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씨네톡] 아름다운 미장센 속 배우들의 호연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기사입력 : 2015년06월16일 11:45

최종수정 : 2015년06월16일 11:45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엄지원(왼쪽)과 박보영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핌=장주연 기자]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주란(박보영)은 계모 손에 이끌려 외부와 단절된 경성의 한 기숙학교로 전학을 온다. 낯선 환경에 주눅이 든 주란은 좀처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 친구들 역시 이유를 말해주지 않은 채 주란을 외면하기만 한다. 그런 주란에게 다가와 주는 이는 오직 급장 연덕(박소담)과 교장(엄지원)뿐이다.

주란은 자연스럽게 연덕과 가까워지게 되고 우수 학생만 갈 수 있는 도쿄 유학까지 꿈꾸며 평화로운 학교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친구들이 하나둘 이상 증세를 보이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주란은 사라진 친구들을 목격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곧 주란에게도 사라진 소녀들과 같은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은 미장센이 뛰어난 작품이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비주얼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고 말한 이해영 감독의 말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는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미스터리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서늘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숲 속에 고립된 학교’라는 특수하고 한정된 공간이 주는 한계를 오히려 기회로 만든 셈이다.

실제 이해영 감독은 꽃잎, 일기장 등의 오브제를 배치하는 등 세트부터 소품, 조명, 의상까지 비주얼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였다. 더욱이 단순 시대 재현에서 벗어나 독특한 상상력을 살리는 데 집중, ‘경성학교’ 특유의 감성을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덕분에  영화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미장센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을 작품으로 태어났다. 근래에 등장한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비주얼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체적으로 관객의 오감을 만족하게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후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관객의 호불호는 극명하게 엇갈릴 법하다. 중반 이후 스토리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며 납득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일들이 일어나는 것. 보는 이에 따라서는 퀴어적인(출연 배우들은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지만) 해석을 남길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도 양극화된 반응을 낳을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스포일러 상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아무래도 과거 역사와 영화 속 설정이 맞물리다 보니 실화로 여겨질 만큼 (실제 영화는 100% 만들어진 설정이다) 이야기가 실감 나기 때문이다. 덕분에 관객은 일제의 만행에 부들부들 떨기도 하고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가벼운 교훈도 얻으면서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이 과정에서 종종 등장하는 허황된 장면들이 실소를 안긴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흠이다.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박보영과 박소담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주란 역의 박보영은 난도 높은 연기를 흔들림 없이 해내며 마냥 사랑스러운 ‘국민 여동생’에서 배우로 한 발짝 더 나아간 느낌이다. 그는 극 초반 병약하고 순수한 모습부터 광기를 넘어 슬픔에 이르기까지 진폭이 큰 주란의 감정 변화를 완벽하게 소화, 20대 대표 여배우로서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했다.

교장을 연기한 엄지원의 연기 역시 인상적이다. 이해영 감독이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엄지원을 위해 맞춤 집필했을 만큼 교장은 엄지원과 혼연일치 된 느낌이다.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 엄지원은 ‘경성학교’ 속 교장을 절대 잊을 수 없는 압도적인 캐릭터로 살려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베테랑 배우들 못지않은 대사 전달력과 감정 해석력을 보여준 ‘소녀들’의 열연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작품이 첫 상업영화인 박소담은 우수학생 연덕을 통해 충분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주란을 미워하는 유카 역의 공예지, 발작 연기로 관객을 압도하는 키히라 역의 주보비의 활약도 눈에 띈다. 오는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