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선형 기자] 퇴직연금 모집인 자격 규정이 완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 확대 기대감에 들떠 있다. 그동안 설계사와 투자권유대행인에 한정됐던 자격이 전직 금융사 근무자까지 확대되면서 전문성을 갖춘 모집인력 유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생명·손해보험협회는 규제심의위원회를 통해 퇴직연금 모집인 등록관리 지침을 변경했다. 변경된 내용은 퇴직연금 모집인 자격에 ‘금융권 근무 경력 5년에 1년간 퇴직연금 관련 업무를 한 자’가 추가됐다.
기존 퇴직연금 모집인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험설계사나 투자권유대행인 경력 1년 이상이고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하지만 이젠 전직 금융사 직원들이 별도 시험 없이도 퇴직연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 같은 지침 개정은 지난해 9월 정부의 ‘금융권 고용지원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금융위기와 경기 악화 등으로 금융권 종사자들의 퇴직이 줄을 잇자 정부가 그들을 위해 마련한 대책이다.
보험사들은 이번 지침 개정으로 퇴직연금시장 영업 확대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은 잘 이해하기도, 판매하기도 어렵다. 모집 자격이 있는 설계사라도 상품 이해도가 떨어져 판매를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게다가 퇴직연금은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정책 때문에 설계사 수수료 수당이 낮아 판매 유인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개정으로 금융 전문인 위주로 모집조직을 결성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면 지금보다 활발한 판매를 이끌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보험사의 영업 확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보험사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며 독점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은행들의 물량공세가 시작되면서 2인자 신세로 전락했다.
실제 각 권역별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 추이를 보면 은행은 2013년 12월 말 기준 50.9%에서 2014년 9월 말 52.2%로 상승했지만, 보험사는 32.0%에서 30.4%로 하락했다. 또한 개별사 적립금 규모 순위를 보면 1위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신한·KB국민·우리·IBK기업은행 등이 상위권을 꿰차고 있다.
심지어 삼성생명과 2위 신한생명의 격차도 지난해 3월 말 4.4%포인트에서 9월 말 2.4%포인트까지 좁혀지며 명맥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손해보험사들의 사정은 더 심하다. 메리츠화재와 MG손해보험은 퇴직연금 사업을 아예 접었고, 한화손해보험도 신규 모집을 하지 않는 등 하나둘씩 손을 떼고 있다. 손보사 중 퇴직연금 적립규모 1위인 삼성화재도 금융권 전체 점유율은 2.7%로 하위권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사실상 퇴직연금은 B2B(기업간거래) 사업으로 보험설계사가 접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IRP(개인형 퇴직연금)가 많아지고 있고,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등 시장 판도는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