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5만원권이요?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고객들한테 웃돈 2000원 얹어 5만2000원 불러도 사겠다는 사람이 넘쳐날걸요?"(대형 증권사 리테일영업본부장)
중앙은행으로 되돌아오는 5만원권이 현저히 줄면서 5만원권을 찾는 자산가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실제로 금과 5만원권의 그램(g)당 가격을 비교하면 5만원권이 더 비싸다. 5만원권 한 장의 무게는 1g인데 금 1g은 현재 시세로 4만5000원 정도. 5만원권 4장(4g)과 금 한돈(3.75g, 24k, 18만8000원) 가격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말 그대로 금보다 비싼 종이인 셈이다.

이 때문에 5만원권이 지하경제로 스며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현금은 상속세가 따로 부과되지 않으며, 5만원권은 1만원권에 비해 보관도 쉬워 탈세·뇌물 사건에 자주 등장해서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명목GDP 대비 지하경제 비중은 약 23%에 달하는 29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다만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지하경제의 비중이 5만원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2009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왼쪽 그림 참조)
조영무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비중이 상승한 시점이 2009년 하반기 5만원권 발행 이후, 화폐 유통속도가 지속해서 하락하기 시작한 직후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환수율이 2012년 4분기까지는 회복되는 듯하다가, 2013년 이후부터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는데 이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중간에 발행량이 줄었다면 환수율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오히려 환수율이 올라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낮은 5만원권 환수율과 지하경제의 연관성에 대해 실증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환수율은 시중에 풀린 화폐가 중앙은행으로 돌아온 비율을 뜻한다. 그래서 환수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 가계의 금고 속이나 지하경제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2013년 2분기부터 발행량을 다소 줄였던 여파가 현재 낮은 환수율로 나타나고 있으며, 5만원권은 신권이기 때문에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돼 다시 중앙으로 회수되는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의 환수율보다는 발행량에 주목해야 한다"며 "은행에서도 고액권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많으니 한은까지 돌아오지 않고 계속해서 시중에서 사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하경제의 영향이 얼마가 됐든, 저금리 시대의 부작용으로 5만원권의 환수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은에도 아픈 대목이다. 통화정책 당국이자 발권을 담당하는 한은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현금보유자들이 현금을 굳이 은행에 맡길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저금리나 안전자산 선호 등 경제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환수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며 "5만원권도 1만원권처럼 앞으로 10년 내에는 80~90% 수준까지 (환수율이) 올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