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이 치킨게임 양상에 빠졌다. 상위 3개 업체들이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서도 시장에 참여한 업체가 200여에 달한 정도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위업체들도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는 구조인 레드오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타개책은 해외시장이 빨리 열리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 기준 차량 블랙박스 시장 1위로 추정되는 '다본다'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태다. 작년 매출액은 656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4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자본총계)이 -4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블랙박스에 대한 정확한 점유율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1위로 추정되는' 다본다'와 팅크웨어, 미동전자통신 등 상위업체들의 점유율 합계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박스 전문업체인 미동전자통신은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업체다. 여러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요 매출은 대부분 블랙박스에서 발생한다.
네비게이션 전문업체인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등도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블랙박스 사업에 진출했다.
네비게이션업체들처럼 기존 사업과 연관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블랙박스 사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최근 1~2년사이 늘고 있는 추세다.
컴퓨터 하드웨어 부품업체인 잘만테크는 블랙박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쿨링솔루션 기술을 제품에 적용했다. 발열 현상을 줄여주는 솔루션이다. 카메라모듈 전문업체인 캠시스도 기존 사업의 강점을 살려 블랙박스 시장에 진출한 케이스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호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블랙박스 사업에 진출한 사례다.
이처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많은 업체들이 블랙박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다. 기술장벽이 비교적 낮은 시장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심해진 탓이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 이미 둔화된 가운데 해외시장이 쉽사리 열리지 않고 있어 업체들이 국내에서 '치킨게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치킨게임'이란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쟁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치킨게임'에서 승자가 된 플레이어들은 수익성 악화로 시장에서 퇴출당한 경쟁사의 점유율을 나눠먹게 된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블랙박스 시장은 성장기 구간이지만 핵심기술이 따로 없어 진입 장벽 낮은 편"이라며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시장 재편이 기대되지만 적어도 올해까지는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상위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재 주요 타깃은 북미시장이다. 팅크웨어는 북미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 손잡고 캐나다 시장에 진출했고, 미동전자통신은 미국 시카고주 주요 택시 공급업체인 MGC와 블랙박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B2B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동전자통신에 대해 "MGC를 통해 트럭, 리무진과 같은 상용차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업계가 더 큰 기대를 거는 시장은 중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 시장을 빼면 글로벌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면서도 "특히 중국 시장은 잠재력이 커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