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윤지혜 김선엽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삼성화재의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카드사 등 금융사를 위해 출시된 이 보험상품에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업체가 가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핀테크 사업에 나서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삼성전자는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에 가입했다.

피싱·해킹 금융사기 보상보험은 피싱이나 해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에 가입한 기관의 책임 여부와 무관하게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지난해초 1억400만건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전자금융 사기를 보상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로 3월말 보험사에서 관련 상품을 내놨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내부에서 심사하는 문제도 있고 시간이 좀 걸린다"며 상품 출시를 미뤘다.

그러다 삼성전자 측에서 해당 보험상품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자 지난해 9월 상품을 내놨고, 삼성전자도 즉각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에도 안심보험이라든지 산발적으로 개인정보 관련한 상품들이 있었지만, 정보유출 사고 후 법인기관을 위해 고객들을 피보험자로 정하는 상품이 처음 만들어진 것"이라며 "삼성화재의 경우에는 출시하지 않고 있다가 삼성전자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품을 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피싱·해킹보험에 가입한 10여개 회사는 공인인증 결제기관 두 곳을 비롯해 KB국민은행 등이 포함돼 있다. 카드사 중에선 신한카드와 현대카드가 이름을 올렸다. 제조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 보험은 보험가입자인 법인의 고객이 금융사기를 당했을 때 보상하는 상품으로 애초에 금융사나 결제기관을 위해 출시된 상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칭)를 통해 글로벌 핀테크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데 국내 시장에서도 핀테크 사업을 펼치기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피싱·해킹보험에 가입한 것은 모바일 결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정보 유출 등의 보안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이번 보험 가입은 기존 삼성전자가 서비스하고 있는 '삼성월렛'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나 올해 향후 삼성전자가 내놓는 핀테크 관련 사업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월렛 서비스를 책임지는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 달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되는 '갤럭시S6'에 미국 전자결제 신생업체인 루프페이의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루프페이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기존 마그네틱 단말기를 갖춘 가맹점에서 신용카드 없이 바로 스마트폰 결제가 가능해 ‘애플페이’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신한·삼성 ·KB국민·현대·롯데·NH농협카드 등 신용카드 6개사와 함께 앱카드 활성화를 위한 사장단 협의회를 열었다. 최근에는 미국 전자결제 업체인 페이팔, 비자카드 등과도 긴밀하게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김선엽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