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세입자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를 위해 관련 주택보증 상품을 출시했지만 이용실적은 전무하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지급보증하는 보증상품에 가입하는 대신 월세가 밀릴 것을 대비해 보증금을 더 받고 있어서다.
국내에 있는 보증부 월세 제도가 서민의 보증금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보증상품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28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주택보증이 출시한 임차료 지급보증 상품을 지금까지 이용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임차료 지급보증은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못하면 주택보증이 집주인에게 월세를 지급하는 보증상품이다. 월세가 2개월분 이상 연체되면 보증사고로 처리된다.
이 보증상품을 이용하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줄일 수 있다. 집주인은 안정적으로 월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이용 수수료가 들어간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보증부 월세을 원하는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지급하는 대신 주택보증을 이용해 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에 세입자는 보증금 마련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이 외면을 받는 것은 '반전세' 형태인 보증부 월세 제도가 있어서다. 보증부 월세는 임대료 가운데 일부는 보증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월세로 주택을 임대하는 것을 말한다. 월세가 밀리면 집주인은 보증금에서 밀린 월세를 회수하기 때문에 임차료 지급보증 상품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201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보증금이 없는 순수 월세는 전체 월세의 12.5%에 불과하다. 나머지 약 86%는 보증부 월세다. 또 저소득층(소득 1·2분위) 월세 거주 비율이 69.9%로 높게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리영 책임연구원은 "집주인들이 매매차익 기대감을 접고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며 "전세에서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되는 현상이 저소득층의 주거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임대차 시장과 달리 외국은 보증금 없이 1~2년치 월세를 한 번에 내는 방식으로 계약한다. 국내에선 이런 계약 방식이 '깔세'로 불린다.
또 외국은 월세 2~3개월분을 보증금 형태로 낸다. 이 보증금은 계약 만료로 세입자가 이사할 때 집을 고치는 비용으로 사용된다. 세입자가 집을 깨끗이 사용하면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세입자 부담와 집주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차료지급 보증을 출시했지만 국내에 있는 보증부 월세 제도로 상품이 시장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