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부 새로운 시작, 행복한 남은 삶을 위하여
-경제의 안정은 기본이다 2
은퇴는 정기적인 소득의 공식적인 단절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부의 축적이 아닌 부의 유지가 핵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30대에는 투자로 인해 원금의 절반을 날리더라도 어떻게든 회복할 수 있겠지만, 60대에는 조금만이라도 손실이 나면 커다란 충격에 사로잡히게 된다. 새롭게 벌어들이는 소득(수입)이 없기 때문이다. 드디어 은퇴했다는 자유로움과 손에 쥔 상당한 액수의 목돈으로 여유를 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은퇴자에게 원금은 종자돈(seed money)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완성된 목돈이란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연금을 가만히 두지만 말고 자산배분을 잘 해야 한다는 점이다. 연금은 물론 안전성에 초점을 두고 운용해야 하지만 그래도 일정부분은 투자를 해야 한다. 이는 인플레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지만, 또 언제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해서 생각 이상의 목돈이 들어갈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젊어서는 위험자산에 많이 배분되어야 하고 퇴직이 가까워올수록 안전자산에 많이 배분하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원칙이다. ‘100에서 나이를 뺀 숫자’의 비율만큼 위험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있다. 예를 들어 20세는 총 금융자산 중 80%를 주식 및 주식형 펀드 등으로 채워야 하며, 30세는 70%, 40세는 60%, 50세라면 절반 정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이 된다. 이런 공식은 은퇴 후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셋째, 재산상속은 요령껏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기에 아이들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피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아이를 의존적으로 만들뿐만 아니라 나중에 아이들에게 구박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또 어쩌면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의 노후를 책임져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일찍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었다가 나중에 그들에게 버림받고 비참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노인들을 종종 보게 된다. 또한, 자녀들에게 조기에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자녀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갈수록 힘을 받고 있다. 이는 그들이 삶의 여정이라는 건축물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데 어쩌면 걸림돌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었더라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스스로 삶의 길을 개척해 나갈 터인데, 물려받은 재산이 있기에 그냥 그 재산을 가지고 편안히 살 궁리를 하기가 쉽다. 이 경우 인생의 참맛을 모른다. 무언가 이루어나간다는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부호들 중에는 자녀들에게 아예 재산을 물려주지 않거나, 상속을 하더라도 아주 일부만 하고 나머지는 사회에 기부할 것을 선언(Giving Pledge)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운동에 먼저 불을 지핀 사람이 워렌 버핏(Warren Buffet)이다. 그는 미국 정부가 상속세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던 사람이다.
또 이런 말을 남겼다. “부자는 자기 자식들이 앞으로 무엇인지 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해야지, 돈을 남겨주어 아무 일도 안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무 많은 상속은 오히려 자녀들의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망치게 할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