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보험사들이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 이행규정 해석을 두고 금융당국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규정상 미화 5만달러(한화 약 6000만원) 이상의 금융계좌만 신고하게 돼 있지만, 다양하고 복잡한 보험상품 성격상 어디까지를 신고대상으로 볼 것인지가 불분명해 업계와 당국 간 FATCA 이행규정 해석의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FATCA 시행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영업이 어려워지고 있어 금융당국을 향한 보험사들의 '합리적인 FATCA 시행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푸르덴셜생명은 금융위원회에 FATCA 이행규정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푸르덴셜생명이 의뢰한 유권해석은 FATCA 이행규정에 따라 5만달러 이하의 단체보험계약은 실사 대상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 실사 대상으로 분리돼 있어 업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FATCA는 미국이 자국민의 역외 탈세 방지를 위해 세계 각국에 있는 미국인의 금융소득을 자동으로 통보받기 위한 미국 연방법이다. 미국은 법 시행을 위해 해외 금융회사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고 지난해부터 각국 정부와 조세조약을 맺고 있으며 한국과는 지난해 체결하고 7월부터 시행 중이다.
현재 국내 시행되고 있는 FATCA 이행규정 9조 1항에는 신규 개인계좌의 경우 5만달러 이하의 계약은 신고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이어지는 11조에서는 신규 단체보험은 모든 계좌가 실사 대상이라고 지칭돼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9조와 11조의 이행규정이 상충하고 있으며, 규정이 상충할 경우에는 규정 범위가 좀 더 넒은 FATCA 조세조약에 따른다’는 이행규정 25조에 따라 5만달러 이하 보험계약은 금융계좌로 볼 수 없다고 해석되므로 '단체계약에 대한 FATCA 실사 중단'을 요구했다.
보험전문가들도 개인과 단체보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보험계약별 특징이 워낙 다양해 이행규정 9조와 11조 간 해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대체로 내비쳤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아직 조세조약에 대한 국회 비준이 정해지지 않을 상황이라, 이행규정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체보험계약을 금융계좌로 볼지가 중점으로 보이며 1년여간 단체계약은 무조건 실사 대상이었는데 만약 금융당국 등이 금융계좌로 인정해 준다면 5만달러 이하의 단체계약은 실사에서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5만달러 이하 단체보험계약이 FATCA 실사 대상에서 빠지게 되면 보험사들은 영업에 한시름을 놓을 수가 있게 된다. 특히, 외국인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외국계 보험사들에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FATCA가 시행되면서부터, 보험계약을 맺을 때 미국인인지 아닌지 확인 여부를 묻는 청약서도 한 장 늘어나고, 고가계약도 상당수 줄어들면서 영업에 은근한 타격이 있었다”며 “보험은 ‘금융계좌’가 아니라 ‘계약’의 일종인데, 다른 금융권보다 당국의 관리·감독이 심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현재 금융당국 측은 “조세조약의 경우 기획재정부 소관이기 유권해석을 별도로 문의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일단 지난해 7월 이후부터 체결된 신규단체보험에 관해서는 이행규정에 있기 때문에 실사 대상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