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숙명적 과제인 기업의 이윤추구와 고객의 가치창출이라는 상충요인(Trade off)의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은 없는 것일까? 한국 경영학의 원로 윤석철 교수는 기업이 확고히 살아남는 경우를 보면 반드시 두 가지의 공통적인 요인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고객이 기꺼이 구입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과 둘째는 상품의 원가를 판매가격보다 싸게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기호로 표시하여 상품의 원가(C) < 상품의 가격(P) < 상품의 가치(V)로 나타내며 이를 생존부등식이라 하였다.
기업은 상품의 가격(P) – 상품의 원가(C)>0 성립하면 이윤을 창출하고, 고객은 상품의 가치(V) – 상품의 가격(P)>0가 성립하면 지불하고도 남은 순 가치(소비자 잉여)를 얻는다. 따라서 고객은 ‘V-P’를 얻고 기업은 ‘P-C’를 얻을 수 있어 이모형은 기업과 고객의 상생공존을 실현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

위 그래프에서 ‘V-P’는 기업의 상품경쟁력의 크기이며 마케팅 활동으로 창출된 고객가치이다. 일반 경쟁에서는 ‘너 죽고, 나 살고’식의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지만 고객관계의 마케팅은 ‘너 살고, 나 살고’식의 생존부등식이 적용되어야 한다. 마케팅의 생존부등식은 고객의 가치창출을 목적함수로 하며 판매자 중심의 사고인 4P가 아닌 고객중심의 4C가 목적함수를 달성하는 수단매체, 즉 도구로 활용되는 마케팅의 성장 메카니즘이다.

이러한 명제는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생산하고 판매하는 상품을 출시 전부터 고객과의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최종 소비자인 고객에게 까지 가치사슬을 형성하여야 한다는 개념적 확장을 수반한다. 마케팅의 목적함수인 고객 가치창출은 생존부등식의 좌측부등호관계에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의 방법으로도 어느 수준까지는 접근할 수 있다.
20세기 초 천재 기업가 포드 1세는 자동차 산업에 3S로 표현되는 표준화, 단순화, 전문화와 컨베이어벨트 도입으로 모든 작업을 동시화하여 대량생산방식을 통한 생산성의 획기적인 상승으로 포드T모델의 생존부등식의 좌측 부등호를 훌륭하게 만족시켜 포드사의 시장점유율을 51%수준까지 올려 자동차 왕에 등극하게 된다. 그러나 1920년대 후반부터 고객들은 향상된 소득수준과 다양한 기호에 맞는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표준화된 T모델에 대하여 싫증을 느끼게 된다. 결국 T모델은 생존부등식의 우측부등호를 더 이상 만족시키지 못하고 판매가 감소되어 GM에게 1등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렇듯 생존부등식은 양측의 상반되는 요인을 어느 한 쪽의 희생이나 최대화로 성립하는 조건이 아니라, 경영의 제약조건 하에서 두 요인의 최적균형점을 찾는 지혜이다. 생존부등식의 좌측부등호와 4P를 대상으로 한 손익중심의 관리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산업기술의 발전으로 상품의 품질과 가격이 표준화, 균일화되어 생존부등식의 우측부등호와 4C가 경쟁기업과의 비교우위의 차별성을 갖게 하는 경쟁적 요인이 된다. 마케팅 생존부등식의 우측부등호 조건과 4C는 기업이 고객의 감성, 즉 마음을 읽어내는 감수성과 상품화하는 수용성으로 무한히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블루오션의 영역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기업이 마케팅 생존부등식을 실천하는 전략이란 무엇일까? 마케팅의 생존부등식이 전제된 고객가치는 기업만 노력하는 일 방향에서 벗어나 기업과 고객이 주체성을 바탕으로 상호보완하고 소통함으로써 가치창출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양 방향적 마케팅의 성과이다. 고객의 감성이 지배하는 마켓3.0시대의 마케팅의 전략은 정글법칙의 논리가 적용되는 생존경쟁방식이 아닌 ‘너 살고, 나 살고’식의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며 고객 가치창출의 원천이 되는 파이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기업은 마케팅 생존부등식 전체의 만족을 목표로 하여 좌측부등호가 우측부등호를 견제하고, 동시에 우측부등호가 좌측부등호를 견제하면서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와 기업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결국 기업만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기업은 고객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고 고객은 자연스러운 가치를 느끼며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 나가는 순환적 가치사슬의 관계형성이 마케팅 생존부등식의 성공요건이 될 것이다. <국민은행 이치한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