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려향(麗響 아름다운 소리)김애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개비(甲). 대를 이어 국악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은어다. 국창급 명창들은 대다수가 개비출신이다(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 정재근-정응민-정권진 등). 개비가 아닌 비개비(非甲)들은 개비들만이 갖는 DNA의 절대영역을 인정한다. 비개비들이 아무리 특출하다 해도 개비들만이 갖는 특정 음역(또는 재능)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국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진도(珍島). 보배 같은 남쪽 섬이다. 진도는 ‘개(犬)새끼도 문화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악의 보물창고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 씻김굿.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 다시래기. 전라남도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진도 북 놀이 등이 그것이다.

서울에서 아침 밥 일찍 먹고 쉬엄쉬엄 남쪽으로 달려가다 보면 하얀 햇살이 머리 위에 있을 즘 울돌목에 도착한다. 울돌목. 한자로 명량(鳴梁)이다. 커다란 바위가 운다는 뜻이다. 그만큼 물살이 세다는 뜻이기도 하다. 400여 년 전 이순신 장군께서 왜적 330척을 맞아 싸워 이긴 곳이다. 이 명량대첩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생존해 있다. 울돌목 근처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맛깔스럽게 해결한 후 진도 향토문화관으로 이동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 진도의 토속문화가 무대에 올려 진다. 진도 토속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우리나라 남도소리의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

려향(麗響). 아름다운 소리라는 뜻이다. 서울 종로 낙원상가 근처에 있는 국악전문 휴식공간이다. 진도사람들이 서울 나들이를 하면 꼭 들리는 집이다.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진도사람들이 진도 특유의 굿판을 벌린다. 이 휴식공간의 주인이 이번 인터뷰 대상이다. 이름은 김애란이다.

김애란은 진도의 개비 출신이다. 고종 4촌 오빠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 다시래기 보유자 강준섭이다. 외삼촌 강현복은 광주에서 판소리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모 김계화 역시 김소희, 박귀희 등과 함께 수학한 판소리꾼이다. 전형적인 개비 출신인 것이다. 진도의 개비출신인 만큼 몸속에 들어있는 모든 것이 국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야금, 괭가리, 장구, 북, 징 모든 국악기를 다룰 줄 안다. 춤도 잘 춘다. 살풀이, 화관무, 오고, 교방춤, 입춤 등 못하는 것이 없다. 목도 좋다. 애원성이 깊은 목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요즘 보기 드문 만능 예능인이다.

김애란은 1958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다. 그 당시 우리나라 모두가 그렇듯 김애란 가족은 먹고 살기 위해 소리꾼인 고모 김계화를 따라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 부산 토성초등학교, 남성여자중학교, 남성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소리는 12살 때부터 고모에게서 배웠다. 새벽녘 고모의 손을 잡고 소금을 먹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고모는 “바위에 대고 질러라.”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것을 우려해서 한 말이다.

그렇게 알음알음 소리공부를 하다 시집을 갔다. 깨소금 같던 결혼생활은 얼마가지 못해 파탄이 났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천화(遷化 이승을 버리고 저승으로 감)한 것이다. 먹고 살 길이 막막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일본 공연이었다. 소리면 소리, 악기면 악기, 춤이면 춤, 안 되는 것이 없는 김애란에게 일본 도쿄 공연은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2년 간 6개월짜리 공연비자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도쿄 술집에서 공연을 했다. 일본인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컸다. 하루저녁에 서너군 데의 술집을 오가며 소리하고 춤을 췄다. 간혹 자존심 상하는 일도 있었지만 벌이가 괜찮아 참고 견뎠다. 일본 공연 생활을 마친 후부터는 회갑 잔치 등에 출연했다. 한 번 출연에 평균 40만 원 상당의 사례비를 받았다. 그러나 잔치 집에서 술잔 돌리며 돈 받는 것이 싫었다.

종로 낙원상가 인근 려향(麗響)에 가면 맛깔스러운 남도소리를 만날 수 있다. 방문객이 괭가리, 징, 북, 장구를 마음대로 치며 우리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게다가 김애란의 애원성 넘치는 남도소리를 음향기기 없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요즘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처음에는 국악을 접한 경험이 없어 서먹서먹해 했지만, 직접 우리 악기를 치고 불다 보니 친근감이 생겨 아는 지인들과 함께 오는 경우도 많이 생겼다 한다.

종로구 인사동, 익선동 일대는 국악학원, 국악기 상가 등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당국의 느슨한 행정 탓에 '게이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국악계에 종사하는 사람의 말에 의하면 300여 개는 족히 될 것이라고 한다. 덩치 큰 남자가 가방을 어깨에 메고 “오빠!”하며 징그러운 웃음을 흘리는 모습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고 한다. 나라의 얼이자 혼인 국악이 국악로 일대에서 마저 뒤로 밀려나고 있다. 그 자리에 음습한 '게이 문화'가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국악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그 녀를 보면 애처롭기 까지 하다.

인터뷰 말미에 국악과 관련하여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 부탁했다.

“예술을 예술로 하지 않고 상술로 하고 있는 제가 밉습니다. 그러나 뼛속까지 들어 있는 우리 소리, 춤, 기악이 좋아 생계형으로 국악을 하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는 다소 팍팍하더라도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생계수단으로 하고 있어 지금이 행복합니다. 가끔 진도에서 올라오신 분들이, 국악 전문인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와 굿판을 벌이면 그렇게 신날 수 없습니다. 국악을 모르는 분들이 많이 찾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국악을 좋아 하지 않는 분들도 일단 국악을 직접 접해 보면 생각과 마음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판기식 커피를 마시면서, 냉수를 마시면서, 유투브에 올라가 있는 국악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국악 이야기를 하다 보니 주말 오후가 훌쩍 지나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국악이 아직은 국민들로부터 예전처럼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려향(麗響)과 같은 곳이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작동한다면 국악의 대중화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올 가을 진도 국악대회에서 그 녀가 원하는 성적을 거두길 비는 마음을 담아 배웅하고 나니 봄을 재촉하는 바람이 가슴을 쓸었다.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추친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지금 새로운 공약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이미 진행 중인 민생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2~3년 뒤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민선 8기 당시 경기도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유·초·중·고교 급식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상당수 주요 민생·필수 사업의 올해 예산을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한도액의 99.6%에 달하는 9430억 원 상당의 지방채를 20년 만에 발행한 데 이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해 남북협력기금 등 각종 기금 재원 5588억 원을 일반회계로 예탁·끌어다 쓰며 위기를 버텨왔다. 그러나 도 전체 예산 약 41조 7000억 원 중 도가 자체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 5000억 원에 불과한 데다 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이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울러 3기 신도시 개발 세수 효과 감소, 반도체 등 인프라 투자 대비 법인지방소득세의 시·군 귀속 구조, 전체 예산의 49%에 달하는 복지 예산 증대 등이 맞물리며 구조적 재정 위기가 심화했다. 추 지사는 구조적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도지사 및 고위공직자 업무경비 감액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 ▲일회성·선심성 행사 및 불요불급한 사업 전면 중단▲참모조직 및 공공기관 인력 효율적 재배치 ▲지방소비세 확충 및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 개선 등 세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4대 방안을 제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다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핵심 민생 예산은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추미애 지사는 "재정위기의 고통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에 떠넘기지 않고 불필요한 지출부터 선제적으로 줄여나가겠다"며 "지금의 어려움을 다음 세대의 빚으로 넘기지 않고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도의회 및 31개 시·군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141world@newspim.com 2026-08-05 11:21
사진
프로야구 전 경기 폭염 취소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극한 폭염이 프로야구까지 멈춰 세웠다. 경기장 곳곳에서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발생하고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응급 상황까지 벌어지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결국 리그를 일시 중단하고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O는 5일과 6일 예정됐던 2026 신한 SOL KBO리그 1군 전 경기와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취소된 경기는 잠실(NC-두산), 인천(LG-SSG), 대구(한화-삼성), 부산(키움-롯데), 광주(KT-KIA)에서 열릴 예정이던 5경기다. [서울=뉴스핌] 폭염 속 응원을 하고 있는 삼성 팬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2026.08.05 wcn05002@newspim.com KBO는 "최근 전국적인 폭염으로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폭염 관련 리그 운영 방침과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KBO 사무국을 비롯해 10개 구단 단장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폭염 상황에서의 경기 운영 기준과 안전 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당초 KBO는 전날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세칙을 새롭게 발표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경기를 정상 개최하고, 폭염경보가 내려질 경우 홈 구단 의견을 반영해 경기 시작 시간을 최대 1시간까지 늦출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상청이 올해 신설한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폭염중대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에 따라 전날 잠실 NC-두산전과 광주 KT-KIA전이 해당 기준이 적용된 첫 사례로 취소됐다. [인천=뉴스핌] 유다연 기자=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 경기 8회를 마친 후 한 관객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해당 관객을 이송하기 위해 대기 중인 구급차의 모습. 2026.08.05 willowdy@newspim.com 그러나 다른 경기장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SSG 경기에서는 총 25명의 관중이 온열질환 의심 증세를 호소하며 현장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2명은 의식 저하 등 중증 증상을 보여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8회말에는 25세 남성 관중이 계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경기가 약 9분간 중단됐고, 경기 종료 직전에도 26세 남성 관중이 응원석에서 쓰러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두 번째 환자는 현장 안전요원의 응급조치 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장 안팎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KBO는 기존 운영 방침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5일과 6일 예정된 1군과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올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KBO리그 경기는 15경기로 늘었고, 우천 등을 포함한 전체 취소 경기는 40경기가 됐다. wcn05002@newspim.com 2026-08-05 13:3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