당국 검사방식에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문답·확인서란 금융사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할 경우 해당 금융사직원에게 자백과 사인을 받는 것으로, 일종의 '진술서'다. 금융사 위법사안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데 사용돼 왔으며 제재 과정에서 강력한 증빙자료로 쓰인다. 더욱이 문답·확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검사역들이 관련 담당자들을 피의자처럼 다루는 탓에 금융사 직원들의 심리적 부담이 상당했다.
이에 올해 초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의 검사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문답·확인서 제도를 폐지하고 검사의견서를 검사반장 명의로 교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의견서가 확인서처럼 운영되고 있어 변한 건 없다’는 의견이다.
한 금융사 임원은 “확인서라는 이름의 문서는 없어졌는데 비슷한 성격의 의견서가 생겨났다”며 “작성만 검사역들이 할 뿐, 똑같이 담당자 사인을 받고 제재관련 증빙 자료로 쓰인다”고 토로했다. 작성주체는 다르지만 ‘담당자 사인을 받아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의 기존 확인서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이어 "금융사 검사 부담을 덜어주겠다더니 문답·확인서란 명분만 사라졌을뿐 검사 강도는 더 강해진 것 같다"며 "오히려 예전 방식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측은 '금융사나 직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사는 사라지고 있다’며 검사현장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사·제재 개혁안 실시 후에 종합검사도 많이 줄어들고 부담이 경감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숨의 경우는 위법행위가 발견돼 즉시 검사를 해야 했다. 하지만 해당사가 검사를 방해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회사는 문을 닫고 대표는 구속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금감원 검사총괄국 관계자는 "검사의견서에 금융사 직원의 서명을 절대 받지 않으며, 반대로 검사역들이 사인해서 배포하고 있다. 다만, 검사 후 금융사의 항변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의견서를 받고 있는데, 이것을 일부 금융사가 오해한 것 같다"며 "만약 검사가 제보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에는 증빙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제보자에게 문답형식의 기록을 남기기는 한다. 검사의견서를 제재 증빙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금융사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