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 30세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휴가를 위해 해외 호텔사이트에서 예약을 했다가, 카드 해킹을 당한 것. 김 씨가 사이트를 이용한 시간은 오후 8시쯤, 하지만 다음날 새벽 2시 같은 사이트에서 400달러(한화 45만원)의 결제가 추가로 이뤄졌다. 결제 지역은 싱가포르였다.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김 씨는 카드사의 결제 문자를 받아보곤 카드 해킹을 직감했고, 곧바로 국내 카드사에 연락해 해외 거래를 정지시켰다. 그러나 당장 해킹 결제에 대한 취소는 불가했다. 카드사는 해당 사이트에서 거래취소를 해줘야 정상 취소가 가능하다고 했고, 해킹결제라면 그 사실도 본인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김 씨는 분통을 터트렸지만, 일단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현재 카드사의 승인취소 문자를 기다리기로 했다.
최근 해외직구 등 해외카드 이용이 증가하면서, 해외 부정거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환불 절차로 취소기간이 최장 6개월이나 걸리는 등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해외 부정(해킹, 카드복제, 분실 등)거래 취소 시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6개월 가량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킹건의 경우 고객 본인이 해킹 사실을 직접 증명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고객 불편이 상당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 사이트의 경우 국내와는 다르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만 입력하면 간단하게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보안프로그램 설치도 별도로 필요 없기 때문에 해킹에 상당히 취약한 편”이라며 “고객이 해킹을 당했어도 가맹점에서 ‘거절 의사’를 표시해 고객간 이견이 생기게 되면, 이를 증명하는데 최장 180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카드 결제 취소할 때도 국내 카드사가 가맹점과 직접 연결이 불가능하고 무조건 브랜드 카드사를 거쳐서 해야 해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우선적으로 고객이 힘이 들겠지만, 카드사들도 이 과정에서 속이 타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실제 카드업계는 해외 부정거래 취소 지연의 이유가 해외 가맹점과 해외브랜드 카드사(VISA, MASTER) 그리고 국내 카드사로 연결되는 복잡한 순환구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부정거래 취소 과정에서 이견 발생시, 고객은 ‘이의제기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오직 팩스로만 전달이 가능하고 브랜드카드사를 거쳐 가맹점으로 가기 때문에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 가맹점의 경우 매입·매출 전표 입력 등이 수시로 지연되고, 일부 중소 가맹점은 부정거래를 고객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 빠른 취소처리가 어렵다”며 “일부 건은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부도처리를 한 뒤, 고객에게는 청구 보류 상태로 해 놓고 가맹점과 해결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카드 부정거래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카드 해외 이용 제한 서비스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BC카드 조사에 따르면 ‘해외 이용 셀프 온오프(Self On-Off) 서비스’ 이용이 2013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에 254.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크카드의 경우는 2013년 604좌에 불과했던 이용률이 5548좌로 800% 이상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 카드 부정결제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만약 해외 사이트에서 해킹을 당했을 경우 이후 카드를 새로 발급할 것으로 권장하며, 해외에서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미리 해외이용 거래정지를 걸어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해외 부정거래 건수는 총 9285건으로 피해액은 65억3800만원에 이른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