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배구조 문제가 빌미가 된 KB금융 사태를 계기로, 금융지주 자회사의 사외이사 개편이 적극적으로 추진된다. 오는 2015년부터 지주사의 완전 자회사로 있는 은행의 사외이사 수는 2명으로 줄고, 증권 및 캐피탈사 등 2금융권 자회사는 사외이사를 선임해서는 안 된다.
애초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법 특례규정을 적용해 이 같은 방안을 ‘권고’하는 것에 그쳤지만, KB금융 사태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융자회사 간 사외이사 보유 수가 다른 이유는 은행은 감사위원회를 둬야 하는 국제기준에 따라 사외이사가 2명은 필요하지만, 다른 금융 자회사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다.
22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금융지주사 체제 강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고, 이를 위해 금융지주사가 자회사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자회사의 사외이사 제도를 빨리 고치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검사권을 활용한 현장 지도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검사로 사외이사에 대한 지적 사항이 나오면 경영평가 등에서 불이익이 불가피하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사외이사 제도를 손볼 수밖에 없다.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고소·고발 등 갈등을 빚었고 결국 금융그룹 전체를 위태롭게 한 배경이 지주사체제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봐서다. 제도를 손보기보다 지주사 체제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를 위해 자회사의 사외이사 제도부터 손보는 게 순서라는 것이다.
지주사 계열 은행의 사외이사가 2명으로 줄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은 어느 정도 방지될 수 있고 지주사 체제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치금융 비판이 나올 수 있음에도 금융당국이 KB금융 사태해결에 나선 이유는, 금융산업안전과 관련해 정부가 나서야 하는 사안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앞으로 지주사 체제 강화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현재 5~6명가량의 사외이사를 임명한 은행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의 후임을 선임하지 않는 방법으로 당국의 권고를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국민은행으로 올 9월과 11월에 오갑수, 박재환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난다. 이들의 후임 선임 여부가, KB금융 사태를 계기로 당국의 지주사 강화 방향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사외이사 5명이 모두 내년 3월 말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2명이 사외이사 임기제한 연한인 5년을 다 채워 무조건 나가야 한다. 이러면 3명을 연임하거나 다른 인물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6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4명이 내년 임기가 끝난다.
반면 NH농협은행은 사외이사 5명 모두가 올해 물갈이된 인물들로 2016년 임기를 마친다. 중도 사퇴하지 않고서는 사외이사 수를 줄일 방법이 없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