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 중랑구 면목동에 사는 주부 임모(38)씨는 행사가 있어 일산 킨텍스에 들렀다 평소 봐뒀던 아이 옷을 구매했다. 하지만, 집에 가서 입혀보니 사이즈가 맞지 않아 교환을 위해 구매했던 일산 현대백화점을 다시 찾았고, 결국에는 맞는 사이즈가 없어 환불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임씨는 최초 자신이 구입한 SK상품권이 아닌 현대백화점 상품권으로 환불 받았다. 집에서 먼 현대백화점을 좀처럼 이용할 일이 없어 최초 구매했던 상품권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상품권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임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현대백화점 상품권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임씨와 같은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상품권으로 구매했든, 환불 과정에서는 모두 자사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상황이 대부분의 유통업계에서 관례처럼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자사 상품권으로 환불해주는 관례가 고객 재유입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은 유통업계의 이익에 상품권 사용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에게 동의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사 상품권으로 내주는 관행이다. 즉 자사 상품권 환불은 고객의 선택이 될 수 없는 묵인된 강제사항인 셈이다.
여기에 또 다른 문제는 상품권의 활용도와 매장 수다.
롯데나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비교적 연계된 유통망이 많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현금처럼 이용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들 상품권을 쓸 수 있는 곳은 해당 백화점이나 계열사를 비롯해 몇몇 제휴를 맺은 외식업체와 서점, 골프장, 건강검진센터 정도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통망이 비교적 촘촘한 롯데백화점 상품권은 쇼핑의 경우 백화점, 아웃렛, 마트, 슈퍼, 면세점, 하이마트, 엘롯데, 롯데닷컴, 홈쇼핑으로 다양하다. 또 아웃백, 빕스, 베니건스 등 외식업체와 레저, 여행, 골프장, 롯데시네마, 롯데문화센터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제휴처 등지에서 상품권 이용이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은 백화점과 이마트 전점, 스타벅스, 신라호텔과 면세점, 외식업체, 골프장, 건강검진센터 등 사용처별로 구분하면 50곳이 안 된다.
현대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사용처가 확연하게 줄어든다. 현대백화점 상품권은 전국 12곳 백화점과 호텔 3곳, 현대홈쇼핑에서 이용 가능하다.
아이파크백화점이나 태평백화점처럼 지점이 한개 뿐인 곳의 상품권 활용도는 더 제한적이다.
상품권 환급과 관련해 한 백화점 이용자는 “타사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환불하는 경우 백화점은 구매자에게 자사 상품권을 내주지만, 그 과정에서 사전 안내나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 상품권을 내주고 고객이 그것을 받아가는 것은 관례처럼 자리잡았다”며 “사용처가 동일하다는 전제하에선 어떤 상품권으로 지급하든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백화점 상품권이 SK나 GS 등 주유 상품권보다 제휴 사용처가 현저하게 적다”며 “사용 제한이 비교적 큰 데도 불구하고 고객 동의 없이 백화점 일방적으로 환불하는 체계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백화점 한 관계자는 “자사 상품권 환불은 고객이 다시 한번 매장을 찾게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며 “이 때문에 환불 데스크에 타사 상품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 선택권을 빼앗고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