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5만원권이 지하경제에 악용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무리한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나상욱 한은 발권국장은 24일 기자단과의 한은 워크샵 세미나에서 "언론에서는 5만원권 환수율이 낮은 것이 돈이 사장된다고 보도되는데, 상당 부분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5만원권 환수율(환수액/발행액 비율)은 지난 3분기 19.9%에 그쳤다. 2009년 6월 발행된 직후인 2분기(0.1%), 3분기(1.1%)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한은은 현재까지 발행된 5만원권의 상당부분 상거래 목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환수액/발행액 비율 하락을 5만원권의 퇴장이나 지하자금 유입으로 단순히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또한 환수율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 간의 화폐수급상황만을 반영한 지표로 금융기관, 가계, 기업 간에 유통되거나 이들의 화폐 보유상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환수율' 개념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화폐 환수율은 '월 또는 특정 기간중의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환수액/발행액X100)'로 해당 기간중 발행된 화폐 가운데 동 비율 만큼만 환수되고 나머지가 시중에 비축된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나 국장은 "환수율을 '한국은행에서 발행된 화폐가 한은으로 환수된 비율'로 정의할 경우, 이 정의에 부합한 환수율은 '누적액 기준 환수액/발행액 비율'"이라며 "누적액기준으로 보면 21일 기준 44.3%로 지난 73년 6월 발행 당시 최고액권이었던 1만원권의 환수율과 비슷한 추세"라고 밝혔다.
1만원권의 환수율이 발행된지 12년 후 80%, 19년후 90% 수준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5만원권 환수율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 국장은 "1만원권 발행 당시에도 지하자금 유입 우려 등의 논란이 있었을 것"이라며 "5만원권도 1만원권처럼 10여년 뒤에는 환수율이 80~90%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밝힌 5만원권 환수율 하락요인은 ▲저금리, 낮은 인플레이션율 등 거시경제여건에 따라 높아진 현금선호경향 ▲거래 및 보관의 편의성으로 민간의 5만원권 수요 확대(5만원권 1장 1g= 금 1g 약 4만5000원) ▲발행된지 약 5년밖에 경과되지 않아 높은 유통화폐 청결도(2014년 기준, 98.9%) 등이다.
이에 나 국장은 "유통화폐 청결도가 높아 금융기관이 손상화폐 교환을 위해 한은에 5만원권을 입금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금융기관은 영업과정에서 확보한 5만원권을 한은에 일부만 입금하고 CD/ATM 자동화기기 투입 등을 위해 상당규모를 자체 정사하여 순환한다"고 밝혔다. 신권은 돈을 셈할 때 서로 밀착되는 등의 이유로 오류가 있을 수 있어 상거래시 사용권을 더욱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은은 환수율이 민간의 화폐수요를 나타내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정기간중 경제내에 동일한 규모의 5만원권이 공급(순발행)되더라도 발행액 및 환수액의 규모에 따라 환수액/발행액 비율은 상이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 국장은 "실제로 2013년 상반기와 2014년 상반기 순발행액은 4조4000억원으로 동일했는데 2014년 상반기중 발행액과 환수액이 각각 3조 6000억원씩 감소해 환수액/발행액 비율이 54.6%에서 28.1%로 급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점을 고려해 대다수의 중앙은행에서는 환수율 자체를 공식 발표하지 않거나 의미있는 통계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